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가 본] 시리즈는 청년센터 WAY가 고르고 고른 좋은 책,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첫번째 소개할 책은 고승연 작가의 <Z세대는 그게 아니고>입니다. “밀레니얼도 모르는 모바일 네이티브”라는 재미있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기윤실 청년센터의 실무진들인 밀레니얼이 바라보는 Z세대와 청년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신근범
(홍대부고 교사, 기윤실 청년위원, 청년센터 WAY 운영위원)
언젠가부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나를 형보다는 삼촌 같은 선생님으로 여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Z세대 학생들을 가르치는 내가 이제는 이들과 명시적으로 다른 세대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Z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조금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조금 더 늦게 삼촌이 되었을까. 삼촌 같은 선생님의 매력도 있을 텐데 아직은 형이고 싶었나 보다.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고승연, 북저널리즘)는 1997~2010년에 출생한 Z세대의 특성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그들의 소비 방식과 가치관에 대해 다루고 있다. Z세대는 이미 청소년을 넘어 청년에 포함되고 있다. 청년센터 WAY를 섬기는 밀레니얼 세대로서, WAY가 청년이 된 Z세대와 즐겁게 동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 본다.
스마트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모바일 네이티브’
이 책에서 강조하는 Z세대의 정체성 중 하나는 이들이 스마트폰을 도구가 아닌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고, 3~4개의 다른 디바이스를 동시에 다루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는 ‘모바일 네이티브’라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내가 Z세대 학생들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신체 일부와 같은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사용하지 못하도록 빼앗고, 여러 화면을 동시에 오가기보다는 하나의 화면에만 집중하기를 요구하며,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별개의 것으로 철저히 구분하여 수업하는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 것이다. WAY에서는 청년들의 경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와 만남의 기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러한 Z세대의 특성을 세심하게 고려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이 책에서 제안하듯이, 지나치게 오픈된 공간을 부담스러워 하는 청년들을 위해 ‘스냅챗’과 같이 폐쇄적이고 휘발성이 강한 공간을 마련한다든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험이 잘 연결되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지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아 갈 필요가 있겠다.
정의감 넘치는 ‘지구인 정체성’
Z세대의 또 다른 특성은 ‘지구인 정체성’을 가지고 인종, 성별, 지역, 국가를 넘어 서로 소통하고 있으며, 정치적 올바름이나 차별 반대, 공정성의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Z세대의 이러한 가치관을 고려하지 않거나 진정성 없이 이들의 가치에 동의하는 척하는 기업 혹은 마케팅이 Z세대 소비자들로부터 냉정하게 외면 받은 사례들을 여럿 제시한다. 또한 기업 조직의 구성원이 된 Z세대 중 많은 이들이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조직 문화에 순응하지 않고 저항하며 필요하면 퇴사마저 불사하고 있다는 퇴사 열풍 현상도 소개한다. 물론 마케팅이나 퇴사 열풍 현상과는 다른 결이 있겠지만, 여기에서 Z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것에 대한 이유를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청년들에게 시급한 공동체 관계 회복에 있어서 특별히 교회와 Z세대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에 청년센터 WAY가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하게 되었다. ‘Z세대의 불만에 귀를 기울일 때 조직의 진짜 문제를 쉽게 찾을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청년센터 WAY가 Z세대 신자들의 속마음을 들을 귀 있는 자가 되어 교회 개혁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를 이해해주는 부모
Z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부모와의 친밀함이 강하다는 점 또한 인상 깊었다. X세대 부모가 Z세대 자식의 취향과 생각을 공감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상호 신뢰 속에 친구 같은 부모 자식 관계가 구축될 수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실제로 학부모 상담을 해보면 자녀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싶다거나 본인이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강조하는 학부모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어쩌면 설립 33주년을 맞는 기윤실에서 청년센터가 시작된 것은 ‘청년 세대를 이해해주는 기성세대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한 노력에서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기윤실이 청년들보다는 장년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는 현 상황에서, 청년센터 WAY를 통해 기윤실이 X세대 부모와 Z세대 자식 간의 친밀한 관계처럼 세대를 아우르며 섬길 수 있기를 소망한다. 청년과 부모가 서로 소통하며 공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거나, 자식이 곧 청년이 되는 부모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도 있겠고, 기윤실과 이미 관계를 맺고 있는 부모들을 통해 청년센터 WAY에서 실제적인 필요를 듣고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110쪽)에서는 아래와 같이 ‘Z세대와 함께 일하기 위한 조직 문화의 10가지 원칙’을 소개하며, 저마다의 조직에서 적용 가능한 부분만이라도 실험적으로 적용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청년센터 WAY가 Z세대와 함께 일하며 함께 걸어갈 날을 진심으로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① 작고 수평적인 조직 구조 유지
② 위계에 따른 차이 줄이기
③ 인사권 일임하지 않기
④ 스마트하고 자율적인 업무 방식
⑤ 개방적이고 투명한 소통을 위한 노력
⑥ 호칭에 숨은 위계 깨뜨리기
⑦ 실패를 허용하는 분위기
⑧ 유연하고 창의적인 공간 활용
⑨ 까다로운 구성원 선발
⑩ 수평적 리더십을 실천하는 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