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 집회 주도하는 손현보 목사, “기도회 반대하면 ‘마귀·사탄·바퀴벌레·이완용'”
비판 목소리 낸 이들에 막말, 공개 토론 제안도 거부…”차별금지법, 신사참배보다 열 배 더 위험”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교인 200만 명을 모아 ‘반동성애’ 구호를 외친다는 10월 27일 집회에 대한 교계의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가 이번 집회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바퀴벌레’, ‘사탄’, ‘이완용’이라는 막말을 쏟아 냈다.10·27 집회 실행위원장을 맡은 손 목사는 10월 6일 주일 오후 예배에서 ‘한국교회! 사느냐 죽느냐가 달렸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주셔서 한국교회가 전부 다 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겠다고 하니 바퀴벌레 같은 단체들이 나와서 반대하고 있다. 이걸 반대하는 게 마귀들이고 사탄이다. 이름만 거룩하게 기독교 실천 뭐 윤리위원회, 평화나무 (라면서) 얼마나 좋은 이름들을 붙이는데 한국교회를 죽이려고 한다. 절대로 속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손 목사는 집회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완용과 다를 바 없다고도 했다. 그는 “10·27 집회가 끝나면 느헤미야가 140년 동안 허물어졌던 성벽을 지을 때 썼던 것처럼 백서를 만들 것이다. 사실 우리의 노력은 두 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어느 교회가 참여했고 협력했는지, 누가 참여하지 않고 반대했는지 (쓸 것이다). 여기 반대하는 사람들은 일제시대 이완용과 다를 바가 없다. 한 번만 나와도, 백만 명만 모여도 세상은 달라지고 변화되는데 그거 한 번 나오기 싫어서 서울 살면서, 수도권 살면서 오지 않는 성도들을 두고 두고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도 정말로 수치와 모욕 그런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현보 목사는 “종교다원주의, 유신진화론 이런 걸 믿고, 성경을 버리고 하나님 말씀을 버린 게 바알 사상이다. 구약에 우상을 없애라고 했는데 못 없앤 이유가 이런 사상 때문이다. 쌈빡하게 보이지 않느냐. 엘리야가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사람들을 다 처단한 것처럼, 한국교회를 좀 먹고 교회를 파괴시키는 세력들이 이번 10·27 집회를 통해 바퀴벌레가 배가 터져 죽는 것처럼 반드시 없애 버리고 제2의 종교개혁이 일어나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는 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현보 목사는 신사참배 거부 전통을 지닌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소속이다. 그는 “차별금지법은 신사참배보다 열 배나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신사참배 거부했다고 다 죽지는 않았다. 감옥에 가서 몇몇은 순교했지만 차별금지법은 말하면 다 잡아가고 직장을 다 떨어뜨린다. 목사도 비굴하게 될 수밖에 없다.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고, 이게 되겠느냐”고 했다. 또한 “코로나 끝나고 많은 교회들, 어린 아이들, 청소년, 젊은이들이 사라지고 정말로 교회가 텅텅 비는 이런 세대가 됐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세대가 사느냐 죽느냐, 예배를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 이런 것들, 차별금지법은 반드시 막아야 할 줄로 믿는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10월 13일에도 비슷한 설교를 이어 갔다. 주일예배 설교 제목이 아예 ’10·27 연합 집회에 나타난 도비야와 산발랏’이었다. 손 목사는 설교에서 10·27 비판 성명을 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수차례 비난하면서, 느헤미야가 성전 건축을 할 때 방해한 사람으로 기록된 산발랏과 도비야에 빗댔다. “(기윤실은) 10·27 집회에 나타난 산발랏·도비야 같은 양의 탈을 쓴 악랄한 단체가 아닐 수 없다”고 또 한번 비판했다.
손 목사는 “독립운동을 하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그들을 고발하고 반대하면 이완용 같은 놈 아니냐”는 메시지를 반복했다. “차별금지법 반대를 위해 광화문에 모이자고 했는데 예배에 모이지 못하게 방해하는 세력은 일제시대로 치면 이완용과 같은 거고 짐승으로 치면 바퀴벌레와 같은 거라고 했는데 이 사람들이 말을 살짝 바꿨다. ‘손 목사가 이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완용, 바퀴벌레라고 했다’는 것이다. 내가 언제 그랬느냐.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려고 참여하는데 방해하는 사람들이 이완용 같다고 했다”면서, 집회를 비판한 사람들을 연거푸 비난했다.
기윤실은 “집회를 주일에 전국 단위로 개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예배가 악법 저지 집회 동원의 수단이 되는 것이 성경적인가” 등을 물으며 10·27 집회 주최 측에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그러나 손 목사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거부했다. 10월 11일 <기독일보> 보도에 따르면, 손 목사는 기윤실이 10년 전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그런 단체와 토론을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