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현장에 자원봉사를 다녀온 분이 나눠주신 경험 사례를 올려드립니다.
자원봉사를 준비하시는데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하단에 tip으로 정리된 유의사항을 잘 유념하셔서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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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에서 7시 30분에 출발하여 천리포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10시쯤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동하던 도중 눈발이 날려서 걱정했지만, 현지에 도착하니 해가 나와서 그리 춥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는 교회에서 방제복과 장화, 마스크, 토시, 고무장갑, 목장갑을 준비해 가서 도착과 함께 옷을 갈아입고 방제본부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봉사가 가장 필요한 지역을 할당 받아서 이동했습니다. 주차장과 가까운 지역은 대부분 현지 어르신들이나 나이가 많으신 봉사자 분들이 담당하시고, 비교적 체력이 좋은 젊은 사람들은 작은 산 너머에 있는 절벽 아래 자갈밭으로 가서 바위와 작은 돌들에 붙은 기름을 닦는 작업을 했습니다.

SBS라인업이나 각종 뉴스에서 봤던 기름이 떠있는 물 웅덩이나 바위 틈 지역은 대부분 군 분대나 전문 팀들이 제거를 담당하고, 일반 봉사자는 바닷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기름묻은 돌들을 닦는 작업을 맡게 됩니다. 듣기에는 간단해 보이는 작업이지만 절대로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냥 기름이 돌 위에 묻어 있는 수준이 아니라 돌 사이사이에 끼어서 고여있고, 모래 속으로 약 10cm이상 스며든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단 자리를 잡아서 위에 있는 돌들을 닦아서 옆으로 하나씩 옮기고, 돌 아래에 있는 모래를 퍼서 천이나 부직포 위에 놓고 비벼서 닦는 작업을 반복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닦아도 깨끗한 돌이나 모래의 모습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름이 액체이기 때문에 내가 앉아 있는 곳을 아무리 깨끗이 닦아도 금세 주위로부터 기름이 흘러들어서 다시 검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거의 “무한도전” 하는 수준으로 성과가 보이지 않는 일을 단순하게 계속 반복해야 합니다. 또한, 모래를 보기 위해서는 상당히 무게가 나가는 돌들을 들어서 날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팔목과 팔 근육이 슬슬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오후 4시정도까지 작업을 하게 되면 군부대가 먼저 철수 하고, 남은 봉사자들도 철수하도록 방송이 나옵니다. 그러면 하던 작업을 멈추고, 자신이 사용한 천들을 정리한 이후 철수하면 됩니다.

tip

1. 방제복을 입더라도 보통 입었던 바지는 기름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합니다. 버려도 아깝지 않을 바지를 입고 가세요. 그리고 돌아갈 때 입을 여벌의 옷도 준비해 가세요. 기름이 직접 묻지는 않더라도 냄새에서는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2. 두꺼운 점퍼위에 방제복이나 우비를 입으면 동작이 둔하고 더워서 작업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얇은 옷을 3~4개 겹쳐입고 외투는 차에 잠시 놔두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3. 면으로 된 천이나 안 입는 면 재질의 옷을 가져가면 좋습니다. 지급되는 부직포 보다는 천이 돌에 묻은 기름 제거에는 도움이 됩니다. 저희 교회에서는 의류 공장에서 짜투리 천을 4포대정도 준비해 갔는데, 다른 봉사팀들도 천이 잘 닦인다며 빌려갈 정도로 인기가 좋았습니다.

4. 공기가 통하지 않는 고무 장화의 특성상 발에 땀이 많이납니다. 저도 작업을 마치고 신발을 벗을 때 정말 땀이 물처럼 흐르고, 발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났습니다. 땀 흡수에 좋은 양말로 신으시고 돌아오기 전에 양말을 반드시 갈아신어야 함으로 여분의 양말도 꼭 준비해 가세요.

5. 아침은 든든히 먹고 가세요. 저희 같은 경우는 배정받은 방제 장소가 본부에서 30분이상 떨어져 있는 지역이라서 이동하는 시간이 아까워 몇명이 차에 가서 김밥을 가져다가 끼니를 때웠습니다. 어떤 곳으로 가시게 될지는 모르지만 현지에 가면 밥먹는 것이 사치로 느껴지니 미리 많이 먹고 가시는 것이 작업과 개인을 위해서 도움이 될 것입니다.

6. 작업장 주위에는 화장실이 없습니다. 있다고 하더라도 문고리 없는 재래식 이동 화장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간에 휴게실이나 본부 근처에서 생리 현상은 미리 해결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아니면, 정말 산속을 찾아 가서 자연의 부름을 받던가, 20~30분이상 이동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어제 보고 느낀 것은 정말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시간이 허락되시는 동문들은 모두 모두 동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돌아오려고 차에 올라 타자 다가와서 고맙다고 인사하시던 현지 아주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합니다. 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나야 하루 봉사로 끝나지만, 생활의 터전을 잃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생존과의 전쟁을 하고 계신 그분들을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그럼 가시는 모든 분들 승리하시도록 기도로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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