조성돈(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

 

*본 글에 나타난 통계자료는 기윤실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하여 2017년 1월 20~21일 조사한 결과입니다.

 

교회와 사회는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소통하고 있을까? 교회의 소통에 대해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래의 질문과 결과를 살펴보자.

문9.

한국교회에 대한 다음의 의견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역할과 관련한 세 가지 의견(이번 년도 신규문항), 즉 세상과의 소통, 사회통합 기여, 최근 시국에서의 역할에 대해 각각 얼마나 공감하는지 물어보았는데 그 결과 전체적으로 40% 미만의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한국교회는 교회 밖 세상과 잘 소통하고 있다’(38.7%)는 의견에서 가장 높은 긍정 비율을 나타냈으며, ‘사회문제 해결/사회통합에 기여한다’가 33.3%, ‘최근 어려운 시국에서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가 22.2%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긍정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지 못하는 가운데특히 현 시국에 대한 종교적 역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매우 높았다.

그래도 한국교회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응답자는 여성, 60대 이상 연령층, 저학력층 학력자, 보수 이념성향자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종교별로 기독교 신자들의 응답을 보면, ‘세상과 소통’(62.7%), ‘사회 통합’(55.6) 의견에 대해서는 긍정비율이 과반을 넘어서고 있으나, ‘현 시국에 대한 역할’에 대해서는 36.4%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에 대한 의견 (N=1000, %)

 

[좌]한국교회의 소통 정도(단위: %) / [우]기독교인/비기독교인 별 한국교회 소통 정도(단위: %)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역할에 대한 질문이 세 가지가 나왔다. 세상과의 소통, 사회통합 기여, 그리고 최근 시국에서의 역할 등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긍정적 응답은 ‘세상과의 소통’에서 38.7%, ‘사회통합 기여’에서 33.3%, 그리고 ‘최근 시국에서의 역할’에서 22.2%가 나왔다. 소통이나 사회통합에 대한 응답은 생각보다는 높게 나왔다고 본다. 하지만 ‘현 시국에 대한 한국교회의 역할’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상당히 적게 나왔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과거 한국교회는 국가의 현실적인 문제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일제 강점기 때 교회가 했던 역할들은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해방 이후의 정국에서도 이승만, 김구, 여운형 등으로 대표할 수 있는 기독인들이 이를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민주화의 과정에서도 교회는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고, 반대되는 입장에서도 교회는 적지 않게 현실적으로 참여해 왔다.

그런데 이번 조사를 보게 되면 한국교회는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시국 상황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이제 한국교회의 위상이 많이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현실적으로 조사 당시, 즉 2017년 1월 말경 정부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권한대행이 신학을 공부하여 교회에서 전도사를 할 정도로 독실한 신자라고 알려져 있고, 당시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목사였고, 이외 정치권의 여러 지도자가 기독교인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정작 사람들은 기독교가 현실적인 문제에 있어서 그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한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결국 기독교의 현실성은 사람들에게 왜곡되어 전달되어 있거나 옳지 못한 방향에서 자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한국교회는 현실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되어 있다. 얼마 전에도 극우단체들의 집회 전에 기도회 형식의 모임이 먼저 있었다. 거기서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목사와 교수가 앞에 나섰다. 그리고 거기에는 이단으로 알려진 변모 씨도 함께했다. 한국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이단으로 규정된 인물이다. 그런데 그들은 함께 집회를 열고 과격한 정치적 발언을 설교형식을 빌어서 했다. 그리고 이 모임은 곧바로 극우 집회로 이어졌다. 이런 모습 속에서 과연 사람들은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지 의문이 든다. 한국교회를 종교적 기관으로 이해를 할 것인지, 또는 종교적 정치기관으로 이해를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이 사회의 곳곳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부닥치고 있다. 동성애 이슈가 그렇고, 예멘 난민, 대체복무제 등에서 그렇다. 상당히 예민한 부분들에서 교회의 태도나 생각이 이 사회의 결정과 첨예하게 부닥치고 있다. 최근에는 에스더기도운동이라는 단체가 가짜뉴스를 수집하여 쏟아낸다는 보도가 있었다. 결국 한국교회가 이 사회의 극단적 입장을 담고 있고, 더 나아가서는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이 사회에서 어떻게 비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교회는 이 사회를 떠나 살 수 없다.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그것을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 입장이나 태도가 과연 이 사회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 사회와 소통하는 데 있어서 그것이 ‘어떤 소통’인가에 관하여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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