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의 변칙 세습을 우려한다!

 

최근의 한국교회는 사회적 공공성 측면에서 빛과 소금은 커녕 우려와 불신을 넘어 조롱과 냉소의 대상으로 전락한 지 오래이며,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발표한 ‘201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가톨릭 29.2%, 불교 28.0%, 개신교 21.3%).

이와 같은 상황에서 자숙과 자정에 매진해야 할 한국교회가 대형교회 및 이를 추종하는 일부 중소형 교회들을 중심으로 ‘교회 세습’이라는 또 다른 병폐를 확산시키고 있는 점은 한국교회의 개혁과 건강한 발전을 염원하고 기도하는 이들에게 깊은 우려와 슬픔을 안기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공론화되는 가운데, 일부 교단을 중심으로 ‘교회세습방지법’을 채택하는 등 정화 노력에 앞장서기도 했다. 교회세습방지법의 제정은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세습 관행에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한국사회 전반에 교단의 세습 근절에 대한 자정 의지를 천명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명성교회 김삼환 담임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에서 하남지역에 분립 개척한 새노래명성교회에 담임목사로 내정되었다. 3월 8일에 2천 5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창립예배도 드렸다. 김하나 목사가 담임목사로 내정되기까지 김삼환 담임목사의 후광이 없었다고 말할 수 없다. 김하나 목사는 창립예배에서도 명성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부모가 초대형교회의 담임자라는 사실만으로 이 같은 특혜를 누리게 된다면 그러한 조건을 가지지 못한 수많은 목회자들은 박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는 유․무형의 특권이 혈연적으로 계승되는 것을 교회 세습으로 규정하며, 이번 새노래명성교회 창립 역시 변칙된 교회 세습 형태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는 바이다. 수년전 예장 통합교단의 모 교회가 막대한 지원을 통해 지교회를 세우고, 그 아들을 담임목사로 내세워 변칙세습 논란을 빚은 점을 깊이 주지할 때, 이번 명성교회의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우려와 슬픔을 표한다.

또한 교회세습방지법 제정 이후 직계간의 담임목사직 대물림이 제재를 받게 됨에 따라 이와 유사한 형태의 편법 세습들이 계속적으로 시도될 것이다. 이는 세습방지법 제정을 통해,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그간의 자정의 노력을 훼손하는 행위이다.

이에 세반연은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로부터 공신력을 회복하여,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위해서 도구로서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기를 소망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명성교회 당회와 김삼환 담임목사는 김하나 목사가 새노래명성교회 담임목사로 내정되기까지의 공식적인 논의 절차와 지원 내용을 투명히 밝혀주기를 바란다.

2. 김하나 목사를 명성교회 담임목사로 복귀시키는 등의 편법 세습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해주기 바란다.

3. 예장 통합 교단은 유사한 편법 세습 시도가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여 그 같은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처해주기를 바란다.
 
 

2014년 3월 10일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공동대표 김동호․백종국․오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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