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간 교회 불신 10%p↑…”성인 74% ‘신뢰 안해'”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조사…”교회의 전염병 대응이 부정적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최근 3년 사이에 한국 교회에 대한 불신감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상대로 지난달 실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한국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4.0%를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20년 1월 실시한 비슷한 조사에서는 한국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63.9%였다. 3년 새 불신감이 10.1% 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1.0%를 기록해 2020년 조사 결과(31.8%)보다 10.8% 포인트 하락했다.
기윤실은 “전염병 확산에 대한 교회의 대응 등이 한국 교회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지앤컴리서치의 김진양 부대표는 “초기에 일부 지역교회를 통해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국민들은 교회를 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 인식했다”고 분석했다.
교회 구성원에 대한 불신도 큰 것으로 파악됐다.
기독교 목사나 기독교인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각각 74.6%, 75.2%였고 신뢰한다는 반응은 각각 20.8%, 20.6%였다.
목사들이 대통령이나 특정 정치인을 초청해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78.0%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70.8%는 한국 교회의 사회 기여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적인 평가는 24.1%였다.
한국 교회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개선해야 할 과제로는 교회 이기주의(34.2%)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교회 지도자(목사)들의 삶(19.6%), 불투명한 재정 사용(17.9%), 타 종교에 대한 태도(17.3%), 교인들의 삶(7.6%) 순으로 조사됐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공신력이 떨어지면 교회의 선교와 대사회 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교회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종교의 신뢰도는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를 물었더니 가톨릭 21.4%, 개신교 16.5%, 불교 15.7%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없다’ 혹은 ‘모르겠다’고 반응하거나 답변하지 않은 이들이 42.6%였다.
2020년 조사 때는 가톨릭 30.0%, 불교 26.2%, 기독교 18.9%였고 없다·모른다·무응답이 20.7%였다.
각 종교에 대한 평가는 질문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르게 집계됐다.
가장 친근감 있는 종교는 불교 23.2%, 가톨릭 19.9%, 기독교 19.6% 순으로 조사됐다. 가장 호감이 가는 종교는 가톨릭 24.7%, 불교 23.4%, 기독교 16.2%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1∼15일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무작위추출을 전제로 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