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불편운동 봄캠페인 <슬기로운 가방생활> 후속 03

슬기로운 가방생활 체험기📓

 

슬기로운 가방생활은 얼마나 도움이 되고 얼마나 불편할까요?

4월 26일부터 5월 16일까지 3주간

슬기로운 가방생활을 실천해 봤습니다! 👜

 

 

시작

저는 기윤실에서 자발적불편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동치미입니다.

제 바지는 항상 불룩합니다. 손에 뭘 들고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주머니에 넣어 다니기 때문이죠. 가방도 별로 안 좋아해서 웬만하면 두 손과 어깨를 비워두는 편입니다. 물도 잘 안 마셔서 텀블러도 잘 들고 다니지 않아요.

그런 제가 슬기로운 가방생활을 체험하려 합니다.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얼마나 불편할지,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게 진짜 슬기로운 일인지 직접 체험해 보겠습니다.

기간은 4월 26일부터 5월 16일까지 3주간입니다. 가방에 넣고 다닐 것들은 텀블러, 대나무 칫솔, 손수건, 우산, 장바구니, 여분 마스크, 실리콘 통, 스테인리스 빨대입니다.

(제게 없는 것들은 친환경 물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했습니다. 칫솔 490원, 접히는 용기 7,300원, 스테인리스 빨대와 세척솔 880원, 광목천파우치 2개 1,980원에 배송비 2,500원까지 총 13,150원이 들었습니다. 나쁘지 않은 가격이네요. 잘 사용한다면.)

배송 받은 슬기로운가방생활 구입 물품.

4월 26일

이것저것 넣었더니 가방이 조금 무거워진 듯합니다. 그래도 많이 무거운 건 없어서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하늘이 흐려서 혹시 우산을 사용하려나 했는데 오후가 되니 개었네요. 좋은 듯, 안 좋은 듯.

손수건은 원래 가지고 다닙니다. 주머니에. 화장실에 다녀올 때 제일 많이 사용합니다. 손수건이 젖어서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그냥 주머니에 넣습니다. 곧 마르더라고요.

오늘은 외부에서 회의가 있었습니다. 텀블러에 물을 반쯤 담아놨는데 외부 일정이 있으니 마시게 되더라고요.

회의 후에 카페에 가서 회의록을 정리했습니다. 머그잔에 받은 커피를 다 마시지 못해 텀블러에 담아왔습니다. 첫날부터 이렇게 유용한 텀블러라니! 커피를 아이스로 시켰으면 빨대도 개시했을 텐데,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따뜻한 게 당겼습니다.

 

4월 27일

오늘은 저녁에 행사가 있었습니다. 행사 장소 세팅을 마친 뒤 생애 첫 대나무 칫솔을 사용했습니다. 제 칫솔은 머리 부분이 넓적해서 부피감이 느껴졌습니다. 낯선 느낌이네요. 어쨌든 플라스틱을 적게 사용한다는 만족감이 있었습니다.

발제를 들으며 텀블러에 담아둔 물도 마셨습니다. 텀블러는 저를 촉촉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꿀꺽꿀꺽.

 

5월 1일

노동절입니다. 반납할 책이 있어서 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도보로 왕복 30분 정도 걸리는 비교적 짧은 거리지만 슬기롭게 가방을 메고 나왔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목이 말라서 얼마 전 찜해둔 비건 카페에 들렀습니다. 쉬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제법 많더군요. 아이스아메리카노는 텀블러에 담았고, 비건 버터바 2개는 접이식 실리콘 통에 담아왔습니다. 실리콘 통은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했는데 6일 만에 사용했습니다. 뚜껑을 닫는데 자꾸 납작하게 접히려고 해서 살짝 불편했습니다. 단점이자 장점이네요.

집에 와서 시원한 커피와 쫀득한 버터바를 먹었습니다. 아참, 스테인리스 빨대도 이날 개시했습니다!

텀블러에 든 아메리카노와 실리콘 통에 든 버터바 2개.

 

5월 2일

목동에서 자발적불편운동 기획위원 한 분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3시간여 다녀오는 동안 가방 속 물품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어폰을 보관하고 가방 속 사탕을 꺼내 먹었습니다. 가방과 함께하는 외출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5월 3일

어느 이사님께서 간사님들 점심을 대접해주셨습니다. 사무실 바로 앞 식당이라 가방을 챙겨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지요. 식사 후 카페에서 음료까지 사주셨는데, 잔은 머그잔이었지만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게 됐습니다. 가방 속 스테인리스 빨대를 생각하니, 아쉬움이 밀려왔습니다.

 

5월 6일

교회 소모임에서 행주산성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저녁을 먹고 카페에서 따뜻한 음료를 테이크아웃했습니다. 날씨가 꽤 쌀쌀했거든요. 당당하게(?) 저만 청귤차를 텀블러에 담았습니다. 손잡이가 있어 들고 다니기도 편했고 음료도 오랫동안 따뜻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제 손에 텀블러가 들려 있습니다.

 

5월 8일

퇴근길, 역에서 배우자를 만나 차를 타고 집에 왔습니다. 주차하고 편의점에 갔는데 가방을 차에 두고 와서 장바구니를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많이 산 건 아니라서 비닐은 사용하지 않고 주머니와 양손에 들고 왔습니다.

오히려 가까운 곳에 갈 때 가방을 들고 가지 않아 다회용품을 사용할 기회를 놓치는 것 같습니다.

 

5월 10일

간사님 한 분이 음료를 사주셔서 텀블러를 사용했습니다. 텀블러를 테이크아웃용으로 사용할 때는 환경을 위한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트렌디해진(?) 듯한 느낌도 받습니다. 차가운 음료라 스테인리스 빨대도 사용했습니다.

사주신 음료를 다 마시고  얼음이 텀블러에 남아서 캡슐커피를 내려 아이스아메리카노도 마셨답니다.

 

5월 11일

혼자 점심을 먹었습니다. 샌드위치를 포장했는데, 그 매장은 샌드위치를 종이에 싸서, 박스에 넣고, 비닐봉지에 담아주는 곳이었습니다. 가방에 있는 장바구니를 가져가서 박스와 비닐봉지에 넣지 말고 그냥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오늘도 한 건!

호피무늬 장바구니에 든 샌드위치.

 

5월 12일

저녁에 세미나가 있어서 식사를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음료로 했습니다. 머그잔에 나온 차가운 커피를 스테인리스 빨대로 마셨습니다.

그런데 외부에서 빨대를 사용하니 바로 세척하지 못한 채 파우치에 넣어야 해서 조금 찝찝했습니다.

스테인리스 빨대를 사용하다.

 

마무리

3주 동안 제 가방생활은 슬기로웠습니다. 일회용 컵 4개와 일회용 포장 용기 2개, 빨대 3개, 물 2통, 포장 비닐 1개, 휴지 여러 장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슬기로운 가방생활을 도전하지 않았다면 그만큼 쓰레기가 발생했겠죠. 막상 한데 모으면 적지 않은 양일 듯하네요.

우산은 사용한 적이 없는데, 아침에 날씨를 보며 가져갈지 말지 고민하는 시간은 없앨 수 있었습니다.

어느덧 어깨에 멘 가방과 가방 속 물품들이 익숙해졌습니다. 막상 없으면 아쉽기도 합니다.

앞으로 가장 무거운 텀블러는 물을 반 정도만 넣고 다닐 겁니다. 우산은 한동안 맑으면 빼놓을 거예요. 가방이 바뀌면 일일이 챙기는 게 귀찮을 테니 슬기로운 용품들만 따로 담아놓은 파우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3주간 체험했던 슬기로운 가방생활은 앞으로도 이어질 겁니다. 어쩌면 점점 더 고수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하실래요?

슬기로운 가방생활에서 ‘가방’을 맡고 있는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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