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 제르(구자창), 피쓰킴(김민영), 시앤(김현아), 백프로(백종원), 스텔라(신하영), 샤인(우미연), 용님(이용호), 진느(조혜진), 몬드(최주리)
진행 : 진느
정리 : 몬드
Q. 추천하고 싶은, 혹은 최근에 가장 좋았던 콘텐츠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책이나 영화, 글, 노래, 기사, 영상 등 뭐든 좋습니다.
피쓰킴 : 제가 최근에 ‘잘잘법’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추천받아서 ‘크리스천이 주식투자 해도 되나요?’라는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성경에서는 부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두 가지 이야기를 다 하고 있다고 해요. 노동을 통해 부와 소유를 가진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에 대해 복을 내리신다는 긍정적 관점, 부는 우상숭배이고 부정의의 결과이며 예수님을 따르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부정적 관점. 이러한 두 가지 이야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한 쪽으로만 치우칠 수 없고, 주식 투자를 할 때 어떤 회사에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확 와닿더라고요. 투자에 대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함께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에 관한 좋은 컨텐츠들이 많이 필요하고요.
용님 : 저는 책을 자주 읽는 편인데, 가장 최근에 <나는 그냥 꼰대로 살기로 했다>(임영균, 지식너머)를 읽었어요. ‘꼰대’라는 단어는 이제 어른들도 사용하면서 자조적으로 웃는 단어가 되었잖아요.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꼰대가 되는 걸 피할 순 없지만, 이왕이면 따뜻한 꼰대가 되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어요. 아닌건 아니라는 ‘쓴소리’를 하면서도, 따뜻하게 위로해줄 수 있는 꼰대를 ‘따곤’이라고 부르더군요. 어느덧 청년운동본부의 위원들 중에서도 40을 바라보고 있는 위원들도 있는데 우리가 이런 가교역할을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샤인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김회권 목사님의 <청년설교>에요. 현재는 1,2,3,4권까지 발행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책을 접한 지 벌써 10년이나 되었네요. 사법고시 공부하던 때였는데 2011년 청년부 여름수련회에서 주강사로 오신 김회권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얼마나 감격하고 도전받았는지 몰라요. 수련회 마치고 곧바로 <복음과 상황>을 구독하고, <청년설교>를 사서 읽기 시작했어요. 매일 만나를 먹듯이, 하루에 한 챕터만 몇 시간씩 아껴서 읽었는데, 읽는 내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모든 크리스천들, 특히 청년 크리스천들에게 꼭 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스텔라 : 최근에 본 영화 중에 <세자매>를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작품에서 세자매 중 둘째(문소리 배우가 맡은 역할)가 세속적 기복주의 신앙과 정상가족 프레임에 집착하는 ‘집사님’으로 나오는데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기도 하고, 이게 한국의 그리스도인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재현한 것이라 생각하니 씁쓸해지기도 했어요. 그리고 영화에서 가정폭력, 특히 아동학대가 어떻게 가족과 개인의 전체 삶을 멍들게 하는지 아주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멍든 과거를 안고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까지 차분하게 그려주는 영화라서, 슬프기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책 중에서는 <배움의 발견>을 추천합니다.
Q. 요즘 가장 관심 있는 청년이슈나 사회이슈는 뭔가요?
진느 : 저는 요즘에 정의당 내에서 일어났던 류효정 의원과 수행비서 권고사직 사건에 관심이 많습니다. 양쪽 얘기를 들어보니, 양쪽 모두 이해되기도 합니다. 수행비서가 근태 문제가 있었던 게 맞기도 하고 그런데 정의당 내부의 해결 방식도 아쉬웠던 것 같고. 그래서 저는 제가 류호정 의원이었다면 혹은 그 수행비서였다면 이걸 어떻게 처리했을 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돼요.
회사나 단체, 기관은 함께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여러사람이 협력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공동의 원칙이 필요하고 배려와 존중, 관리와 통제가 모두 필요한데, 어떻게 인격적으로 쌍방이 충분히 소통하며 <조직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찾을 수 있는 지에 대해 실무적으로 고민이 됩니다.
몬드 : 지난 번 수다회 때는 청년이 행복하게 나이 들어서 행복한 노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했었는데요. <청년의 미래>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이후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니, 현재의 노인세대보다는 비교적 덜 힘든 노년을 보낼 가능성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안심이 되진 않았어요. 그렇다면 지금 고통 받고 있는 노인세대는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이들뿐만 아니라 교육이나 경제력, 사회복지제도의 기회를 미처 받지 못한 사각지대의 사람들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일방적이고 시혜적인 태도가 아니라 같은 시민으로서 존중할 수 있는 사회적 성숙도가 필요하겠죠.
결국 시간은 흐르고 어린이들은 젊은이가 되고 그들도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될 거에요. 약자에서 강자로, 강자에서 약자로 전환되고 사회의 주역들이 영원히 주역이 아니기 때문에, 앞과 뒤의 세대를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못했을 때 여기에서 <세대갈등>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이해되지 않고 내 세대에서는 이것이 답이지만, 저 세대에게는 저것이 답이구나’라고 차이를 인정하고 공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시앤 : 저도 지난 수다회와 비슷하게 <돈>과 <집>입니다. 사실 저는 이렇다 할 돈 욕심이 별로 없거든요. 지금 캥거루족으로 가족과 살고 있고 가능한 계속 함께 사는 게 계획이에요(ㅎㅎ). 그런데 작년부터 제 친구들과의 카톡방에서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얘기가 많아졌어요. 저에게도 주식을 빨리 시작하라고 권유하고요. 그리고 한국교회탐구센터의 ’기독청년인식조사‘(https://youtu.be/sQqDHOQQ3_c)에서 본인의 경제력을 상중하 중에 ‘하’라고 표시한 사람이 53.6%로 제일 많았어요. 한편 일자리나 직업과 관련해서는 ‘자기 개인 생활이 침해받는 직업을 선택하고 싶지 않다’라는 내용이 많았어요. 워라밸을 지킬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일을 선택하는 경향이 커졌죠. 그러니까 노동으로 많은 돈을 버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주식이나 부동산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지만 사실상 쉬운 방법이 아니고 위험성도 큰 편이잖아요.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또는 한국 사회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이렇게 팍팍하게 애써야만 하는 청년들의 현실이 속상하게 느껴집니다. 돈과 집에 대한 고민 때문에 이렇게 아름답고 한창인 청년 시절에 누릴 수 있고 누려야 할 다른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요.
용님 : 저도 요새 주식에 관한 유튜브를 자주 보는데, 교회 안에서는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편하게 친구들끼리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어른들이나 전문가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함께 이야기하는 장>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스텔라 : 제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교육학을 연구하다보니 <20대 초중반의 대학생 청년들의 진로고민>에 관심이 많아요. 그리고 <젠더이슈>도 저의 중요한 연구주제이고, 제가 ‘믿는페미’다 보니까 교회 내 여성문제, 교회 내 성평등 문제로 인해 실망하고 떠나가는 청년들과 소통하고 싶고 그들과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네요.
피쓰킴 : 저는 <1인가구>, 그리고 <돈>에 관심이 많아요. 저도 언젠가는 1인 가구가 될 수 있겠죠.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의 상담사로서 청년들과 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고, 저 또한 개인적으로 돈으로 인해 어려운 시간들을 보낸 적도 있고 학생선교단체의 간사로 지내면서 불안정하고 적은 돈으로 살아야했던 때도 있었어요. 지금은 직장인으로서 매월 일정한 급여를 받고 있다 보니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들도 늘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고요. 요즘에는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라는 현상들이 일어나면서 돈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또한 1인 가구에게는 <공동체>의 필요성이 더욱 늘어날 텐데,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에 대해 스스로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현재 1인가구를 위한 정책들이 아직 많지 않고 배제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부분들이 많이 개선되면 좋겠네요.
Q. 청년운동본부와 WAYVE 레터가 청년들에게 곳이 되길 원하나요?
몬드 : 청년센터WAY에서는 올해 생활자립지원(청년재무상담)과 마음건강지원(청년상담센터 위드WITH)을 주로 진행할 예정인데, 100여 명의 청년을 지원할 목표를 세웠어요. 올해 제가 책임지고 돕게 될 100명의 청년들이 기대되기도 하고, 여기에서 만난 청년들이 청년운동본부에서 사회를 움직이는 운동을 일으키고 WAYVE 레터를 통해 소통하고 배워가는 과정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올해는 기대가 많이 되네요.
시앤 : 청년운동본부를 시작할 때도, 청년센터를 출범할 때도, 공통적으로 생각했던 키워드는 안전한 공간이었어요. 구체적으로 나는 언제 안전함을 느끼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방향성을 잡고 만들어 가고 싶어요. 안전한 공간은, 개개인의 특성과 필요가 잘 드러나는 곳이고, 또 드러난대로 봐주고 포용해주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청년센터WAY의 청년상담센터 위드WITH에서 섬겨주시는 상담사 선생님들이 세대 차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을 깊게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계시는 것을 봤어요. 저희 청년운동본부도 그러한 마음으로 찾아오는 청년들을 위해 정성을 쏟는 섬세하고 단단한 곳이 되었으면 해요. 그리고 청년위원들이 먼저 친밀해지고,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담론을 발견하며 재밌게 하고 싶습니다. 또한 우리 청년운동본부가 기윤실의 운동에 있어서 존재감과 영향력 있는 위상을 가지게 되도록 더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샤인 : 청년운동본부의 사역이 크리스천 청년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내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교회 내에 형성된 보이지 않는 어떤 암묵적인 금기 또는 룰 안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진솔하게 신앙적 고민이나 견해를 표출할만한 기회나 공간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쉬워요. 청년들은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장년에 비해 어리다는 이유로 교회 내에서 존중받지 못하거나, 주일학교처럼 교육의 대상으로 여겨지거나, 봉사인력 정도로 취급받기도 하잖아요. 그리고 가나안 성도들 중 많은 이들이 청년일 텐데, 제도권 교회를 향한 청년들의 생각들을 들어보면서 건강한 교회의 청사진을 그려보고 이를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러한 맥락에서 WAYVE 레터가 청년운동본부의 주요한 채널로서 기능할거라고 생각해요.
용님 : 저는 교회 안에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청년운동본부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교회 안에서 지내고 있지만 사회 안에서 직장인으로, 취준생으로, 학생으로 살아가는 청년들이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가치로 생각하고 함께 토론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그런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텔라 : 그동안 터부시되던 소수자들과 함께하는 기독교인, 그리고 교회의 길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청년은 한국 교회에서 깍두기같은 존재에요. 노동과 헌신을 이야기할 때는 중심이 되지만, 늘 ‘미래세대’로 밀려나서 현재의 의사결정과 교회 자원 분배에서는 밀려나죠. 한국사회에서 소수자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변화하고 좀 더 살기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에는 가장 억압받는 이들의 고발과 희생이 밑거름이 되지만, 그걸 기반으로 궤도에 오른 후에 사회는 다시 이들을 소외시키니까요. 기윤실의 청년위원회가 낮은 목소리,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의 소통창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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