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 성비위 논란에 휩싸인 예장통합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총회장의 성 비위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교단 안팎에서 이와 관련해 사퇴 요구가 이어지는 등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온 총회 준비에까지 차질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김의식 총회장은 모 여성도와 함께 차를 타고 경기도 파주 소재 무인텔에서 나오다 시무장로가 차로 가로막으면서 옥신각신하는 영상이 최근 공개되면서 교단 안팎에서 불륜 의혹에 휩싸였다이 영상이 공개된 후 교단 안팎에서 사퇴 여론이 비등하자 김 총회장은 지난 6월 14일 입장문을 발표도의적인 사과의 뜻과 함께 총회장 필수 직무 외에 차가 총회 준비를 부총회장에게 위임한다고 밝혔다이는 해외 자매 교단 총회 방문 등 총회장으로서 남은 일정을 소화하는 등 사실상 자신의 총회장 직책을 유지하면서 남은 임기를 마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사퇴 여론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교회개혁실천연대 등 교계 시민단체들은 지난 6월 13일과 15일 각각 발표한 성명에서 김의식 목사가 여성교인과 상담을 위해 무인텔 주차장에서 이야기했다는 해명이 상식적이지 않다라며 이에 대한 사실 고백과 총회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통합 증경총회장으로 구성된 총회장 정책자문위원회도 지난 19일 모임을 갖고 총회장으로서 모든 직무를 중단하고 자숙하라고 권고했다정책자문위는 권고문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총회가 위기에 처해진 사태에 대해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김의식 총회장은 모든 총회장의 직무를 중단하고 진정으로 자숙하라고 권고했다.

교단 안팎의 사퇴 여론에도 당사자인 김 총회장은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자신에게 불륜 의혹을 제기한 이들에 대한 법적 소송을 예고한 상태다당사자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데 제3자들이 정보통신비밀보호법사생활침해보호법 등을 위반하면서까지 자신의 명예를 추락시켰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이 문제가 사회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문제인가에 대해선 논란의 소지가 있다본인은 여성도와 모텔 안에 들어가지 않고 단지 주차장에서 상담만 했을 뿐이라는 해명인데 그 자체가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굳이 여성도와 동승해 상담을 위해 교회에서 멀리 떨어진 경기도 파주의 인적이 드믄 모텔 내 주차장에 갔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더구나 이 영상을 찍은 당사자인 교회 장로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당 모텔에 여러 번 갔었던 사실과자신의 모든 잘못을 시인하고 교회를 사임하겠다고 한 점 등으로 볼 때 김 총회장의 거듭된 해명과 법적 소송으로 지금의 사태를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대형교단으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며 연합사업을 진두지휘해 온 통합총회가 현직 총회장의 성 비위 논란으로 흔들리는 모습은 낯설고 부자연스럽다하지만 불륜의 직접 증거가 없지 않느냐는 항변에도 불구하고 한사람의 목회자이자 현직 총회장이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성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점만으로도 통합 총회의 위상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거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의 여파로 많은 교회들이 총회 장소를 빌려주기 꺼리는 등 총회 장소 선정에 차질을 빚는 모습에서 총회장이란 자리를 교단 권력의 정점으로 여기는 그릇된 인식에 반성과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차제에 통합 교단이 이 문제를 말끔히 정리하지 못한다면 교단의 앞날에 두고두고 치명적인 리스크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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