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 전후 주요 한국 교회의 행태에 대한
규탄과 참회 촉구 연합 성명 및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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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윤리실천운동 정병오 공동대표 발언문>

 

2024년 12월 3일 반헌법적인 비상 계엄을 선포하여 전체주의 독재를 시도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신속한 대응에 의한 계엄해제, 탄핵을 거쳐 공수처에 체포되었습니다. 이 사이에 윤석열과 그 일당에 의한 치밀했던 계엄 계획이 드러나면서 그 계획이 실행이 되었더라면 얼마나 많은 인명이 희생과 고통을 당하며, 민주주의와 국가 시스템이 망가지고, 경제적 침체로 인한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이 커졌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하나님이 이 나라를 불쌍히 여기시사 윤석열 일당의 악한 계략을 실패로 돌아가게 하셨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이러한 국가 체제를 완전히 뒤흔드는 명백한 범죄가 발생했고, 심각한 악행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은 전혀 사죄하지 않았고, 정당한 법 집행도 따르지 않고 억지와 궤변만 늘어놓고 심지어 대통령 복귀를 꿈꾸었습니다. 윤석열이 이렇게 뻔뻔하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윤석열의 탄핵을 반대하고 윤석열의 반헌법적 계엄이 정당했다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검찰과 경찰, 공수처 등의 수사를 통해 비상계엄의 불법성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고, 보수 언론들마저 이를 보도하고 있음에도 모든 사실들을 부정하고 온갖 거짓과 궤변을 통해 윤석열을 옹호해 왔습니다.

불행히도 이러한 윤석열 옹호의 중심에 한국 교회가 있습니다. 물론 한국 교회 중 일부이긴 하지만 상당히 많은 목회자들이 노골적으로 윤석열 옹호 발언을 했고, 모든 탄핵 반대 집회는 찬송가가 투쟁가로, 기도가 투쟁 구호로 사용될 정도로 강한 기독교 색채를 띠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를 바라보는 언론과 시민들 눈에는 한국 교회 전체가 거짓과 불법을 추종하는 극우 정치 집단으로 비쳐졌고, 한국 교회의 신뢰도는 완전 바닥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일부이긴 하지만 사실 적지 않은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윤석열이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부터 대통령 직 수행 기간 내내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왔습니다. 윤석열 부부가 건진, 천공 등 온갖 무속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채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박정훈 대령에게 수사 외압을 가하고 항명으로 몰아가는 명백한 불법을 행했을 때도, 어렵게 쌓아놓은 북한과의 평화를 무너뜨리고 전쟁의 긴장으로 몰아갈 때도, 정략적이고 대책없는 의대정원 확대 고집으로 의료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할 때도, 이태원 참사 원인 규명을 방해하고 책임자를 옹호할 때도,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여러 불법들이 드러났을 때도 이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하지 않고 무조건적 지지와 옹호를 보내왔습니다. 이러한 일부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무조건적 윤석열 지지는 윤석열이 이러한 반헌법적 계엄을 무모하게 저지르는 기반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책임이 적지 않다 할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온갖 거짓과 불법, 권력의 사유화로 점철된 윤석열을 지지해온 일부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행태는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제 시대에는 신사참배에 적극 참여함으로 친일에 앞장섰고, 해방 후에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 정권을 지지해왔습니다. 그리고 민주화 이후에는 반공과 반동성애를 명분으로 특정 정치 세력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일에 앞장서 왔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더 극우화 성향을 띠고 온갖 가짜 뉴스의 온상 역할과 극우 정치 세력의 행동 대장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지지했던 정권이 역사의 단죄를 받았을 때도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더욱 가슴이 아픈 것은 이렇게 거짓 선동과 불법을 주도하며 민족과 역사에 큰 죄악을 저지르고 있는 무리에 참여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의 대다수가 우리의 부모요 형제와 누이이며, 같은 교회 성도라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무리를 선동하고 주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를 통해 권력과 이권을 누리는 자들이라 고려의 대상이 아니지만 무지로 인해 이들에 끌려다니고 이용당하는 다수의 성도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이들은 그 동안 한국 교회가 성도들의 영적 자립성을 키워주지 않고 목회자에 맹종하는 우민화 목회를 한 결과요, 복음이 가진 수준 높은 도덕성과 공공성을 일깨워주지 않고 기복신앙에 주저앉아 있도록 방치한 결과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부라고는 하지만 적지 않은 한국 교회 내 윤석열 추종 집단의 문제는 저들만 정최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교회의 토양을 바꾸어야 해결될 문제입니다. 그러기에 지금 한국 교회 내 윤석열 추종 집단의 문제는 한국 교회 전체의 회개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윤석열 사태로 드러난 한국 교회의 민낯은 한국 교회의 근본적인 회개와 환골탈태를 요구하는 하나님이 주신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이 상황 가운데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입시다. 함께 회개와 교회개혁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박제우 이사 발언문>

 

저는 지난 2019년까지 보수 복음주의 성향인 에수교 장로회 통합과 합동 교단 교회에서 49년간 신앙생활을 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던 때에 통합측 명성교회는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회 헌법이 불허한 불법 세습을 감행했고, 합동측인 인천 새소망교회 김영남 목사는 아들 목사의 그루밍 성폭행의 만행을 어떻게든 축소면피하려고 부끄러운 짓들을 벌였고, 한기총 회장까지 했던 대신/백석교단의 전광훈은 극우 보수 개신교인들을 규합하여 이 땅의 민주주의를 갉아 먹는 상황을 만드는 것들을 보고는 결국엔 2020년에 가나안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한 명의 평신도로 제가 다니는 직장에서나, 사회의 다양한 모임 속에서 너무 창피하고, 죄인된 심정이어서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오늘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생계가 막막해진 많은 자영업 하시는 분들도 정부 방침이라 그대로 따랐던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모임 금지 조치’를 많은 교회가 순교의 각오로 방침을 어기며 대면 예배를 드린 것을 일반 사회는 ‘교회가 너무나 이기적으로 자신들의 영업 행위를 하려는 수작이다’ 라고 밖에 생각하질 않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지난 10월27일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던 ‘동성애금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집회’는 사회 일반적인 의식과는 너무나 다른 인식을 보였고, 결국엔 한국 교회가 엄청난 숫자가 있는 세력이라는 힘을 과시함으로 이 사회의 약자들을 계속 무시하고 고통 속에 두려는 힘 쎈 깡패 같은 인상만 사회에 주었습니다.

부적처럼 손에 임금왕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과 웬만한 무당보다 자신이 더 잘 본다면서 스스로 영적인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 대통령 부부로 지내온 지난 2년반 동안 정말 이 나라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누구라도 잘 알 수 있는데도, 많은 교단의 리더들과 대형교회의 담임 목사들이 이들을 축복하고 가깝게 지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인 것은 정말 구토가 나올 지경입니다.

그리고 최근 한달 동안, 계엄이 발효되고 해제된 후 내란 사태가 하나씩 바로 잡아 가는 이 때에, 개신교회의 주요 리더들이나 단체들 대부분이 사회 정의와 나라의 바른 가치 실현을 위한 목소리나 행동을 내고 있지 않는 이 상황도 너무 부끄럽습니다. 이제는 제 아들, 딸, 아내도 과연 언제까지 기존 교회를 참아가면서 다니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제 주위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도 좋고 예수님도 좋은데 지금의 한국 교회 시스템과 분위기와 지향하는 바가 너무나 부끄럽고 싫다고들 합니다. 제발 한국 교회 정신차리고 돌이켜 회개하고, 우리의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면을 벗어 던지고, 일반 사회 인식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바르고, 따뜻하고, 섬기는 모습을 보여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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