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으로서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비기독교’를 지나서 ‘반(反)기독교’ 시대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념, 세대, 성별, 지역, 계층 등의 다양한 차이에서 오는 갈등 구조가 기독교인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서, 기독교인만의 독특한 특징을 드러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기윤실 기독교윤리연구소는 이러한 질문을 품고 지난 3년간 시민과 기독교인은 어떤 관계인지,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기독교인의 모습에 대해서 연구와 토론을 거듭하면서 그 결과로 작은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주제는 ‘정의로운 기독시민’이 되는 길입니다. ‘기독인이면서 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아마도 그 답은 기독교인의 덕과 시민의 덕을 함께 함양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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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내는 글

 

기독교인으로서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비기독교’를 지나서 ‘반(反)기독교’ 시대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념, 세대, 성별, 지역, 계층 등의 다양한 차이에서 오는 갈등 구조가 기독교인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서, 기독교인만의 독특한 특징을 드러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기윤실 기독교윤리연구소는 이러한 질문을 품고 지난 3년간 시민과 기독교인은 어떤 관계인지,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기독교인의 모습에 대해서 연구와 토론을 거듭하면서 그 결과로 작은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주제는 ‘정의로운 기독시민’이 되는 길입니다. ‘기독인이면서 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아마도 그 답은 기독교인의 덕과 시민의 덕을 함께 함양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기윤실의 표어는 “공감하는 한국교회, 정의로운 기독시민”입니다. 이 표어 후반부의 ‘정의로운 기독시민’을 그대로 이 책의 제목으로 삼고자 합니다. 독교인은 정의와 사랑의 하나님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위기 11:45)”라는 율법의 말씀은 단순하게 종교적인 경건함만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아서 ‘정의’와 ‘사랑’의 삶을 살아가라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정의로운 기독시민’이라는 표어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기독교인이 세계 속에서 추구할 것은 ‘정의’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독교적인 덕으로서의 사랑과 시민의 덕으로서의 정의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삶을 살아내는 것이 기독교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그냥 받은 것이니 그냥 주는 사랑의 삶을 실천하는 존재가 기독교인이고, 사랑의 구체적인 실현은 정의로운 실천일 때에 가능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일곱 개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록 조금 딱딱한 학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조금 더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강의 형식으로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 강의들은 이론적인 차원의 접근입니다. 첫 번째 강의는 기독교인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기독교인이 기독교인다운 모습을 잃어버린 이유는 윤리를 삶에서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인의 윤리적인 정체성을 생각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한국에서 시민사회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기독교인들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강의입니다. 역사에서 한국 기독교인의 생생한 모습을 보면서 정체성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강의는 ‘공공신학’에 대한 논의입니다. 세 번째 강의는 기독교인들이 드러내고 있는 반지성주의에 대한 반성과 함께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통한 기독교 신앙의 회복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 강의는 사회적 재난의 의미에 대해서 성찰하면서 인간의 고통과 하나님의 정의, 그리고 한국 교회의 부족함에 대해서 반성하면서 공공성 회복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부터 마지막 일곱 번째까지 강의는 구체적인 실천의 덕목에 대한 성찰입니다. 여러 가지 주제들을 다뤄야 하지만, 본 연구팀이 연구한 주제는 우정, 용기, 환대입니다. 우정에 관해서 한국 개신교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예수회 선교사로 중국에서 활동했던 판토하가 유학과 기독교를 접목해서 쓴 책 『칠극』에 나오는 우정론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용기에 관하여는 히틀러에 저항하면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본회퍼 목사의 가르침을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환대에 대해서는 레비나스와 데리다의 환대 개념을 중심으로 성찰하면서 윤리적인 실천으로 리쾨르의 사랑과 정의의 변증법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이상의 강의를 구성하면서 최대한 독자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보자는 큰 목표로 강의 형식으로 책을 구성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원대한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주제들이 쉽지는 않았다고 저희 연구팀 스스로 위로를 해보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쉬운 표현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책이 한국 교회를 위해서 귀하게 쓰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끝으로 기윤실 기독교윤리연구소에서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학술지에 발표한 글을 부록 형식으로 실었습니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 개신교인들이 시민성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건강한 시민성을 형성하기 위한 윤리적인 실천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이 책의 전체 구조에서 서론에 해당된다고 생각됩니다만, 강의 형식으로 구성하기가 쉽지 않아서 부록으로 실었습니다.

본 연구에 함께 참여해주신 기윤실 기독교윤리연구소 회원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 애써주신 기윤실 정병오 대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023년 1월 31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교윤리연구소 연구소장
성신형

 

# 목차 및 저자 소개

서론

기독교 윤리와 정체성 : 도덕의 구조 논의를 중심으로
목광수(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교수)

한국의 시민사회 형성과 기독교
손승호(명지대학교 객원교수)

신앙과 이성이 만날 때_ 한국교회의 반지성주의를 넘어서서
김승환(공공신학 아카데미 대표, 장로회신학대학교 강사)

팬데믹 시대, 기독교와 공공성을 생각하다
김상덕(성결대학교 객원교수)

『칠극七克』의 우정론과 시민성
엄국화(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연구원)

환대의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
성신형(숭실대학교 베어드교양대학 부교수)

디트리히 본회퍼가 알려주는 용기 있는 삶
김성수(명지전문대학 교목)

부록 : 시민성에 대한 한국 개신교의 이해 분석과 기독교사회윤리적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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