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을 거치며 한국교회는 사회 갈등의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새롭게 형성된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온 행태가 극단적으로 분출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기윤실은 한국 기독교 140년 역사를 돌아보며 언제부터 한국 교회가 극우정치에 빠지고 복음의 생명력을 잃어버렸는지, 그 원인과 해법을 고민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총 여섯 번으로 진행된 “12.3 계엄 이후 한국 교회 행태에 대한 회개와 원인규명을 위한 연속토론회” 내용을 소개해드립니다.

1차 토론회(7/14)는 UCLA 옥성득 교수님께서 “한국 개신교 신학, 보수와 자유의 계보도”를 주제로 1879년부터 1999년까지의 역사를 짚어주셨습니다. 지난한 역사 속에서 한국교회는 분리와 분쟁의 그림자 속에서 극우적인 소종파와 이단이 발호하는 토양이 형성되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서구 신학을 우리 상황과 체질에 맞게 재구성하고, 한국을 넘어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는 한국적 신학과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신학을 창출해야 합니다.

 

2차 토론회(8/4)는 하나세교회 박성철 목사님께서 “탈근대 파시즘과 다층적 사회 정체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기독교 극우 운동 비판”을 주제로 발제해주셨습니다. 오늘날 산적한 사회문제는 다층적 접근이 없이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한국교회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선 ‘성숙한 민주 사회를 위한 정치적 전환과 탈권위주의’, ‘횡단적 연대와 저항’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3차 토론회(8/18)는 “한국 교회의 ‘여자 사용 설명서’ 비판”을 주제로, 강남대 백소영 교수님께서 12.3 계엄 전후 드러난 젠더갈등 현상과 한국교회가 여성을 소비해 온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여성은 탄핵정국에서 시위에 앞장서며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했지만, 여전히 교회와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여전히 소외되고 있습니다. 이번 계엄 정국을 계기로 새출발을 고민하는 교회라면, 여성을 소비하며 차별한 과오를 반성하고 숙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4차 토론회(9/1) 발제를 맡아주신 일원동 교회 권수경 목사님은 한국교회 140년 역사 속에서 드러난 “한국 교회의 우상숭배” 문제를 지적하셨습니다. 독재정권과 결탁하여 성장한 한국교회는 여전히 권력과 재물을 섬기며, 지금은 특정 이념을 우상처럼 섬기는 극우주의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진정한 회복은 우상숭배를 회개하고, 온전한 복음으로 돌아가는 동시에 한국 신학이 가진 이론의 한계를 극복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5차 토론회(9/15) 발제는 “트럼프, 근본주의, 그리고 한국교회”를 주제로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배덕만 교수님께서 담당해주셨습니다. 극우주의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트럼프주의와 한국의 극우주의는 보다 내밀하고 친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이것이 때로 불길한 현실처럼 느껴지더라도, 12.3 계엄을 극복한 한국의 사례가 세계의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미국과 연결된 이들이 극우의 함정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 등 다른 측면에서 역할을 감당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6차 토론회(9/22)는 백석대학교 장동민 교수님께서 “공적 영성의 재구성”을 주제로 발표해주셨습니다. 한국 교회 영성의 역사는 체제와 긴밀하게 밀착하며 총 3단계(교회중심주의 영성, 반공주의·사업화와 교회중심주의 영성 고착화, 교회의 시장화)를 지나왔습니다. 과거를 회개하고 체제를 초월하는 영성을 위해 우리는 기존 체제 아래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자신도 기존 질서의 일부임을 깨닫고 통회하는 자세를 길러야 합니다.

 

 

“12.3 계엄 이후 한국 교회 행태에 대한 회개와 원인규명을 위한 연속토론회”의 자세한 내용은 추후 야다북스 출판사를 통해 단행본으로 발간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기윤실은 한국교회의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일에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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