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교역자 표준동역합의서〉발표

“건전한 동역 관계 조성돼 교회 사명 다하도록”

사역 내용 및 시간 등 명시 … 여건 보장 중점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전도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하면서 교계는 그것이 한국교회에 미칠 영향과 대책을 고민하는 동시에 달라진 현실을 깨닫는 계기로 삼았다. 2016년 교역자 처우개선운동의 일환으로 <교역자 사역계약서>를 제시한 바 있는 기윤실이 법적 근거 및 교회 현장의 실제를 반영해 개정한 <표준동역합의서>를 한국교회 앞에 내놨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백종국, 이하 기윤실)이 5월 30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 <교역자 표준동역합의서> 공청회’를 갖고, 한국교회 내 갈등 요인 중 하나인 부교역자의 사역 처우에 대한 공교회적 인식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토론의 장을 펼쳤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는 “오늘 이 자리는 교회와 교역자가 서로 존중하고 양해할 수 있도록 상식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이라며 “교회 공동체의 문화와 제도가 함께 성숙해 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라고 취지를 전했다.

공청회는 강문대 변호사(법무법인 서교)와 목사이자 노무사인 이재호 대표(위디노무사사무소)가 <표준동역합의서>의 시작과 의미, 개정 배경과 내용을 발표한 뒤, 토론자로 참여한 김신구 목사(고성중앙교회)와 홍동우 목사(<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 저자)가 한국교회 부교역자 처우 실태와 정서, 그리고 교회와 부교역자의 아름다운 동역을 위해, <표준동역합의서>의 슬기로운 활용을 위해 제언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강 변호사는 이번 합의서가 교역자들이 자율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사역할 수 있는 기초적인 여건을 조성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소개하며, 부목사와 전도사가 권위와 존엄을 잃지 않고 본분의 사역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소의 기준을 설정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는 가운데 안정적으로 목회할 수 있어야 목회의 수준과 질이 고양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재호 대표는 ‘한국교회에 건전한 동역 관계가 조성되어 교회로서 사명을 다하며 세상에 모범이 될 수 있도록’이라고 명시한 합의서의 서문을 시작으로 ‘동역 장소 및 기간’ ‘내용’ ‘시간’ ‘휴일 및 휴가’ ‘사례비’ ‘퇴직금’ ‘동역 해지’ 등 항목별 상세 내용을 설명했다.

발표 후 합의서를 평가한 김 목사는 현장 목회자로서 보다 효과적인 문서가 될 수 있도록 항목별 개선점을 개진했고, 더불어 사례비와 사역 시간, 사역환경과 정서 등 열악한 부교역자의 현주소를 살피며 교회와 부교역자의 건강한 동역을 위해 합의서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교단과 신학대학, 교회의 삼중적 노력을 촉구했다. 교단이 모든 교역자를 동역자적 관계로 세우는 제도 및 콘퍼런스를 마련해주기를 요청한 그는 신학대학에 좀 더 실제적이고 전문적인 목회 교육 과정의 필요를 피력했고, 교회를 향해서 하나님의 원뜻과 보냄 받은 사명에 충실한 선교적 목회를 당부했다.

끝으로 홍 목사는 앞으로 합의서를 작성할 양 주체인 지역교회와 부교역자가 선한 동역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 각 항목에 채울 내용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좋은 제안이 구체적 결실로 이어지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면서 지역교회 현장에 있는 교역자 및 평신도 지도자들이 대화를 통해 가능한 합의의 선을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윤실 공동대표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2016년 <교역자 사역계약서>를 발표할 때만 해도 당시 기윤실 내에서 활동하던 담임목사들조차 동의하지 못해 세대 간극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라며 “그러나 상황이 많이 변했다. 과거에는 부교역자 대부분이 담임목사로 가는 길로써 훈련받는 기간으로 여겼다면 지금은 부교역자로 은퇴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그 자체를 하나의 전문 목회로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변화된 현실이 그렇다면 거기에 합당한 대책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교회마다 부교역자 구하기가 어려운 요즘, 이를 단순히 교역자의 소명 의식 부족으로 치부해 버릴 게 아니라 근로 조건이 중요해진 시대적 상황도 함께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성돈 공동대표는 다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도 관심을 두려고 한다”라며, 앞서 대학교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했더니 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이 벌어졌고 경비원 문제 역시 비슷한 일이 있었던 만큼,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함께 살펴나갈 뜻을 밝혔다.

한편 <한국교회 교역자 표준 동역합의서> 전체 서식은 기윤실 홈페이지(www.cemk.org)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원문 보기



관련 글들

2024.06.20

[언론보도] 통합·기침 ‘총회장 리스크’로 논란 (2024/6/17, 기독신문)

자세히 보기
2024.06.20

[언론보도] 기독교 단체들, "김의식 총회장은 사퇴하라" (2024/6/17, 평화나무)

자세히 보기
2024.06.20

[언론보도] 교회, 성도들 목소리 더욱 귀 기울여야 (2024/6/14, 기독신문)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