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청년 부채 문제, 교회가 조속히 끌어안아야 할 선교적 과제입니다.

 

지난 9월 13일부터 21일까지 한겨레신문이 “저당 잡힌 미래, 청년의 빚”이라는 주제로 심층 연재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들은 빚이 임계에 달한 2030 세대의 비율이 11.3%로 전 세대 평균(6.3%)의 두 배에 가까운 통계와 더불어 많은 청년들이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이유와 빚의 수렁에 빠져 삶의 모든 에너지를 빚을 갚는데 사용하며 비참한 현실에 놓이게 된 구조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기사가 아프게 지적하는 것은 ‘빚’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청년들이 어디에서도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지 못하고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요즘 청년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채무자’라고 할 수 있다. 학자금 대출을 시작으로 청년들은 ‘채무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주머니에 돈이 없다 보니 소위 ‘작업 대출’ 등 다양한 금융사기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심지어 부모가 청년 자녀의 명의를 빌려 대출을 받고 갚지 않아 청년이 그 짐을 떠안는 사례도 있다.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의 증가는 청년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으며, 청년은 ‘채무자’ 신분을 언제 졸업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그 동안 한국 교회는 성도가 빚을 져서는 안 된다는 당위만 강조했기에 현실에 빚으로 고민하는 성도들은 교회 내에서 자신의 빚 문제를 드러내고 신앙적으로나 실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부채 문제에 눌린 청년들에게 교회의 메시지는 공허하거나 무력했고, 이들 중에는 신앙을 떠나거나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생겨났다. 이제는 청년들이 세상 가운데서 돈의 영향 아래 살 수밖에 없음을 기억하고 이들이 경제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훈련하는 것과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심각한 청년 부채문제는 교회의 선교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 부채 문제로 고민하는 교회 내 청년들을 우선적으로 돕고, 교회 밖에서 부채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도 부채 문제의 해결을 통한 경제적, 영적 회복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배고픈 자에 빵과 복음을 함께 주어야 하듯, 오늘날 부채의 늪에 빠진 청년들에게 부채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물질적, 정신적, 영적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교회의 마땅한 역할일 것이다.

청년 부채 문제에 대해 아파하며 청년들이 빚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대안을 모색하는 등 여러 기독 단체들의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기윤실 청년재무상담소>에서도 매월 7명 내외의 청년들을 만나 재무 상태를 점검해주고 바른 재무 습관 형성을 위한 코칭을 하며, 청년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일상을 밝힐 수 있게 하는 도전지원금과 희망지원금을 운영하고 있다. 희년함께에서 운영하는 <희년은행>에서는 고금리예방대출, 주거지원대출 등의 지원 뿐 아니라 조합원과 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재무 상담 및 전세사기 대응 등 실제적인 상담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의뜰>에서는 청년 저축프로그램, 대출프로그램, 온라인 멘토링을 진행하며 청년들이 자산관리에 대한 배움과 공동체 내에서 회복의 경험이 이루어지도록 돕고 있다.

이제 기독시민단체들이 선도적으로 실천해 온 청년 부채 해방을 위한 노력들에 교회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기독 전문 단체들과 연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교회에 적용할 수도 있고, 교회 내 청년들이 이 단체들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할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이제는 교회가 청년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 문제를 청년 선교의 과제로 끌어안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청년들이 교회를 선한 공동체, 안전한 울타리로 여기며 그 안에서 다시 꿈과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도록 교회는 청년들에게 공감하며 회복의 통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22년 9월 30일(금)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  기윤실 청년재무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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