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그리스도인 사순절집중행동
■ 기자회견
■ 재의 수요일 연합기도회 및 피켓팅
■ 연속 목요기도회 및 피켓팅
■ 성명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그리스도인 사순절 집중행동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참사 7주기 전에 약속을 이행하라!”
코로나로 인하여 밤낮으로 힘들어하시겠지만, 아들의 죽음을 생방송으로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피 토하는 심정 알고 계시리라 믿겠습니다. 살려주세요. 가족 들이 하나둘씩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시간이 없습니다. 아이를 보러 갈 시간이 점점 다가옵니다. 아이를 만나면 해줄 수 있는 말 만들어 주세요. 너희의 죽음의 진실을 국가가 밝혀주었다고.
– 4반 안형준 아빠 안재용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글〉 중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 중앙에는 봉황 동상이 있고, 그 둘레 사방으로 다정한 가족의 동상이 있다. 대통령과 정부의 기본 의무는 국민의 일상을 평화롭고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이라는 의미를 형상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행복한 가족 동상 앞에서 세월호 참사로 아이들을 잃고 가슴 이 부서진 엄마와 아빠들이 수십 일, 수백 일 동안 피켓팅을 하고 삭발을 하고 눈비를 맞으며 노숙 농성을 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성역 없는 진상규명 약속 이행하라!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참사 정부 기록을 제한 없이 공개하라!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수사 시작하고 책임져라!
416가족과 시민이 국회나 검찰청이나 대법원이 아니라 ‘청와대’ 앞에서 피켓을 들고 농성을 해 온 것은 ‘억울한 이들의 변호사’였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아직’ 남아있기 때 문이다. 대통령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았을 때 “다시는 손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 으로 아이들과 약속한 ‘안전한 나라’를 되 새기며, ‘4.16생명안전공원’,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 건립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 만으로는 진상규명을 할 수 없다. 전 대통령 박근혜 씨도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싸웠던 시간보다 문재인 정부 에서 기다리며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고 비통하게 토로한다. 4.16가족과 촛불시민이 정치인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세우고 더불어민주당을 헌정사상 최다 의석 여당으로 만들어 준 것은, 이 땅에 더이상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개혁을 완수해 달라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주요 개혁과제는 지지부진하고, 세월호 참사 수사는 아직도 원점을 맴돌고 있다. 게다가 최근 검찰 특별수사단이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사참위가 제기한 17개 의혹 중 15개에 대해 ‘무혐의’ 처리하거나 특검에 인계하겠다는 부실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지 한 달이나 지났지만 청와대는 “수사 결과 를 지켜보자. 미흡하면 나서겠다.”던 약속을 망각 했는지 아직도 검찰특수단 수사 결과와 ‘새로 운 수사’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4.16가족과 시민은 커다란 분노와 불안에 휩싸여 있다.
형준아빠 안재용 님이 말한 것처럼, 시간이 많지 않다. 기다림의 시간은 더 빨리, 더 아프게 흐른다. 2022년 5월 9일이면 대통령 임기가 끝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 하지 못한다면 이후 정부는 ‘문재인 정부도 못 밝힌 것을 우리가 무슨 수로 밝히겠는가?’라며 핑계를 댈 것이다. 내일의 무책임성의 빌미를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지 않기를 간절히 바 란다.
우리는 요구한다.
첫째,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참사 7주기까지, 대통령 임기 완료 전에 반드시 진상규명 을 하겠다는 약속을 재천명하고, 그 약속을 실행할 계획을 밝혀라.
둘째,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부여한 정부 수반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을 행사하여 국 가정보원과 군·경 등이 보유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 관련 정부 기록을 모두 공개하라.
셋째, 문재인 대통령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 미흡하면 나서겠다.”던 약속대로 검찰 특수단의 부실수사 결과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수사’를 시작하고 책임져라.
우리 그리스도인은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이천여 년 동안 기억해왔다. 우리는 7년 전 죽임당한 아이들을 기억하겠다는 약속, 우는 자와 함께 울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는다. 우리는 이번 사순절과 7주기까지 이곳 청와대 앞에서, 그리고 각자 있는 곳에서, 피켓팅, 기도회, 단식기도 등을 통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행동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스스로의 약속을 기억하고 지킴으로써 억울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한을 풀어준 따 뜻하고 용기 있는 가슴의 대통령으로 역사 속에 평가받고 기억되기를 바란다.
2021년 2월 17일 ‘재의 수요일’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연대하는 그리스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