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손님과 WAYVE] 2000년대 찬양 메들리, 그런데 MZ를 곁들인
<알바스천> 윤정찬 리더 인터뷰
🔷인터뷰어 : 홍천행 간사
🍀인터뷰이 : 알바스천 윤정찬 리더
<사랑방 손님과 WAYVE>는 청년들의 관심사, 가치관, 진로 등의 질문에 다양한 사례와 길을 제시해줄 수 있는 분들을 WAYVE의 사랑방에 모셔 인터뷰하는 코너입니다.
두 번째 사랑방 손님은 유튜브를 기반으로 하는 찬양사역팀, ‘알바스천’의 리더 윤정찬님입니다. 2만 7천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알바스천의 대표 컨텐츠인 <알바스천 찬양 메들리>는 단 세 편의 영상만으로 약 500만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이 영상의 기획자인 알바스천의 윤정찬 리더를 만나보겠습니다!
🔷천행: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찬: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31살이 된 윤정찬입니다. 현재 찬양팀 알바스천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기독교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타트업 씨더썬 의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천행: 먼저 알바스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데요, 팀 이름이 정말 흥미로워요. 어떤 계기로 ‘알바스천’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정찬: 사실 저는 이름 짓는 데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에요. 재미있는 예로, 지금 저희 회사 이름도 씨더썬(SeeTheSun) 인데, “해(Sun) 보자(See)”는 뜻으로 지었거든요. (웃음) 제가 좀 청개구리 같은 성향이 있어서, 이름에 큰 의미를 담기보다는, 실제로 우리가 오래 하고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알바스천 팀명도 그렇게 지어졌어요. 팀을 만들 때 이름을 정해야 했는데, 저를 포함한 팀원들 대부분이 우리를 신실한 크리스천의 이름으로 보이기에 부담스럽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장난삼아 ‘알바스천’이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팀 이름이 되어버린 거죠. 이 말은 사실 제가 팀원들을 놀리면서 쓴 표현이에요. 믿음이 없는데도 주일에 페이를 받기위해 반주하러 교회를 가야 한다고 말하는 친구들한테 “너 예수 안 믿잖아, 너 교회 알바하러 가는 거잖아! 알바스천이네!”라고 했던 거죠. 그렇게 장난스럽게 만든 이름인데, 지금까지도 그대로 쓰고 있어요.
🔷천행: 그렇게 ‘알바스천’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군요! 팀명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네요. 그렇다면 함께하는 팀원들은 어떻게 모이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정찬: 이 부분은 사실 자세히 설명해 본 적이 거의 없었네요. 원래 2020년에 제가 미국으로 갈 계획이었어요. 2020년 2월에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뉴욕에서 일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런데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미국에 갈 수 없게 되었고, 졸업 후 백수가 된 거예요. 공연도 할 수 없고, 음악을 전공했지만 그때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로 지내고 있었죠.
그런 상황에서 문득 궁금해졌어요. ‘학교에서 연주를 잘하던 친구들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싶어서 연락을 해봤더니, 저랑 똑같이 다들 놀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단순히 논다기보다는 삶에서 의미를 잘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몇몇 친구들을 모아서 ‘백수일기’라는 이름으로 뭔가를 해보자고 했죠. 보컬, 베이스, 건반, 그리고 저, 이렇게 4명이 모여서 ‘백수일기’라는 이름으로 매주 과제를 정해서 서로 동기부여를 주기로 했어요. 예를 들어 “나는 이번 주에 아침에 일찍 일어날게”라든지, “나는 운동을 하루에 1시간씩 할게”, “나는 성경을 읽을게”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멤버 중 한 명이 계속 도전 과제를 실패했어요. 처음에는 자극도 받고 동기부여도 됐었는데, 결국 반복되는 도전에서도 재미나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거죠. 그래서 그 친구가 “우리 다 실용음악 전공생인데, 차라리 다같이 음악적인 도전을 하는게 어때?”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제가 “알겠어, 우리끼리 할 수 있는 음악을 한번 생각해보자”고 하면서, 그때부터 ‘백수일기’ 안에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죠. 우리 안에서의 공통사가 무엇일까를 고민했고 ‘모두가 크리스천이라는 점(비록 신실하지는 않지만)’이 떠올라서 첫 번째 콘텐츠로 메들리 1탄을 준비하게 되었고, 이후에 채널명을 ‘백수일기’에서 ‘알바스천’으로 바꾸게 된 거예요.
🔷천행: 그럼 시작은 찬양팀으로 모였다기보다는, 요즘 챌린지 앱처럼 오프라인에서 서로 도전하는 방식으로 시작한 셈이네요?
🍀정찬: 맞아요, 그런 느낌이었죠. 그때는 밖에서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크루 같은 느낌으로 시작하게 된 거예요.
🔷천행: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알바스천의 첫 번째 콘텐츠였던 ‘2000년대 우리의 수련회를 불태웠던 신나는 찬양 메들리’가 정말 바이럴이 되었잖아요. 알바스천에 있어서 중요한 계기였을 텐데, 백수일기에서 어떻게 이 알바스천으로 이어졌고, 그 메들리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정찬: 첫 번째로 저는 기획자예요. 원래 미국에 가서도 기획 일을 할 예정이었고, 음악 업계에서 백종원 선생님처럼 되고 싶었죠. 백종원 선생님이 누구보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식당의 경영이나 서비스, 인테리어와 같은 부분에도 관심과 능력이 있는 것처럼, 저 또한 누구보다 음악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영상이나 콘텐츠 기획에는 관심이 많고 자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시키지 않아도 이런 콘텐츠 기획 아이디어를 쌓아두는게 일상이었어요.
당시에는 그런 ‘추억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많이 없었어요. 저는 추억이 강력한 요소라고 생각했고, 그런 추억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친구들과 여행 갈 때 옛날 노래를 틀면 분위기가 확 살아나는 걸 느꼈거든요. 그런 추억 요소를 콘텐츠에 녹여보고 싶었고, 백수일기에서 준비하는 알바스천 콘텐츠에도 활용하고 싶었어요.
두 번째로, 우리 멤버들이 모두 크리스천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찬양 콘텐츠를 하게 되었죠. 그리고 중요한 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그 당시 유튜브에 찬양이나 CCM을 검색하면 대부분 느린 템포의 흔히 말하는 ‘은혜스러운’ 찬양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거든요. 베이지 톤에 손을 들고 감동적인 분위기의 곡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 시기에 위러브(WeLove) 팀만이 다른 방식으로 찬양을 했는데, 위러브도 당시에는 많은 비판을 받았죠. 댓글에는 찬양이 아니라며 비난하는 글도 많았고, 찬양을 찬양답게 해야 한다는 반응도 많았어요.
저는 오히려 그런 새로운 방식의 찬양에 매력을 느꼈어요. 제가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찬양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던 곡이 ‘예수 나의 첫 사랑 되시네’였거든요. 그래서 저한테는 그런 콘텐츠가 너무나 소중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짧은 시간 안에 그런 추억과 공감을 담아내는 찬양 콘텐츠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하게 된 거죠.
🔷천행: 메들리 1탄은 단 12분 동안 10곡을 짧게 압축해서 담았더라고요.
🍀정찬: 네, 어떻게 보면 도전적인 시도였죠.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장기적으로 갈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이번 한 번이니까 하고 싶은 걸 다 해보자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천행: 다른 유명한 찬양 팀 영상과 비교해 봐도 조회수가 굉장히 높은 편이잖아요. 저는 코로나 이후 대면 찬양집회가 어려워지면서 생긴 갈증이나 향수가 이런 반응을 불러일으킨 게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조회수가 폭발했다고 할 수 있는데, 예상했던 반응인지, 혹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나 노력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정찬: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야 당연히 잘 되길 바라지만, 솔직히 이렇게까지 예상하지는 못했어요. 이번 인터뷰 준비하면서 예전에 캡처했던 자료를 보니, 영상 조회수가 1만 회를 넘었을 때 정말 기뻐했던 기억이 있더라고요.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걸 생각하면 처음에는 이렇게 큰 반응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죠.
🔷천행: 어떻게 보면 조회수가 커지면서 알바스천이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팀이 된 걸 수도 있겠네요. 이 경험이 팀 활동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도 궁금해요. 제 또래 친구들만 봐도 이 영상을 꽤 많이 알고 있는데, 많은 청년들이 알바스천을 알게 되면서 팀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나요?
🍀정찬: 사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두려움이 생겼던 것도 사실이에요. 알바스천 전에 여러 팀을 만들면서 리더로서 어떻게 팀을 구성하는 게 정답인지 많이 고민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팀을 만들어놓고 할 일을 찾기보다는, 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팀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부담을 주지 말자는 생각이 컸어요.
특히 멤버들도 졸업 후 각자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이 팀에 헌신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미안했죠. 그래서 처음에 알바스천은 백수일기에서 시작되었고, 저와 정지우 베이시스트 형을 제외한 모든 멤버들은 세션으로 참여했어요. 사실상 일회성 프로젝트처럼 도와주는 형태였고, 제작비는 저와 정지우 형이 부담했어요. 그렇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시작했죠.
그런데 영상이 잘 되면서 사람들이 ‘팀을 꾸려야 하지 않냐’고 제안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저는 ‘이거다’라는 생각을 했죠. 내가 끌고 가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길이 생기는 게 리더로서는 너무나 고마운 일이니까요.
물론 이렇게 변화가 찾아오면서 부담을 느껴 팀에서 빠진 사람들도 생겼어요. 처음 백수일기에서 함께했던 멤버 중 2명이 빠졌어요. 건반 멤버는 김복유 밴드 활동을 해야 해서 빠졌고, 보컬 멤버도 부담을 느껴서 팀을 그만두게 됐죠. 그런 식으로 팀에 변화가 찾아왔던 것 같아요.
🔷천행: 그때 세션으로 참여했던 친구들이 지금까지도 함께하고 있다는 게 신기해요. 대부분 그때 함께 시작한 멤버들인가요? 알바스천을 시작할 때는 특별한 신앙적인 의미 없이 모였던 친구들 중에, 이후에 알바스천을 통해 신앙적으로 변화한 멤버가 있었나요?
🍀정찬: 물론 제가 다른 사람의 신앙을 측정할 수는 없지만, 드러나는 변화로 보면 떠오르는 멤버들이 있어요. 요즘에는 제가 먼저 신앙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멤버들이 먼저 그런 주제를 저에게 꺼내곤 하거든요. 사실 우리 멤버들은 학교생활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에요. 그 말은, 서로의 모든 모습을 다 봤다는 뜻이죠. 그런 친구들과 갑자기 신앙적인 예배팀 활동을 하려니까 처음에는 어색했어요. 예를 들어, 제가 “그럼 기도하겠습니다” 한 마디 꺼내는 것도 처음엔 어색했어요. 서로의 일상적 모습을 알고 있는 친구들끼리 예배하고 기도를 함께하려니 웃음이 나올 것 같은 순간들도 있었죠.
물론 서로 신앙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걸 팀 활동으로 연결하는 전환이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교회에서는 잘 꺼내지 못했던 신앙적인 고민들을 팀 안에서 나누면서 더 진솔한 공동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알바스천의 찬양메들리 1, 2, 3탄(썸네일을 클릭하면 유튜브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
🔷천행: 다시 돌아가서, 이제 많은 영상이 큰 인기를 얻었는데, 댓글도 엄청 많이 달렸더라고요. 댓글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여기 사람들 찐독교인들인거 넘 웃김… 뭔지 알지 딱 그 자정 넘어가고 울어서 눈 퉁퉁 불어있고 다리 겁나 저리고 뭔가 멍하고 몽롱하고 근데 어느 순간 뛰고있음 목 다 쉬었는데 걸걸하게 온 힘 다해 부르고 있음 그리고 끝나면 피자랑 치킨 다 지쳐서 먹음…,,
- 이거 웬만한 기독교인들 알고리즘에 떠서 찬양팀 단톡에 보내면 이미 다 봤다하는게 학계의 정설
- 라떼는 예수님 찬양하다가 찬양팀인도자오빠보고 설레다가 회개하고 그랬다 이말이야
- 아 알았어요 교회 갈게요
- 모태신앙으로 중등부 고등부 본예배까지 10년째 반주하다가 사람들에게 상처받아서 ㄷㅐ판 하고 교회 떠난지 몇년 째 됐는데…. 이 영상 보면서 같이 노래 따라 부르고 하는데 눈물이 나네요… 그동안 교회에서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반주하던때도 떠오르고… 함께 찬양하던 때가 그리워요. 마음이 복잡하네요
- 20살 전까지는 모태신앙에 나름 신앙심도 깊고 교회에 빠짐없이 다니던 사람이었습니다. 15년도 대학에 들어가고 부터 교회와 점점 멀어져서 지금까지 교회에 간게 손에 꼽을 정도로 안가는 지경까지 이르러 무교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교회에 가게 되어도 신앙심이 많이 옅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회계기조민 드리고 달라지는건 없었던거 같습니다. 우연히 학교후배를 통해 “주의 이름 높히며” 를 듣게 되었는데 고등학교 수련회와 그때 다녔던 중고등부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제 안에 잠들어 있던 신앙심이 다시 생겨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찬양을 정신없이 듣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이번주 주일 용기내어 교회에 나가보려구요. 찬양 정말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라떼는 중,고등부 청년부수련회 마지막날 저녁 찬양의 밤때 2~3시간 찬양하며 뛰놀다 11시쯤 모든일정 끝나면 치킨에 콜라먹고 마피아하다가 밤새고 내짐 챙기고 폐회예배때 꾸벅꾸벅 졸다가 집가는 고속버스안에서 떡실신하고 교회도착해서 집가면 뻗는게 순서였다…
- 돌아온 탕자 맞이하러 간 아버지처럼 달려왔습니다
- 찬양팀 이름 기억 안나서 세바스찬 찬양으로 검색함 근데 나옴
- 이 정도면 주님도 뛰셨다ㅋㅋㅋ
🍀정찬: 사실 여기 있는 댓글들이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가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면서 “저렇게 댓글이 많이 달리는데, 저들은 다 안 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그 입장이 되어 보니까 다 보게 되더라고요. 솔직히 하나하나 다 본다는 게 정말 맞는 말이고, 저희 팀원들도 모두 봅니다. 최신 댓글도 확인하고요. 댓글을 통해 저희의 사역 방향이 정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처음에는 어떤 댓글이 달릴지 몰랐고, 이렇게 영향을 받을지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예를 들면, 댓글이 천 개쯤 달릴 때는 비판적인 내용이 더 많았거든요. 그래서 팀원 중에는 두려움을 느끼는 친구도 있었고, 저도 그때 마음이 많이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운전하면서 댓글을 보고 “이거 큰일 나는 거 아닌가?” 생각도 들고, “잘못한 건가?” 싶기도 했어요. “너희끼리 노는 거지, 이게 무슨 찬양이냐? 찬양은 주님께 드리는 것이다.” 이런 댓글이 가장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댓글에 대한 마음이 힘들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댓글로 저희는 사역 방향을 정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것과 똑같구나, 사람들이 교회를 다니면서 어린 시절, 청소년기, 청년 때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지만, 흔히 말하는 먹고 살기 바빠지고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지면서 교회와 멀어지게 되고, 사람들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와 멀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계기가 우리 팀의 영상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게 굉장히 기뻤어요. 물론 그 안에서도 저 혼자 고민했던 부분이 있었어요. “우리가 너무 추억만을 강조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던 계기는 하나님은 항상 누군가를, 그리고 무엇인가를 통해서 일하신다는 점이었습니다. 본인이 하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요. 저는 찬양과 추억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제가 처음 교회를 나가게 된 계기도 교회의 예쁜 자매였거든요. 그런 것들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면, 저는 다 좋은 것 같아요. 거기에 대해서 뭐라고 할 필요가 전혀 없고, 내가 어릴 때 추억이 좋아서 다시 한 번 교회에 나가고 싶다 해도, 저는 너무 좋은 계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 선교를 가도, 선교사님들이 처음에 교회를 짓기보다는 학교를 짓고 병원을 짓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것과 똑같은 것 같습니다.
🔷천행: 저희 웨이브 레터의 주된 독자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청년들이에요. 그 청년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주제가 탈교회나 가나안 성도에 대한 이슈죠. 유튜브 댓글을 보면 “지금은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 그때가 기억난다”, “이 영상을 보고 거의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 주에 용기 내서 교회에 가보겠다” 같은 반응이 있어요. 이런 식으로 현재 교회를 떠나 있거나 신앙을 잃은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정찬: 사실 알바스천이 성장하면서 저의 신앙도 함께 성장한 것 같아요. 저도 어릴 때 교회를 접하긴 했지만, 진지하게 믿음을 가진 건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였어요. 그 후로 군대를 가기 전까지 교회를 다니다가, 군대를 가면서 신앙생활을 멈추게 되었죠. 그때는 제대로 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던 것 같아요. 초신자로서 신앙이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군대라는 낯선 환경에 들어가니까, 점점 하나님과 멀어졌어요.
돌아보면, 그런 생각들이 얼마나 무의미했는지 알게 되었어요.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면서 깨달은 것은, 우리가 넘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거라는 점이에요. 우리는 죄인이고,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넘어지는 건 당연하죠. 중요한 건 그 안에서도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걸 믿고 바라보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교회와 멀어진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예배를 나오는 것에 너무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종종 교회에 오면서 스스로를 죄인처럼 느끼고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마음이 오히려 신앙을 방해하는 요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 실수했다고 해서 교회에 나가는 게 두려워지거나,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부담을 가지지 않았으면 해요.
저는 그 스타트포인트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운동도 그렇고, 뭐든 일단 시작을 하면 그게 좋은 거잖아요. 그런데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정죄감이나 부담감 때문에 시작조차 못하게 되면 그게 큰 걸림돌이 되는 거죠. 그게 바로 교회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그냥 교회에 가기만 해도 된다는 거예요. 지루하거나 졸음이 와도 그 자리에 있으면, 어느 순간엔가 말씀이 들리는 때가 와요. 반면에 아예 안 가버리면, 그게 제일 무서운 일인 것 같아요. 일단 가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천행: 네. 마지막 질문인데요. 앞으로 알바스천의 활동 계획 중에서 청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집회나 이벤트 같은 것들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정찬: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알바스천의 사역 방향과 저희 팀이 어떤 팀인지 조금 더 깊이 설명드리고 싶어요. 어떤 분들은 이후 영상들이 많이 올라오지 않는 걸 보고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지?’라고 궁금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가 처음 팀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첫 번째로 변화해야 할 사람은 우리 자신이라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저희의 사역 방향이나 활동의 중심은 우리 안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끼리 예배를 다지고, 팀워크를 강화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곡을 쓰는 데 집중했죠. 그러다 보니 영상 작업을 ‘일’처럼 여기지 않게 되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 그것이 큰 부담이 되더라고요. 예를 들어, ‘이번 주까지 이걸 해야 하는데 왜 못했어?’라고 서로에게 무의식적으로 말하기 시작하면서 모임이 일이 되어버리면, 더 이상 기쁨으로 다가오지 않거든요.
저희가 중요하게 여기는 두 가지는 신앙적 갈증과 음악적 갈증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 많은 팀원들이 교회 사역으로 바쁘다 보니 교회에서 신앙적인 나눔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이런 신앙적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알바스천이 된 거죠.
두 번째로는 음악적 갈증입니다. 팀원들 중에서는 음악을 직업으로 삼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음악적 꿈을 펼치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아요. 이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팀 내에서 더 깊은 이해가 생겼어요. 그래서 이제는 외부 활동도 더 많이 하려고 합니다. 현재 앨범을 준비 중인데, 아마 내년 초쯤에는 저희의 곡이 담긴 앨범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천행: 내년에 나올 앨범,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풍성한 이야기로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