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 청년상담센터 위드WITH

다정한 아지트 ‘밥벌이의 고단함’ 후기

 

몬드(기윤실 최주리 간사)

 

취업과 이직, 직장생활 등 ‘밥벌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늘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보니 문득 그 고단함을 느끼게 되는 때가 오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는 끊임없이 열정을 내뿜으며 달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위로가 오가는 곳이 있습니다.

“무너져도 나쁠 것 없지 않나요?”

이 곳 다정한 아지트에서는 무너질까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무너져도 나쁠 것 없다고 말해주며, 때가 되었을 때 다시 일어나기를 함께 응원하겠다는 위로가 오가는 곳입니다. 주변 사람들이나 나 자신에게조차 위로와 격려의 한마디를 나누기가 낯간지러운 요즘이지만, 자연스레 서로를, 자신을 위로하고 응원하게 되는 다정한 아지트의 지난 모임을 들여다 볼까요?

 

 ☕ 

 

정신없는 한 주가 마무리되는 3월의 첫번째 금요일 저녁, 신도림 아지트에서는 아지트지기가 손수 준비한 간식과 따뜻한 차와 함께 다정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곧이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청년들이 하나 둘씩 모입니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이나 연차, 종교도 다른 이들이지만 비슷한 고민과 마음을 가진 이들이 모인 자리에는 낯섦과 반가움이 공존합니다.

 

각자 자신에 대해 원하는 만큼만 공개할 수 있는 다정한 아지트에서는 모두가 00님으로 불립니다. 다른 조건이 아닌 자신의 모습 자체로 존재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본격적인 나눔에 앞서 나눔지에 자신의 고민과 애씀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서로 돌아가며 자신의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나머지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격려카드를 뽑아 위로의 한마디를 전합니다. 그 중 가장 마음에 와닿은 위로와 격려를 고르는데 모두가 진심을 담아 건넨 말임을 알기에 언제나 하나를 꼽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다정한 아지트에 모인 모두가 다양한 사연과 고민을 갖고 있었는데요. 새로운 진로를 앞두고 두려움과 걱정이 많은 사람도 있었고, 번아웃으로 인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거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서로의 삶의 한 단면들을 나누다보니 짊어진 삶의 무게를 버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애쓰고 고민하고 있었음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서로의 고민에 해결책을 내려줄 수는 없지만, 다만 그 수고를 인정해주고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있던 서로의 대단한 모습을 짚어줄 수는 있었습니다.

 

“나조차도 나를 믿지 못할 때는,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믿으면 된다.”

제가 평소에도 자주 인용하는 웹툰 <커피와 스무디>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끝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다정한 아지트에 모인 우리가 당신이 잘 해낼 수 있을거라고 믿기에 당신을 믿는 우리를 믿고 용기내어 도전해보라는 응원을 건냈습니다.  소명의식을 갖고 사회를 바꾸기 위해 애썼으나 남은 것은 지쳐버린 자신의 모습일뿐이었다고 말하는 이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회복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나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사회와 약자를 위해 헌신한 그 시간들이 꽃처럼 아름답다는 위로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도  늦은 시간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는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만나기를 바라며 서로 인사를 나누었어요. 참가한 청년들의 후기도 전합니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고 고단한 삶에 위로가 되었어요.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효율과 결과를 따지다보니 인간성을 잃어버리곤 하는데, 참여자간에 가르치려 하거나 교정하려고 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교류하고 소통해서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되돌아 볼 수 있었어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밥벌이를 하다가 문득 고단함이 느껴지면 이 모임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저를 믿고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잊지 않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해요!

 

두번의 다정한 아지트를 진행하면서 매번 놀라게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다정한 위로의 달인들이 참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원래 타고 난 사람보다 부단한 노력과 애씀으로 삶의 역경들을 이겨내온 사람들이 더 깊은 다정함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용기내어 따뜻한 말을 건낼 수 있는 성숙하고 단단한 내면을 만들어가기까지의 수고와 애씀이 참 고마워지곤 합니다. 다정한 아지트는 청년들이 돈을 벌어야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내어 한 발을 내딛기를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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