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 진정한 회개입니다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써 보여라”(마태복음 3장 8절)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 검사가 지난 1월 26일 검찰청 내부전산망에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소속 안태근 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밝히고, 1월 29일 같은 내용으로 JTBC 뉴스룸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우리는 서지현 검사가 오랜 아픔과 편견을 깨고 우리 사회의 숨은 악의 뿌리를 들추어냄으로 우리 사회를 보다 깨끗하게 만들어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드러난 수많은 악과 잘못된 관행들을 고쳐나가는 일에 우리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함을 상기하며 다음과 같이 요청하는 바입니다.

첫째, 법무부는 서지현 검사가 제기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성추행 사건은 물론이고, 이 외 덮여있던 검찰 내 성추행 및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 문제를 발본색원하는 계기를 삼아야 합니다. 아울러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사건을 제기했을 때 이를 무마할 뿐 아니라 오히려 인사상의 불이익까지 주었던 일에 대해서도 진상조사 및 합당한 처벌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안태근 전 국장은 자신이 저지른 성추행 사건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지는 것과 별도로 서지현 검사에게 진정으로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죄를 지었을 경우 하나님께 용서를 구할 뿐 아니라 내가 피해를 입힌 당사자에게 용서를 함께 구하는 것이 성경의 원리입니다. 술 취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변명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억을 살려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법적인 책임을 적극적으로 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이것이 진정한 회개임을 가르치고 지도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각종 성범죄와 관련해 교회와 기독교 기관에서 자신의 죄를 드러내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피해 폭로는 지난 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미투 운동의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해 미투 운동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서 일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성범죄 관련해 종교인들의 상황도 세상과 큰 차이가 없는 현실을 생각할 때 교회와 기독교 기관들은 이 사건이 주는 메시지를 새기며 먼저 자신의 죄악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일을 시작함으로 이 일에 사회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사건 폭로가 우리 사회와 교회에 주는 메시지를 깊이 새기며,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죄를 하나님뿐 아니라 피해자에게 직접 용서를 구하는 진정한 회개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아가 교회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범죄를 근절하는데 앞장설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2018년 1월 30일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 “진주지검”에서 “창원지검”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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