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의 인재상

                                                                                         2007년5월1일 양세진(기윤실 사무총장)

Q. 기윤실이 2020 비전을 발표한 뒤에 처음 공채를 하는 과정이어서 그런지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윤실의 인재상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A. 글쎄요, 기윤실의 인재상을 간단히 말씀드릴 수 있을지 염려스럽군요. 그래도 기윤실이 어떠한 인재상을 갖고 있는지 안내해 드리는 것이 기윤실에 상근을 위해 도전하는 분들을 위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기윤실이 생각하는 인재상을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와 동행을 통해 뿌리 깊은 영성을 가진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그 일에 헌신된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서 이루어지기에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자신을 준비하는 사람을 기윤실은 찾고 있습니다.
   둘째, 창의와 상상으로 충만한 영성을 가진 사람입니다. 이제 시민운동은 더 이상 이념과 명분만으로 도전하던 시대는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것 한 가지라도 좀 더 새롭게 창의적인 사고와 상상력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윤실의 모든 활동 가운데 창의와 상상의 영감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셋째, 협력과 조화를 이끌어가는 네트워커입니다. 기윤실은 회원, 지역, 전문가, 이사회, 협력기관, 동역교회, 상근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상호의존적인 연결망 속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윤실이 생각하는 중요한 인재상은 자신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이끌어 가는 사람이 아니라 회원, 이사회, 자원봉사 리더십, 교회, 지역, 협력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고 조화를 이루어가면서 신뢰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네트워커를 간절히 찾고 있습니다.

Q. 말씀을 듣고 보니, 기윤실 상근자가 된다는 것이 두렵고, 벽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있는데요. 총장님이 말씀하신 그런 인재가 과연 있을까요?
A. 그럼요… 지금 현재 기윤실에서 사역하고 있는 간사님들이 그런 인재상의 한 단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인재상은 명사형이라기보다는 동사형이라고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목표를 추구하고 열정을 갖고 성장해 가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죽기 살기로, 완벽에의 충동을 가진 사람들 말입니다.

Q. 그렇군요. 그런데, 말씀하신 3가지 인재상의 조건이 다소 복잡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조금 더 간단명료하게 말씀해 주실 수는 없는지요. 예를 들면, 삼성 같은 곳은 ‘창의, 열정, 도전, 글로벌’ 과 같은 핵심 키워드로 인재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A. 글쎄요. 어떻게 간단히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기윤실의 인재상을 한마디로 설명하라면,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말씀드리고 싶군요. 기윤실이 2020 비전을 선포하면서 내걸었던 브랜드 슬로건이 ‘Trust Initiative’입니다. 현대 사회를 주도하는 많은 요소들, 특히 돈, 권력, 명예가 있는데, 사실 교회도 이러한 요소들에 의해 이끌어져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윤실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나라는 돈, 권력, 명예가 아니라 ‘신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이 신뢰하는 사람, 또 그러한 교회가 기윤실이 꿈꾸는 목표이며, 기윤실의 존재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기윤실의 인재들은 ‘신뢰할 만한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신뢰라는 말씀을 들으니 조금 명료해지는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사람마다 신뢰라는 단어를 통해서 의미하는 바는 조금씩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식을 신뢰한다고 할 때에는 가족으로서 혈육관계에 있는 자녀이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하며, 학생이 선생님을 신뢰한다고 할 때에는 선생님이 성품적으로 모범이 되기 때문일 것이며, 회사에서 상사가 부하를 신뢰한다고 할 때에는 업무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일 텐데, 신뢰라는 단어가 함의하는 바, 지시하는 대상이 다중적일 것 같습니다.
A. 예 맞습니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신뢰한다고 말할 때 그 의미를 각기 다르게 생각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1차적으로는 거래적 관계 속에서 신뢰가 형성되며, 궁극적으로는 내가 손해를 입을 것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신뢰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기윤실의 인재상으로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고 했을 때 ‘신뢰’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성품’입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환대, 따스함, 경청, 돌봄과 보살핌의 미덕, 성실, 책임 등 우리가 소위 인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내적 성품이 탁월해야 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역량’입니다. 학생으로서 학교 성적(대학, 대학원)이 탁월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원봉사 활동이나, 사회경험 등에서 탁월함을 보여준 활동의 경험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순히 유명한 대학이나 단체 혹은 조직에 있었다는 것으로 역량을 인정받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내면에 그러한 능력과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아마티아 센이 말하듯이 자신이 하고자 할 때 해낼 수 있는 ‘능력(capability)’을 갖춘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전’입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명확하고 분명한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하나님이 창조해주신 비전에 대한 확신이 명료하게 정리된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흔히 로마서 1장19절을 믿음의 씨앗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그것을 비전의 씨앗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인간들에게 일생을 통해 이루어가야 할 비전을 주셨다고 믿습니다. 즉 하나님의 소리, 존재의 소리에 응답하는 삶이 비전으로 구체화 되어 있는 사람이 기윤실이 생각하는 인재상의 핵심입니다. 일생을 통해 목숨을 걸고 달려 나갈, 죽기 살기로 도전할 인생의 비전이 있는 사람입니다.

Q. 비전을 가진 인생, 죽기 살기로 달려갈 비전을 가진 사람이 기윤실이 생각하는 인재상의 핵심이라는 부분이 제 가슴을 뛰게 하는데요, 그런데 그렇게 가슴 뛰는 개인의 비전이라고 할지라도 기윤실의 비전과 상충된다면 의미 없지 않나요. 결국은 기윤실의 비전을 위해 개인의 비전을 일정 정도 포기하거나 양보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오해가 없이 이 부분을 제가 잘 설명 드렸으면 좋겠는데요, 저는 제 자신의 비전을 위해 기윤실에 왔습니다. 그리고 그 비전을 실행해 가고 있습니다.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이 한방향정렬 될 수 있어야 시너지가 창출되고 개인과 조직 모두 성장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기윤실의 비전에 헌신할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비전이 있는데, 그것을 확인해 보니, 기윤실의 비전과 일치되고, 한방향정렬 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기윤실이 찾는 바로 그 인재가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개인과 조직의 비전이 모두 일치되고 윈윈하는 것이지만, 시작은 개인의 비전으로부터 먼저 시작됩니다.
   따라서 기윤실에서 함께 일하고자 하는 뜻을 가진 사람들은 기윤실의 비전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전에 존재의 소리에 응답하는 삶으로서 자신의 인생을 가슴 뛰게 하는 비전이 무엇인지를 먼저 점검하고 그리고 나서 기윤실의 비전과 한방향 정렬되는지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Q. 긴 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윤실의 인재상에 대해서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수준 높은 인재상의 기준으로 사람을 찾고 계시는데, 급여는 많이 주시나요?
A. 하하.. 아주 핵심적인 질문을 마지막으로 던지시는군요. 공개적으로 얼마를 드린다고 말씀드리기는 곤란할 것 같습니다. 저희와 같은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 많은 단체가 있고 많은 동역자들이 있기에 그분들에게 누가 되거나 폐를 끼칠 염려가 있기에 공개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시민으로서 인간다운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생활하는데 에는 부족함이 없도록 대우해드린 다는 것입니다.

Q. 얼마나 주실지 더욱 궁금해지는 군요. 총장님 정말 마지막으로 질문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인터넷을 보면 기윤실 2020 비전에 대해서 브리핑하신 영상도 있고, 보고서도 있습니다만, 시민단체로서 기윤실의 정체성을 핵심적으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예. 정말 마지막 답변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기윤실은 지난 20년 동안 현장을 가지지 않은 시민단체였습니다. 소위 메타운동을 하는 단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 같습니다. 큰 틀의 방향은 2가지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신뢰 회복을 돕고 섬기는 서포터즈가 되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한국과 아시아 NGO들의 사회적 책임과 전문성을 돕고 섬기는 서포터즈가 되는 것입니다. 일정 정도 교육과 컨설팅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촉진하고 활성화 하는데 기여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2007년도를 마무리 하면서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지리라 생각됩니다.

Q. 예. 지금까지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공채에서 특별히 요구하는 조건이나 내용이 있는지요.
A. 예.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많이 도전하고 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참고로 이번 기윤실 공채에서 찾고 있는 인재들이 참고해야할 기본 자격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교회를 온몸으로 사랑하고 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열정을 가진 사람
   2. NGO의 신뢰성 증진에 열정을 가진 사람
   3.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모임을 조직하고 네트워크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4. 영어 능력(강의 및 통역이 가능한 수준)이 있는 사람
   5. ANOVA, 회귀분석, DEA(자료포락분석), AHP 등 통계처리 능력이 있는 사람
   위 5가지 조건 중 2-3개 이상의 자격을 갖고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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