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WAYVE  91호 보러가기

 


 

INTRO

써퍼 님,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잘 보내셨나요. 우리가 숨 쉬고 밥 먹고 웃고 떠들며 보내는 오늘은 누군가가 간절히 바랐던 내일이기도 합니다. 구의역과 강남역. 이곳에서 있었던 안타깝고 참혹한 사건들이 어느새 머릿속에서 희미해지지는 않나요. 너무 많은 비극, 너무 많은 슬픔들. 우리는 어쩌면 켜켜이 쌓인 눈물에 잠겨, 타인의 고통에 점차 무감각해지고 있는지도 몰라요.

나의 손끝에 박힌 가시에는 비명을 지르지만, 타인의 아픔은 금세 잊어버리는 게 우리의 본성일 겁니다. 나의 고통은 몸으로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이의 고통은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볼 수밖에 없는 법이니까요.

이 건널 수 없어 보이는 간극을 좁히는 기적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일지 모릅니다. 누구나 사랑할 때면 나와 타인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현상을 경험하잖아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건 이처럼 타인을 사랑하는 능력을 끝없이 키워가는 일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이번 호는 사회적 약자인 청년과 여성의 안전에 대한 감수성을 환기하고, 살아남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기 위한 글을 담았습니다. 곧 다가오는 대선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정책이 준비되고 있는지도 살펴봤습니다. 함께 읽고, 기억하고, 연대하면 좋겠습니다.   – 제르 드림

 


 

🌊 이슈특집

이슈특집: 두 개의 역, 하나의 질문

청년은 안전한 사회를 꿈꿀 수 있을까요?

우리의 기억은 질문이 되어야 합니다

5월, 우리 마음 한구석에서는 유난히 아픈 기억들이 떠오르곤 해요. 그저 뉴스 한 줄로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의 소중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안타깝게 멈춰버린 순간들이죠. 특히 젊은 청년들의 희생은 우리 사회 전체에 ‘과연 우리는 안전한가?’라는 무거운 질문을 던집니다.

5월 WAYVE는 9년 전 5월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을 다시 새기면서 이 땅의 청년들이 정말 안전한 사회를 꿈꿀 수 있는지, 그리고 곧 다가올 대선에서 우리의 안전은 어떻게 이야기되어야 하는지 써퍼 님과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싶어요. 슬픔과 기억을 넘어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열망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구의역, 멈춰버린 열아홉 청년의 꿈과 우리 사회의 숙제

2016년 5월 28일 토요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홀로 작업에 나섰던 열아홉 살 청년 노동자 김 군이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 하나는 당시 우리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죠.

위험의 외주화와 검은 유착, 예고된 인재

이 안타까운 사고는 결코 개인의 부주의 탓이 아니예요. 그 이면에는 비용 절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위험의 외주화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죠. 서울메트로는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자회사로 넘겼고 이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 안전은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2인 1조라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은 무시됐고 부족한 인력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열아홉 청년에게 모든 위험이 전가된 거예요. 더욱이 사고 이후 조사 과정에서는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이 자회사 요직을 차지하며 이권을 챙기는 구조적 비리까지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이러한 검은 유착과 부실한 관리 감독 시스템은 결국 안전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가장 취약한 현장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 중략 –

“여성이라 당했다”… 그날, 강남역에서 벌어진 일

2016년 5월 17일 화요일 새벽, 강남역 근처 한 건물 화장실에서 한 여성분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성들에게 무시를 당해왔고, 더는 참을 수 없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해요. 심지어 범행 전 여러 명의 남성은 그냥 지나쳐 보낸 뒤, 처음으로 들어온 여성분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것은 여성혐오 범죄입니다!” vs “정신질환 문제입니다!”

사건 직후, 경찰은 범인의 조현병 등 정신질환 이력을 근거로 ‘정신질환에 의한 묻지마 범죄’라고 공식 발표했어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 발표에 대해 “정말 그것뿐일까요?” 하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여성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어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정확히 ‘여성’만 노렸다는 점: 범인이 남성들은 의도적으로 피하고, 오직 여성만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는 사실, 그리고 “여성들에게 화가 났다”고 직접 언급한 점은 이것이 단순 무차별 범죄가 아닌, ‘여성’이라는 특정 집단을 향한 증오 범죄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2. 정신질환과 여성혐오의 연결고리: 설령 정신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그 망상이나 분노의 대상이 왜 하필 ‘여성’이었을까요? 이는 사회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적인 인식이 개인의 생각에 투영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졌습니다.
  3.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공포: 이 사건 이후, 수많은 여성들이 “내가 그 시간에 그곳에 있었다면…” 하는 극도의 공포와 분노를 느꼈다고 해요. 이것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 행위를 넘어,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한 성차별과 여성 대상 폭력, 그리고 혐오가 극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로 많은 이들에게 받아들여졌습니다.

– 중략 –

그날 이후, 우리는 얼마나 더 안전해졌을까요?

구의역과 강남역의 비극 이후 우리 사회는 정말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물론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스토킹처벌법이 제정되는 등 제도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들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노동자들이 일하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반복되고, 여성들은 일상적인 폭력의 공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법과 현실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고, 안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감수성은 아직 더 높아져야 할 것 같아요.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외쳤던 그날의 다짐들이 혹시 희미해지고 있는 건 아닌지,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은 채 또 다른 희생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지, 솔직히 두려운 마음도 듭니다. 우리 사회는 과연 이 질문 앞에서 떳떳할 수 있을까요?

대선 공약, 청년의 ‘안전’을 제대로 이야기하고 있나요?

곧 다가올 대선! 정말 많은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죠? 경제 성장도 중요하고, 일자리 만드는 것도 물론 중요해요. 하지만 청년들이 매일 살아가는 일터에서, 일상에서 기본적인 생명과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면 그 어떤 장밋빛 미래도 의미가 없을 거예요. 후보들은 청년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있는지, 여성들이 밤길을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실질적인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그저 구호뿐인 약속이 아니라, 진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인지 날카롭게 질문하고 따져봐야 해요. 청년의 삶과 안전이 더 이상 정치적 수사나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우리 써퍼 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목소리가 정말 필요한 때입니다!

– 후략 –

이슈특집 전문 보기

 

📬이번 호 고민 : AI 시대, 신앙 고민도 AI에게?

 

안녕하세요. 요즘 제 동생 때문에 마음이 좀 복잡합니다. 동생이 신앙적인 고민, 예를 들어 ‘지금 다니는 교회를 계속 다녀야 할지’와 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AI와 상담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점점 의존하는 모습이 보여 걱정이 됩니다. 심지어 동생은 AI가 ‘꽤 신실한(?) 친구’라며 나름 만족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이 이렇게까지 발전했는데, 이런 식의 신앙 상담도 새로운 시대의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신앙적 결정이나 고민을 과연 AI에게 맡겨도 되는 걸까요? 이런 상황을 성경적으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그리고 AI 시대에 흔들리지 않는 바른 신앙관은 무엇인지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찾아오는 월간 WAYVE를 구독해주세요!
👉구독하기 : bit.ly/WAYVE레터_구독
👉지난 뉴스레터 보기 : bit.ly/WAYVE레터_다시보기
👉인스타그램 계정 : @wayve_letter
👉웨이브레터 웰컴메일 https://stib.ee/ShvB



관련 글들

2025.05.02

"2025잇슈ON" 상반기 참가자 모집 (~5/14)

자세히 보기
2025.04.30

[월간 WAYVE] 드라마 : 벽을 넘어, 곁 _ 90호

자세히 보기
2025.04.08

'1980년 5월이 2025년 3월에게' "5.18 광주기행" 후기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