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을 초월하는 복음, 사랑으로 실현하는 정의”

 

회원 여러분께

2019년 한 해를 보내고 2020년을 맞이하는 이 시간, 2019년 한 해 동안 각자 부르심을 받은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온 마음과 정성과 뜻을 다해 수고하신 회원 여러분께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2019년 한 해는 한국 사회나 교회 할 것 없이 매우 어렵고 힘든 시기였습니다. 한국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격심한 이념적 정파적 갈등과 대립을 경험했고, 이는 갈수록 더 격화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갈등과 대립이 치열한 논쟁을 통한 더 나은 선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적대시하고 악마화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념 대립 앞에 진실과 윤리는 사라져버리고 내 편의 이익을 위해 거짓과 불의도 합리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분열된 한국 사회를 중재하고 화해와 평화의 길로 인도해야 할 교회가 이념의 최극단에 서서 이념 대립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외면하고 나와 의견이 다른 자를 외면하고 거짓과 폭력을 합리화하는 이 일에 교인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른 면에서 2019년은 그 동안 진행된 사회의 양극화의 문제와 부작용이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난 해였습니다. 집을 소유한 자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집값을 올리려고 담합을 하면서 집을 가지지 못한 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권력을 가진 자들은 어찌하든지 그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개혁에 저항하고, 안정된 직장과 직위를 가진 자들은 그렇지 못한 자들과의 차이를 더 확대하고, 나아가 자신들이 가진 부와 권력을 자녀 세대까지 물려주기 위한 불법과 편법을 동원하는 상황이 여러 모양으로 드러났습니다.

가난한 이웃을 배려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사랑과 환대의 분위기가 더욱 없어지면서 가지지 못한 사람들과 청년 세대의 좌절과 아픔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사랑이 식어져가는 사회적 분위기 가운데 가진 자들의 탐욕을 꾸짖고 나눔의 본을 보이며 사회적 약자들의 비빌 언덕이자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할 교회는 제대로 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적 염려거리가 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두운 한국 사회와 교회의 상황은 이 시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음성이자 기윤실이 붙들어야 할 사명일 것입니다. 그래서 기윤실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 하나님의 마음으로 응답하고자 2020년의 슬로건을 “이념을 초월하는 복음, 사랑으로 실현하는 정의”로 정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십자가로 유대인과 이방인의 막힌 담을 허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된 자들이기에 이념의 차이를 뛰어넘어 서로를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의 관점에서 모든 이념을 상대화하고 부족한 점을 비판하며 온전하게 세워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부터 자신이 가진 기득권과 탐욕을 내려놓고, 가지지 못한 자와 약한 자들의 아픔을 끌어안고 나눔의 삶을 살아가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제도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섬을 통해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실현해가야 할 것입니다.

기윤실 이사회와 공동대표단, 상임집행위원회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기도와 지혜를 모으며, 그리스도인 전문가와 재정을 확보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 이는 2월 회원 총회 때 구체적인 사업으로 제시가 될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들도 이와 같은 2020년 기윤실의 방향에 대해 함께 기도와 뜻을 모아주시고 이를 위한 선한 실천들과 제안을 해 주시며 힘을 합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19년 12월 31일

공동대표 배종석, 정병오, 정현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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