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파도타기] <BTS 2020년 UN 연설> BTS의 메시지에 담겨있는 기독교 가치관과 선한 영향력(샤인)

 

글_샤인(우미연 청년위원)

 

<Love yourself. Life goes on. Let’s live on>

“여러분 스스로를 사랑하세요. 그리고 자신에게 말하세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의 얼굴을 잊지 않고, 마주해야 하는 때입니다.
필사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미래를 상상하려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저희가 함께 하겠습니다.
우리의 내일은 어둡고, 괴롭고, 힘들지 모릅니다.
우리는 걷다가 넘어지고 엎어질지도 모릅니다.
밤이 깊을수록 별빛은 더 빛납니다.
같이 가는 이 길에, 별이 보이지 않는다면 달빛에 의지하고,
달빛마저 없다면, 서로의 얼굴을 불빛 삼아 나아가 봅시다.
그리고 다시 상상해 봅시다. 힘들고 지친 우리가 또 다시 꿈꿀 수 있기를.
좁아졌던 나의 세상이, 다시 드넓게 펼쳐지는 미래를.
언제나 깜깜한 밤이고 혼자인 것 같겠지만,
내일의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습니다.
삶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 함께 살아냅시다.

연설 풀영상 보기 : https://youtu.be/8VWSIoQfFWk

 

마치 성경의 어느 구절에서 읽은 듯한, 어떤 목사님의 설교에서 들었던 것 같은, 언젠가 눈물로 기도하며 되뇌었던 듯한, 교회 동생들에게 간증하며 말했던 것 같은, 그렇게 익숙한 이 문장들이 내 마음을 묵직하게 사로잡았다. 이 글은 바로, 우리나라의 보이그룹 뮤지션인 방탄소년단(BTS)의 2020년 UN 연설의 마지막 대목이다. 모태신앙으로 자라온 크리스천 청년으로서 늘 기독교 사상과 기독교 문화 속에 살고 있던 나는, 그동안 내가 배우고 겪고 깨달았던 기독교 가치관과 소명에 대한 인식이 BTS의 메시지와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에 놀라움과 감동을 금치 못했다.

 

<나의 소명 – 사는 것, 사랑하는 것>

욕망의 달빛 아래, 무거운 죄책감의 수렁 속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실패의 절망과 흑암 가운데, 불의와 악행으로 점철된 이 땅의 민낯 가운데, 고난 중에 부르짖는 수많은 이들의 절규 가운데, 무수히도 뒤척이며 불면의 세월을 보내온 나에게 하나님은 생명이고, 빛이고, 위로이고, 사랑이고, 살아갈 이유였다.
만일 하나님을 믿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 이렇게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숱한 눈물과 한숨 가운데 나는 누구인지, 나는 왜 살아야 하는지, 내 존재와 내 삶의 이유를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다. 세상은 왜 이렇게 악한지, 왜 사람들은 이렇게 고통 가운데 살아야 하는지, 나는 무얼 해야 하는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 삶의 소명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했다. 한 마리의 짐승처럼 울부짖고 매달렸던 그 기도의 자리 가운데, 하나님은 여러 말씀으로 나를 세우셨고, 결국 욥의 고백처럼 나는 하나님을 비로소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게 되었다.

나를 지으시고 매일의 생명을 분여하시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오늘도 살라고 하시기에 나는 살기로 했고, 내 죗값을 치르기 위해 나 대신 십자가에 달려 목숨을 버리신 예수님의 사랑과 아들까지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기에 나는 살아야 했고, 죽음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사신 예수님의 그 부활이 나를 흑암 가운데서 구원하실 것이기에 나는 살 수 있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나의 부족함을 용납하고, 나의 죄를 용서하시며, ‘괜찮다’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그 사랑 안에서 나는 나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면서 나의 소명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사는 것’ 그 자체가 되었다. ‘살아가는 순간마다 사랑을 선택하는 것’, 즉 ‘사랑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 되었다. 어떠한 상황에도 하나님을 붙잡고 신뢰하며,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나의 소명이고, 나를 사랑하고, 지금 내 옆에 보내주신 그 한 사람을 사랑하며 살리는 것이 나의 소명이다.

 

<BTS의 메시지와 기독교 가치관>

앞서 소개한 BTS의 UN 연설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서로 사랑하며 함께 살아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고, 이는 비단 위 연설 뿐 아니라 2018년 첫 UN 연설을 비롯하여 그동안 수년간 BTS가 음악을 통해 대중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감사, 사랑, 격려, 위로, 응원, 희망, 성장, 용납 등)였다. BTS의 리더 RM은 한 콘서트에서 “여러분 덕분에 저는 여기까지 살아올 수 있었어요. 저희의 단 한마디, 가사 단 한 줄이라도 여러분이 여러분을 사랑하는데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사랑이라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정말 사랑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고, BTS의 노래 Tomorrow에는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우니까, 먼 훗날에 넌 지금의 널 절대로 잊지 마, 지금 니가 어디 서 있든 잠시 쉬어가는 것일 뿐, 삶은 살아지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것, 그렇게 살아내다가 언젠간 사라지는 것, 어두운 밤이 지나면 밝은 아침도 있듯이, 알아서 내일이 오면 밝은 빛이 비추니, 걱정은 하지 말아줘’라는 가사가 있다.

BTS의 음악과 그 멤버들이 팬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전해주는 메시지들은, 기독교의 최고의 가치인 ‘사랑’과 나를 버티고 살게 한 여러 성경 말씀들(“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의 행사를 선포하리로다“(시편 118:17), ”피투성이라도 살라. 피투성이라도 살라. 다시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라“(에스겔 16:16), ”너희 중에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종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자가 누구냐. 흑암 중에 행하여 빛이 없는 자라도 여호와의 이름을 의뢰하며 자기 하나님께 의지할지어다“(이사야 45:7) 등)을 생각나게 한다.

죄를 초극하는 은총의 승리, 어둠을 뚫고 나타나는 빛의 승리,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사는 부활의 승리, 파괴된 창조 세계를 회복하시는 재창조의 승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랑. 이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기독교의 진리이자 하나님의 섭리인데, BTS의 메시지는 이것과 꼭 맞닿아 있었다. BTS가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그들의 화려하고 멋진 퍼포먼스, 멤버 개개인의 매력, 가수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실력과 노력, 대중적인 멜로디와 비트의 노래, 잦은 소통을 통한 친숙함과 진솔한 나눔 뿐 아니라, 무엇보다 그들이 노래와 삶으로 전하는 메세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BTS와 그들의 노래를 통해 ‘각자의 고통과 좌절을 극복하고 삶을 붙들게 되었다,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것은, 바로 이렇게 사람을 살리는 사랑의 메시지가 BTS의 음악과 삶에 담겨있었던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전 세계가 BTS의 메시지를 환영하고 감격한다는 사실은, 사랑과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세계관이 바로 모든 사람이 바라고 원했던 것이라는 점을 방증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이렇게 여러 가지 통로를 통해 은혜 베푸시며 이 땅을 사랑으로 다스리고 계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을 향해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BTS는, 온 땅에 비취는 햇살같이, 하나님께서 지금 이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보내주신 선물이자 은총이 아닐까 생각하며 감사드린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표현으로 일축되는 BTS 신드롬은, 숱한 기다림으로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경험, 힘들고 어렵던 시절을 함께한 팬들의 사랑에 진심으로 감격하고 감사하는 마음, 멤버들 각자의 착한 심성과 올바른 가치관, 함께하는 이들의 사랑과 애정어린 조언 등이 이뤄낸 역사이지 않을까. 끝으로, 2018년 UN 연설 당시, 나를 비롯해 전 세계인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던 BTS의 리더인 RM의 고백 <Love yourself. Speak yourself>을 나누면서 글을 마친다.

어제 실수했더라도 어제의 나도 나이고, 오늘의 부족하고 실수하는 나도 나입니다. 내일의 좀 더 현명해질 수 있는 나도 나일 것입니다. 이런 내 실수와 잘못들 모두 나이며, 내 삶의 별자리의 가장 밝은 별무리입니다. 저는 오늘의 나이든, 어제의 나이든, 앞으로 되고 싶은 나이든, 제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LOVE YOURSELF 앨범을 발매하고, LOVE MYSELF 캠페인을 시작한 후 우리는 전 세계 팬들로부터 믿지 못할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우리의 메시지가 그들이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들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데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를요. 그런 이야기들은 우리의 책임감을 계속해서 상기시킵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한 발 더 나아가 봅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여러분들께 “여러분 자신에 대해 말해보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여러분을 심장을 뛰게 만듭니까?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신념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누구이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피부색이 어떻든, 성 정체성이 어떻든, 여러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여러분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여러분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으세요.
저는 김남준이며, 방탄소년단의 RM이기도 합니다. 아이돌이자 한국의 작은 마을 출신의 아티스트입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많은 흠이 있고, 그보다 더 많은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저 자신을 온 힘을 다해 끌어안고 천천히, 그저 조금씩 사랑하려 합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여러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드라마 <도깨비가 던지는 신의 질문 앞에서, 천년만년 가는 슬픈 사랑 앞에서 下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글들

2024.07.15

[2024 잇슈온 후기] 가나안 성도의 뜨거운 변명들

자세히 보기
2024.07.05

『기독청년의 넘실넘실』 - 청년들은 왜 연애와 결혼이 힘들까? (기독청년프로젝트 Season 2)

자세히 보기
2024.06.19

[SURFER's MOVE] ‘판타지’를 떠나 ‘판도라’를 열다 (기독청년의 넘실넘실 2 촬영 후기)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