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뒤에서 쓰러지는 노동자들, 기독시민의 응답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택배 노동자 64명이 일터에서 숨졌습니다. 2020년 이후엔 쿠팡에서만 26명. 4남매의 아버지였던 고 정슬기 집사도 그 안에 포함됩니다.
유가족과 함께 투쟁해 온 영등포산업교회,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마련한 ‘쿠팡 심야배송 제한안’ 토론회에서는 ‘로켓배송’이 잇단 사망의 핵심 구조로 꼽혔습니다.
로켓배송은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을 결합한 형태. 소비자가 체감하는 편리함만큼, 현장에서는 노동 강도가 가파르게 쏠려왔다는 지적입니다.
[ 우상범 박사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전 객원연구원 : 쿠팡 회원도 1,400만 명. CJ, 한진, 롯데 택배가 시장점유율이 바뀌니까 심야배송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에요. 제대로 사회적 합의 등 어느 정도 정리가 안되면 모든 택배회사가 다 심야배송을 할 겁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는 대부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쿠팡 물류센터의 고용구조는 이 같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전국 노동자 6만여 명 가운데 정규직은 10%. 대부분이 일용직과 계약직으로 주간, 야간, 심야 교대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 손은정 총무 / 영등포산업선교회 : 5년 사이에 30명 가까이 쿠팡에서만 사람이 죽었는데요. 이렇게 가면 계속 죽을 수밖에 없는 걸 데이터로 보고 있는 거예요. 개인의 자율에 의한 선택이고 선택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거고 정부가 왜 있습니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거잖아요. ]단순히 심야배송을 제한하는 수준을 넘어 노동 구조 자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습니다. 더불어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빠질 수 없다는 점도 강조됐습니다. 특히 기독 시민에게는 ‘자발적 불편’이라는 과제가 제시됐습니다.
[ 이창호 본부장 / 기윤실 자발적불편운동본부 : 택배 물량을 클릭하는 횟수를 줄이고, 배송도 묶음 배송을 취하고, 로켓배송은 일반 배송으로 전환하는 것들이 우리가 노력해야 하지 않나. 우리의 편리가 어떤 분들의 삶의 시간들을 멈추게 하고 있다라고 한다면 세상의 빠름 속에 바름이라고 하는 행동하는 기독시민의 가치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편리함 뒤에 숨겨진 희생. 약자와 함께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