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선투표제 도입, 무투표 당선, 정당 공천시스템, 지역정당 문제는 지방선거제도에서 개혁이 필요한 대표적인 주제들입니다. 기윤실 모두를위한정치운동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위 문제를 다루는 포럼을 진행하였습니다. 성숙한 민주주의와 더 많은 민의를 반영하는 제도를 위한 열띤 논의가 오갔습니다. 그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기윤실 좋은사회운동 본부장이신 정재훈 변호사님의 사회로 전국동시지방선거 제돼혁 포럼을 시작하였습니다.

“무투표 당선 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대안에 관하여”를 주제로 발제해주신 송진미 박사님(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은 우선 국내 무투펴 당선 제도와 관련 법조항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지역구에서 후보자가 1인인 경우, 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그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무투표당선인의 선거운동은 제한되는 데 이는 유권자의 알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이기도 합니다.
과거 제7회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89명이었지만 직전 제8회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는 49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선거권 보장, 최소득표율 제도의 정합성, 유권자의 알 권리 및 대표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복합적인 쟁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무투표당선 비율을 줄이기 위해선 1·2인 선거구를 축소하고 3인 이상 선거구를 확대하거나, 비례대표 무투표당선 규정 정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거대 양당체가 고착화 된 상황에서 단일 정당만 후보 명단을 제출한 경우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부결시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무투표당선은 선거 비용과 절차를 줄이는 효율적 장치이지만, 유권자의 선택권과 알 권리를 제약할 우려가 있습니다. 향후 제도 개선은 효율성과 민주적 정당성 간의 균형을 고려하여, 점진적으로 참정권 보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의 쟁점과 전망”을 주제로 발제해주신 좌세준 변호사님(법무법인 한맥)은 지난 지방선거 30년의 역사와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를 상세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우리나라도 기존 대통령 선거에서 결선투표제 필요 논의를 이어오다가 현재는 지방선거에서도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사례를 보면 프랑스의 대통령 결선투표제는 60여 년 동안 이어지며 “정치적 다양성을 보존하는 효과”, “이념과 정치적 연대”, “살아있는 정치 학습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보면 후보자 수가 많으면 당선인의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후보자 수가 적으면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와 같이 후보자 수의 증가가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을 떨어뜨리는 패턴을 볼 때, 결선투표제 도입을 통해 후보자 수가 늘어나면 과반수 득표자의 부재로 인한 결선투표 대상 선거구도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결선투표제가 비용의 증가라는 걸림돌도 존재하지만, 더 많은 민의를 반영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이며, 도입된다면 진심 투표가 활성화 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정당공천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해주신 박제민 대표(녹색정치연구소)님은 정당을 앨런 웨어(Alan Ware)의 정의를 빌려 “자주 정부의 공직을 차지하려는 시도를 통해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조직이며, 단일한 사회적 이익을 넘어서는 일정한 ‘집합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이라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정당은 이익의 표출과 집약, 정부의 조직과 통제, 정치적 충원과 참여, 정치사회화, 사회통합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행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도는 책임정치의 구현과 후보 검증 강화를 목표로 도입되었지만, 지방정치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약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공천 과정의 운영 방식은 제도 도입 당시의 기대와 달리 불투명성과 권력 집중, 부패라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공천헌금 문제, 매번 바뀌는 공천룰 방식은 중앙정치의 심화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위해 우선 지역당의 공천을 강화해야 합니다. 공천 권한을 중앙에서 지역으로 실질적으로 이양하는 것입니다. 특히 전략 공천이나 단수 공천과 같이 중앙당이 특정 후보를 사실상 임명하는 방식은 엄격하게 제한되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상향식 공천과 당원 투표를 의무화 해야 합니다. 당원이 직접 참여하는 투표와 공개 경쟁을 통해 후보를 선출함으로써, 특정 인물이나 계파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후보자의 자질과 활동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공천 과정 전반을 ‘시스템화’ 해야 합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공천의 기본 원칙과 절차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결국 공천 개혁의 핵심은 권한의 분산, 절차의 민주화, 그리고 과정의 투명화에 있습니다.

“한국정치 혁신과 지역 정당”을 주제로 발제해주신 안현식 교수님(동명대학교)은 현재 한국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중앙 권력이 지나치게 비대해 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특히 G7 국가중 지역정당을 허용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독일, 영국, 캐나다,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은 모두 지역정당을 허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정당 합법화를 위한 헌법소원도 제기된 바 있지만 “우리나라의 지역 연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당정치 풍토 현실에선 지역정당을 어용하면 지역주의를 심화하고 지역 간 이익갈등이 커질 수 있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역정당은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실정법 하에서 이원적 ‘주민자치정당’안, 시민단체 창당안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정당을 만들 수 있지만 현재 안현식 교수님은 ‘플랫폼 정당’ 형식으로 부산에서 지역정당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정당은 지역정당들이 올라탈 수 있는 전국적인 정당으로, 지역에서 지역정당을 추진해 온 정치 결사체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연합을 이루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플랫폼 정당은 중앙당이 큰 의미를 가지지 않고 실질적으로 지역정당을 지원하기 위한 역할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지역정당을 추진하다 보면 한국 사회의 지역주의 심화를 더 부추긴다는 비판을 마주하지만 지역정당은 지역주의와 거리가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지역주의 문제를 감소시키는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지역주의의 원인은 지역에 연고를 둔 중앙 정치세력의 기득권 유지와 중앙이 지역에 종속된 구조에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역당 간의 연정은 중앙 중심의 정치 구조를 무너지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므로, 중앙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지역 문제는 지역 스스로 해결한다는 태도로의 확장이 가능해집니다.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여러 질문과 답변이 오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기윤실 모두를위한정치운동은 앞으로도 더 많은 민의가 반영되는 선거제도,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습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더 이상 정치인들의 이권 다툼이 아닌 민생과 민의를 반영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