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다시보기]

*본 글에 나타난 통계자료는 2017년 1월 20~21일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하여 조사한 결과입니다.

<한국교회 신뢰도 ‘췌크’>

“교회와 세상,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가?”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역할에 관하여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한국교회는 교회 밖 세상과 잘 소통하고 있는가?’, ‘한국교회가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통합 기여하는가?’,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의 어려운 시국에서 한국교회가 적절한 역할을 하는가?’ 이 질문들은 특별히 각각 4점 척도로 하여 물어보았다. 즉 질문의 보기로 ‘매우 그렇다’, ‘약간 그렇다’, ‘별로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를 제시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보통’이라는 답변이 없이 크게 ‘긍정’과 ‘부정’으로만 나누기 위함이었다.

결과는 ‘세상과의 소통’에서 38.7%, ‘사회통합’에서 33.3%, 그리고 ‘어려운 시국에서 교회의 역할’에서 22.2%가 ‘긍정’으로 대답했다. 소통이나 사회통합에 대한 응답은 생각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종교가 ‘소통과 통합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생각을 해 보면 이 질문의 의도 자체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기독교가 그런 일을 잘했는지 자문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래서 ‘예상외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 그렇다고 이러한 응답을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는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사회통합은 종교의 아주 근본적인 사회적 기능 중에 하나다. 이 부분에서 긍정적인 대답이 33.3%에 그친 것은 분명 오늘날 한국 기독교의 약점이다. 다른 종교에서 이런 여론 조사가 없어서 비교 대상이 없다는 부분이 상당히 아쉽다.

‘현 시국에 대한 한국교회의 역할’에서 긍정적인 대답이 상당히 적게 나온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 본 여론조사를 2017년 1월에 실시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이었다. 즉 시국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던 때라는 것이다. 이 때 이렇게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은 그만큼 기독교의 역할이 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과거 한국교회는 사회 이슈나 그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상당히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일제 강점기에 교회가 했던 역할들은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해방 전후의 정국에서 이승만, 김구, 여운형 등 기독교인 지도자들이 민족 문제에 앞장섰던 선례가 이를 증명한다. 민주화 운동이 일어날 때도 교회는 독재에 적극적으로 저항했고, 반대 진영에서도 교회는 적지 않게 현실적으로 참여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한국교회는 최근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교회의 위상이 많이 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에 기독교인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고 스스로 기독교인임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가 현실적인 문제에 있어서 그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시민들의 인식이다. 결국 현재 한국기독교의 현실이 시민에게 왜곡되어 있거나, 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 자리 잡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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