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기윤실은 손봉호 자문위원장님의 제안으로 기독교운동으로서의 임팩트투자, 윤리적투자에 대한 방안들을 논의하는 자리를 6차례 가졌습니다. 여러 전문가 분들의 발제 및 토의를 거쳐서 올해 윤리적투자운동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 일련의 내용들을 소개합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투자’라는 말은 익숙치 않은 단어이다. 근래 들어서 크라우드펀딩, 와디즈, 빅플러스 등등과 같은 플랫폼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투자가 많이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하지 않은 영역이기는 하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 해본다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어느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고 구입하는 것 또는 연금이나 보험 등등 지출의 선택을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소비)는 굉장히 밀접한 영역이고, 돈을 어디에, 어떻게, 왜 사용하는지는 친근하며서도 어렵고 중요한 문제이다.

‘윤리투자’에 대해 처음 강조한 사람은 존 웨슬리이다. 그는 1760년에 ‘돈의 사용법’ 이라는 설교에서 기독교 가치와 올바르게 부합되는 곳에만 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고, 양심을 속이지 않고 이웃재산을 빼앗지 않으며 건강을 해치지 않는 곳에만 돈이 흘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임팩트투자(Impact Investing)에 대한 관심으로 전개되었다. 임팩트투자란 재무적 이익과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기업의 관심사가 재무적 가치에만 치중이 되었더라면, 현재는 사회적 임팩트와 윤리적인 가치들을 창출하는 기업들이 오히려 경제적인 지표들도 성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처럼 기업을 둘러싼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에 대한 리스크 및 기회가 대두되고 있다.

 

출처 : Sanergy instagram

 

예를 들어, 새너지(Sanergy) 라는 해외기업은 25억명의 사람들은 위생 상태가 나쁜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고, 설사로 매년 160만명의 아이들이 사망하는 사회적 문제로 시작하였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개발국을 위한 친환경화장실을 만들고 분뇨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미생물을 바이오가스로 바꾸어 전기에너지 보급 및 유기농비표를 생산하여 판매하는 일을 시작하였다. 이 결과 800여개의 공중화장실에서 매일 3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으며, 7500톤 이상 분뇨를 처리하고 8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사회적인 임팩트를 내면서 경제적으로도 성공한 케이스로 알려지고 있다.

자본주의 시대에 돈을 어떻게 윤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이는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공통된 주제이다. 어떤 기업이 지배구조가 건강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환경오염에 영향을 미친다면, 사회적으로 악한 영향들을 미친다면 개인은 윤리적인 기업의 행태들에 대해 비판하고 의식적으로 소비를 배제하는 역할들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들이 환경적, 사회적, 구조적으로 건강하고 윤리적 영향들을 미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응원을 해야 한다.

기윤실은 2019년 한 해 동안 총 여섯 차례 위와 같은 책임의식을 가지고 ‘윤리적투자운동’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두 가지 방향점들을 좁혀갔다.

첫째는, 윤리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을 장려하고, 실질적으로 투자함을 통해 좋은 기업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운동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노동자의 인권과 근무환경 개선, 처우환경 등등에 대한 부분,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보호하는데 얼마나 이바지 하고 있는지,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들을 창출하고 있는지, 건강한 기업구조를 갖추고 있는지, 이러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도 기업이 보존되고 성장하는 경제적 가치들을 창출하고 있는지 등등의 윤리적 가치들을 창출하는 기업/회사들을 장려하는 것이다. 물론 기윤실의 영향력이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큰 영향들을 미치기는 힘들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지만 의미있는 발걸음들을 용기있게 내기로 결정하였다.

 

 

그 첫 시작으로 에티컬 엑스트라마일 1호 개인투자조합(이하 에티컬 1호)이 2020년 4월 23일 결성되었다. 에티컬 1호가 추구하는 윤리적 투자는 ❶공급사슬에 있어서 아동노동 금지, 오염/피해 물질 미사용, 갑질 예방 등의 의사결정 프랙티스, ❷조직운영 및 구성원 관리에 있어서 노동권 준수, 여성미차별 등의 프랙티스 ❸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사회 환경적으로 무해함 등의 프랙티스 기준에 부합하거나 해당방향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신생기업에 집중하여 투자 및 지지하기로 하였다.

마 5장 41절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엑스트라마일(Extra-mile)은 누군가의 여정에 동행함에 있어 상대가 기대한 것 이상의 신뢰와 파트너가 됨을 의미한다. 윤리적‧사회적 임팩트를 가지고 용기 있게 사회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신생 회사들을 지지하고자 한다. 본 투자조합의 주요 운영사는 ㈜엠와이소셜컴퍼니이며, 기윤실에서는 손봉호 자문위원장, 김정태 이사, 이상민 본부장, 이천화 감사 등이 출자조합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 윤리적 투자의 첫 번째 조합을 시작으로 윤리적투자의 담론을 확산시키고, 이를 위한 후속 펀드를 지속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기업의 비윤리적인 행태들에 대해서 비판함을 통해, 윤리적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기업의 수익을 위해서 무분별하게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지, 재벌그룹들이 불법 또는 편법적인 방식으로 부를 횡령하고 배임했는지, 사람을 단순히 생산요소 및 비용으로 인식하는 기업들에 대해서 경고하며, 윤리적기업의 담론들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의지가 있는 돈은 사회를 변화 시킵니다.”(아라이 가즈히로)의 말처럼, 작지만 의미 있는 발걸음들을 통하여, 윤리적 투자가 활성화되고 윤리적인 기업문화가 조성되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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