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신뢰도 더 떨어졌다…4명 중 3명 “신뢰하지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교회 신뢰도가 더 떨어졌다는 점이 실제 조사 결과로 확인됐습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를 3년 만에 실시해 발표했는데,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21%로 3년 전에 비해 10% 포인트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성인 4명 중 3명은 한국 교회와 목회자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74%는 한국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21%에 불과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작 전인 2020년 1월 조사 결과(신뢰 31.8%, 신뢰하지 않는다 63.9%)와 비교하면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10% 포인트 가량 더 낮아진 겁니다.
목회자를 향한 신뢰도 역시 낮게 조사됐습니다.
목회자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0.8%에 불과했고, 절반을 훌쩍 넘는 74.6%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겁니다.
정재영 교수 / 실천신대 종교사회학 “이런 결과를 의도해서 한 것은 아니죠.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교회 밖에서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비치느냐는 것도 우리가 사실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교회가 사회와 소통하지 않는다는 인식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회가 교회 밖 비판 여론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5명 중 4명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자신의 종교가 기독교라고 밝힌 1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절반 이상인 55.3%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개신교는 ‘사회봉사 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종교’라는 타이틀도 가질 수 없게 됐습니다.
2020년 조사결과에선 기독교가 35.7%로 사회봉사 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종교로 꼽혔지만, 이번 조사에선 20.6%로 떨어지면서 가톨릭에 밀려 2위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무응답을 포함해 모르겠다는 답변은 39.8%로 2020년보다 약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기독교가 사회에서 이기적인 종교 단체로 인식되는 아픈 현실을 타파할 수 있도록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성돈 공동대표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고민들이 생김으로 말미암아 좀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한국 교회 신뢰도 제고가 시급한 가운데, 응답자 절반 이상은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으로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을 꼽았습니다.
봉사와 구제 활동은 2위였습니다.
정재영 교수 / 실천신대 종교사회학 “윤리 도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진정성이 없으면 우리 사회에서 일반 국민들이 봤을 때 크게 인정하지 않는…”
한국 교회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건강한 신앙을 기초로 한 기독교인의 윤리성과 진정성을 점검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