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5% “신뢰 안 한다”…한국교회 신뢰 위기 경고등
신뢰도 천주교→불교→개신교 순
교회 내부와 외부인 격차 커
국민 4명 중 3명이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회 내부의 인식과 외부 평가 사이 격차도 크게 벌어지면서, 한국교회가 구조적 신뢰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27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2026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발표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조사는 2008년부터 8차례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점검하기 위해 실시됐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 5일부터 10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9.0%에 그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5.4%에 달했다. 사실상 국민 5명 중 4명이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셈이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로는 천주교(25.3%)와 불교(24.4%) 순으로 꼽혔다. 개신교는 13.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없음·모름·무응답’도 34.0%에 달해 종교 전반에 대한 신뢰를 유보하는 분위기도 확인됐다.
특히 교회 내부와 외부의 인식 차이가 두드러졌다. 전체 국민의 한국교회 신뢰도는 19.0%였지만, 기독교인 내부에서는 67.8%가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무종교인의 신뢰도는 6.8%에 그쳤다.
사회적 기여에 대한 평가에서도 비슷한 격차가 나타났다. 무종교인 가운데 한국교회의 사회 기여를 긍정적으로 본 비율은 20.4%에 불과했으나, 기독교인은 71.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상덕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은 “한국교회 신뢰 위기가 일시적 이미지 실추를 넘어 구조적 과제로 전환됐다”며 “교회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과 사회가 교회를 인식하는 시선 사이 괴리가 커질수록 자기 확증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대안으로 ‘공론장 참여 방식의 전환’을 제시했다. 조사 책임연구자인 성석환 장신대 교수는 “교회의 표현이 특정 이해관계의 표출로 읽히는 순간 신뢰 비용이 급격히 커진다”며 “내부 언어를 그대로 확장하기보다 공공선의 언어로 신념을 표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형은 기윤실 이사장은 “한국교회 신뢰도 향상은 목표가 아니라 진정한 회개와 갱신의 결과로 나타나야 할 것”이라며 “자정과 회복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한국교회가 직면한 다양한 갈등과 위기에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할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