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1주년 기자회견>

기후정의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갑시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약속을 따라 정의가 깃들여 있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베드로후서 3:13)

 

2022년 3월 16일(수) 오전 11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  |  유튜브생중계

지난해 2021년 3월 9일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이 출범했습니다. 1년 간 우리는 거리 피케팅과 기후행동학교, 수요기도회와 정책협의회, 교단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위원회와 기구의 구성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등을 통해 한국사회와 교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일에 나섰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수많은 이들이 기후위기 시대에 한국교회가 깨어나고 변화되기를 요청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징후와 절박한 요청에 응답하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기후위기 비상행동 10년 운동과 2050 탄소중립 선언을, 교단들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통해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발걸음에 동참했습니다. 우리는 믿습니다. 우리 안에 선한 일을 시작하신 분께서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그 일을 완성하실 것입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목전에 와 있습니다. 금번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이하 IPCC)의 6차 연례보고서 2실무그룹 보고서는 심각한 기후위기의 재난이 우리의 앞에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2실무그룹 보고서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로 막아낸다 할지라도 육상 생태계 전체 종의 3~14%가 멸종위험에 처하고, 도시인구 3억 5천 만 명이 물부족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5℃는 과학으로서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답이었습니다. 더 고통스러운 사실은 2021년 발표된 IPCC 6차 보고서 1실무그룹 보고서가 전한 사실에 따르면 IPCC가 송도에서 승인한 1.5℃ 특별보고서가 제시한 2050년 탄소중립 달성보다 약 10년 가량 앞당겨 탄소중립을 이루지 않으면 1.5℃ 이내로 기후위기를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다는 사실입니다. 1.5℃로 막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는 더욱 암울할 것입니다.

기후위기는 새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우리에게 요청합니다. 기후위기는 가장 약하고 가난한 이들의 삶부터 고통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가뭄, 홍수, 산불, 태풍, 한파, 폭염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기근과 온열 질환, 삶의 터전 상실을 통해 난민이 되도록 내몰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쪽방촌의 거주자들과 농어민을 비롯한 수많은 이들이 기후위기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를 새로운 정의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탄소중립을 이루고 기후위기를 막아내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우리가 이루어야 할 세상은 기후위기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정의로운 세상입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삶의 터전이 무너져서 고통받는 이들이 생겨날 때 그들과 함께하는 교회와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새로운 과제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그들 곁에서 정의롭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일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이에 우리는 새로운 정부에 이렇게 요구합니다.

첫째, 핵발전이나 공학적 해결방식에 대한 맹신을 버리십시오.

핵발전이나 공학적 해결방식에 대한 맹신으로는 당면한 위기의 옷자락도 잡을 수 없습니다. 가능성 없는 일을 위해 재정과 행정력을 투입하는 것은 후회만을 키울 것입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가능성 있는 해결책을 선택하여 힘을 쏟으시길 바랍니다.

둘째, 기업과 정부, 시민 사회 전체가 함께 전환의 길에 나서야만 합니다.

IPCC 보고서를 통해 전해진 과학자들의 경고에 걸맞게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이하 NDC)를 상향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빨리 탄소중립에 도달 할 수 있는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탄소 감축 로드맵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러한 책임을 방기한 채 과거 정권의 해결방식으로 회귀한다면 기후위기에 놓인 국민들의 삶을 외면한 최악의 정부라는 평가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셋째, 기후위기로 인해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을 고민해야 합니다.

기후위기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피해자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사회의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가장 심각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는 고통을 가중시킬 뿐입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거나 생계를 위한 수단을 잃어버리는 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만드는 일에 착수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처한 현실과 전망이 어둡지만,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약속을 따라 정의가 깃들어 있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새로운 날을 소망하며 오늘 우리의 현실을 변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가 새롭고 정의로운 세상의 마중물이 되도록 끊임없이 변화를 요청할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변화를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거리에서 외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미래가 공포와 두려움에 잠식당하지 않도록 우리는 깨어 기도할 것입니다.

2022년 3월 16일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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