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이 완연했던 2월의 마지막 토요일. 좋은 날씨에 외출한 사람들로 북적이던 북촌 언덕의 정독도서관 한쪽 교실에서 자체휴강 프로젝트 오픈배움터 “나를 찾는 토요일” 첫번째 강좌가 열렸습니다. 저마다의 기대로 10명의 글동무들이 모였는데요. 어떤 시간을 함께 보냈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자체휴강 프로젝트’ 오픈배움터 <나를 찾는 토요일 1회차>
– 나를 표현하고, 일상을 가꾸는 글쓰기 편
‘신선함 모임과 배움을 원해서, 친구를 따라 그냥, 학생들에게 글쓰기에 대한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싶어서, 마침 지나가다가 안내문을 보고 시간이 되서, 부모님의 추천으로.’
“나를 찾는 토요일” 첫번째 시간에 함께 한 분들께서 어떻게 참석하게 되었는지 나누어주신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인 글쓰기 강좌에 앞서 서로 소개를 하고 참여하게 된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과 어색함을 풀어보았답니다.
‘나를 표현하고 일상을 가꾸는 글쓰기 편’의 길잡이 강사는 김혜진 동화작가님입니다. 먼저 본인의 동화를 소개해주시며 ‘이야기’와 ‘인물’을 만들어가는 방식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주인공의 나이는 몇살 쯤 되었을까요? 무슨 옷을 입었나요? 지금은 몇시인가요? 표정은 어떤가요? 날씨는 어떤가요? 길잡이 강사님의 질문마다 글동무들이 한명씩 돌아가며 대답을 하자, 인물과 배경과 사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어서 글동무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길잡이 선생님이 던진 10개의 질문에, 글동무들은 나름의 상상과 경험으로 답하며 인물과 배경과 사건에 살을 붙여갑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돌려보았는데요. 꽤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조금 다듬으면 바로 드라마를 제작해도 될 듯한 이야기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두번째 시간에는 길잡이 선생님이 진로를 선택하고, 도전하고, 길을 수정하고, 모험을 떠났던 이야기들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어떤 중요한 깨달음과 결과물은 반드시 여러번의 선택, 고민, 거절, 수정, 반복의 과정을 거쳐야만 얻을 수 있었다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후에는 조 브레이너드의 <나는 기억한다>를 따라 우리의 “나는 기억한다”를 써보았습니다. 각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기억나는 어떤 맛, 어떤 사건, 어떤 날씨, 어떤 분위기, 어떤 사람, 어떤 노래를 써내려갑니다. 이 것은 글쓰는 사람의 자라온 나날을 돌아보고 기록하며 기억을 끄집어 내는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무슨 기억을 써야하나 싶었는데, 하나의 문장, 하나의 기억을 쓰면 연달아 다른 기억들이 소환되고 끝없이 많은 기억들이 회상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오늘 각자가 집 현관을 나서는 순간부터 이 교실에 오기까지 있었던 일을 써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알랭드보통의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에서 발췌한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선생님 너무 빨리 하지마세요”에 착안하여 글쓰기를 해보았습니다. 집 현관에 서있는 나, 내가 본 것들, 나에게 다가온 외부 자극들을 떠올려보니 금세 몇 문단이 써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나는 기억한다>와 <자세한 이야기>의 도움을 받으니 시작도 못할것 같던, 시작을 하더라도 막힐 것 같던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새 사라졌음을 깨달았습니다. 보통 우리는 상상과 경험이 정리되어야 글쓰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글쓰기를 시작만 한다면 생각과 상상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더 풍성하게 우리에게서 떠오른다는 강사님의 말을 이해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되어 강사님을 먼저 보내드리고, 글쓰기 동무들은 남아 오늘 하루의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조혜진 위원께서 준비해주신 질문지를 바탕으로 최근의 나의 감정은 어땠는지, 지금은 어떤 느낌인지, ‘나를 찾는 토요일’에서 가장 크게 와닿은 부분과 앞으로 자신과 일상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돌아가며 이야기햇습니다. 기대보다 배우고 얻은 것이 많았다는 분, 글쓰기에 대한 선입견과 두려움이 해소되었다는 분, 강사님께서 추천해주신 글쓰기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들을 꼭 읽겠다는 다짐을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한 ‘오픈배움터 나를 찾는 토요일’ 첫 강좌가 아주 인격적이고 깊이있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탁월한 강사 김혜진 작가님, 그리고 진지한 태도와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모임을 풍성하게 만들어주신 10명의 참가자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3월 23일에 열릴 두번째 나를찾는 토요일도 많은 기대와 참여! 부탁드려요 ^^
<나를 찾는 토요일은> 기윤실 청년운동본부 ‘자체휴강 프로젝트’의 오픈 배움터로,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 찾아옵니다! 나를 찾고, 나를 표현하고 싶은 모든 분께 열려있습니다. 누구나, 청년입니다. ^^
● 문의 : 김현아 팀장 02-794-6200 cem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