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사순절 제3주 기도카드
2020년 사순절 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을 살리는 한국교회 공동기도’
*사순절 제 3주 기도문 [크리스천 자살유가족]
1. 성구
– 나의 날은 베틀의 북보다 빠르니 희망 없이 보내는구나. 내 생명이 한낱 바람 같음을 생각 하옵소서 나의 눈이 다시는 행복을 보지 못하리이다 [욥기7장 6-7절]
2. 기도제목
–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의 소리를 들으셨던 하나님, 유가족의 고통을 들으시고 그들의 마음이 회복되게 하소서
–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들과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하며, 기다리는 우리 되게 하소서
–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의 생명을 통해 위로와 포용, 돌봄과 섬김의 한국교회가 되게 하소서.
3.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 2012년 2월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개최되었던 첫 번째 행사였습니다. ‘유가족 추모예식’으로 자살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이 함께 드리는 예배였습니다. 그 당시에만 해도 한국 교계에서는 자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교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자살에 대한 사회적 터부로 인해 자살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많은 가족들에게 더 큰 고통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살유가족들을 생존자(Survivor)라고 부릅니다.
– 눈발이 날리던 평일 저녁, 작고 어두운 예배당에는 띄엄띄엄 자리가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날의 주제는, 자살유가족을 위한 장례예배였습니다. 우는 자들을 위한 기도문이 낭송되고, 성만찬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낸 유가족들을 위한 성경봉독, 찬양, 위로의 말씀, 예수님의 살과 피를 나누는 성례가 조용히 진행되었습니다. 성례를 진행하는 동안 그 누구의 눈도 보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흐느끼며 빵과 포도주를 나누었습니다.
– 적막, 그리고 흐느끼는 소리가 여기저기 터져 나왔습니다. 모두가 예배실의 중앙이 아닌 기둥과 구석으로 흩어져 앉아 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침묵과 적막이 너무나 평안했습니다. 그분들의 마음이 고통과 아픔을 넘어서 하나님과 성령의 위로가 넘쳐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 예배가 끝나고 한 장로님의 고백이 생생합니다. “목사님 고맙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10여 년을 고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교회에도 담임목사님께도 알리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괴로웠지만,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살을 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지금도 혼란스럽지만,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서 내가 해야 할 무엇인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함께 예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몇 번을 인사를 하시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좀 더 깊은 상담과 회복을 위한 조언을 해 드렸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후로 라이프호프는 자살유가족들과 함께 울고 웃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일에 많은 교회들도 함께 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