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품는 교회”…돌봄통합 시대, 교회의 새로운 역할은
천안 북면의 단비교회. 봉사를 온 도시 청년들이 마을 주민들과 힘을 모아 예배당이 없던 시골 마을에 손수 교회를 세웠습니다. 지금은 주민들이 중심이 돼 이곳에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고 요양과 주간보호 공동생활가정을 운영하며 주도적으로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역이 각 특성에 맞게 스스로를 돌보는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한 돌봄통합법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교회의 역할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조흥식 명예교수 / 서울대 사회복지학 “최소 제가 볼 때 4개월 전에는 공론화 작업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걸 교회들이 조금 더 깨우쳐주고…” 돌봄통합법은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시설이 아닌 자신의 집과 마을에서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주거와 의료, 요양 등 생활 전반을 연계해 한 사람이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돕는 게 핵심인데 그동안 분절돼 있던 돌봄 체계를 통합하기 위해선 교회가 빈자리를 엮어나가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녹취] 임종한 교수 / 인하대 의과대학 “지역사회 내에서 사람들을 돌보고 또 필요한 여러 가지 자원들을 연계해서 통합돌봄을 실질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자원을 갖고 있는 지역사회 주체는 사실상 교회입니다. 교회가 그런 역할을 하지 않고 교회 성장에만 매몰됐기 때문에 결국 사회적으로 고립됐던 부분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주최한 ‘한국교회 사회적 책임 컨퍼런스’에서는 마을 돌봄을 실천하는 다양한 교회 사례도 공유됐습니다. 약대중앙교회 등 3개 교회가 연대해 마을 도서관과 지역아동센터, 협동조합 카페 등을 운영하는 부천 약대동 모델, 7개 교회가 연합해 고독사 예방 프로젝트 등 생명지킴이 캠페인을 벌이는 서울 마포구 대흥동종교협의회 모델,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사랑의 집짓기 등 마을 사역을 진행하는 포항 곡강교회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녹취] 김종하 목사 / 포항 곡강교회 “저희 교회 선교 방침은 우리는 지역 교회다. 지역을 섬기기 위해서 세워진 교회다. 이 한 가지 정체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보일러도 고쳐드리고 시골에 개조가 필요한 집에 교인들이 가서 작은 기술을 가지고 도배도 해드리고.” 컨퍼런스가 열린 성락성결교회 역시 교회 건물을 지역에 개방한 모범 사례로 소개됐습니다. 성락성결교회 담임이자 기윤실 이사장인 지형은 목사는 교회의 본질은 지역사회 안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지형은 목사 / 성락성결교회 “교회는 사회 속에서 동떨어진 섬이면 절대로 안 된다. 게토화 되는 것은 2000년 역사에서 교회가 타락할 때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돌봄통합법 시행에 앞서 교회가 예배당의 문을 열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CBS뉴스 장세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