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에 진행한 기후정의연합예배에는 홍천에서 오신 분들이 함께하셨습니다. 양수발전소와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투쟁 중에 계신 분들이셨습니다. 송전탑은 강원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에서 사용하기 위한 ‘에너지 식민지’의 일환이므로 반대해야 마땅하지만, 양수발전소 건설 반대는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기후위기기독교비상행동의 4차 기후정의기도회를 홍천에서 진행하면서 내막을 알게 되었습니다.
양소발전소는
양수발전소는 상부와 하부 두 곳에 댐을 건설합니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야간에 하부 댐의 물을 상부로 끌어올렸다가, 전기가 필요한 주간에 상부댐에서 하부댐으로 물을 다시 흘려보내며 전기를 생산합니다. 어차피 야간에 생산되는 전기는 보관할 수 없으니 버리기보다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거대한 충전지의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양수발전소의 모순과 자연파괴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점이 있습니다. 일단 우리나라는 주간에도 전기가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굳이 거대한 토목 공사를 푸른 산골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재생 에너지로 전환을 하면 전기가 부족하다는 근거를 대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표적 재생 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은 오히려 해가 떠있는 주간에만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하부댐의 물을 전기 생산량이 적은 야간에도 끌어올릴 수 없고, 전기 소비량이 많은 주간에도 끌어올릴 수 없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게다가 양수발전소 부지인 홍천 풍천리에는 1,800여 헥타르에 이르는 국내 최대 잣나무 숲이 있습니다. 많은 농가가 잣을 따며 생계를 유지합니다. 그런데 양수발전소가 들어서면 약 10만 그루의 나무가 훼손될 수밖에 없고, 풍천리 일대가 수몰되어 많은 주민이 강제로 이주해야 하고 생계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옳지 않은 홍천 양수발전소
11월 20일, 막상 양수발전소 예정 부지에 가 보니 ‘여기에 댐이 들어선다고?’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숲이 빽빽하게 들어선 중에 개천 정도에 불과한 물이 흐르고 있어서 지금껏 봐온 댐의 모습과 너무 상반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건설이 완료된 후에 실제로 발전이 가능한 양의 물을 모으려면 5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건설기간까지 포함하면 20여 년이 지난 후에야 가동이 가능합니다.
또한 지척에 소양강댐이 있어 하부댐을 따로 건설하지 않고 소양강 댐을 하부댐으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건설비는 물론이고 자연 파괴를 줄이는 등 여러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장점은 ‘우리’에게나 장점이지 ‘그들’에게는 단점이라고 합니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운동을 주도하시는 박성율 목사님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집권자들과 공무원의 근시안적 행태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수발전소-초고압 송전탑, 전면 백지화하라
홍천군청 앞에서 매주 진행하는 기도회를 이번에는 기후위기기독교비상행동에서 강원 NCC와 연합해 진행했습니다. 주민들도 빨간 조끼를 두르고 언제나처럼 함께하셨습니다.
양수발전소 실시계획 승인은 2025년 6월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실효성 있는 반대운동도 그때까지만 가능합니다. 이미 수몰될 지역을 둘러가는 도로의 착공은 시작됐습니다. 생태와 주민의 삶을 희생시키고 건설사와 집권자들의 배만 불리우는 발전소 건설은 취소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