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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기윤실 회원총회+신년강연회
“양극화해소와 기윤실 운동” 강연
이 글은 [2016년 기윤실 회원총회+신년강연회]에서 임성빈 공동대표(장신대 기독교와문화)가 발표한 “양극화 해소와 기윤실 운동” 발제를 녹취정리한 내용입니다. 본문의 텍스트와 함께 첨부된 PPT 자료를 참고해주십시오.
[텍스트]2016년신년강연회_양극화해소와기윤실운동(임성빈).pdf
[PPT]2016년신년강연회_양극화해소와기윤실운동(임성빈).pdf
2016년 기윤실 회원총회+신년강연회
양극화 해소와 기윤실 운동
임성빈 공동대표(장신대 기독교와문화 교수)
양극화라는 주제에 대해서 기윤실이 어떤 운동을 할 수 있을까? 그 과제를 여러 회원님들과 나누려고 이 자리에 섰다. 해답을 갖고 선 것은 아니다. 다만 21세기 초반부에 대한민국에 사는 신앙인으로서, 특별히 기윤실 회원으로서 양극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을지 비전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섰다.
경제적 · 사회적 양극화 현상
우선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 상위 10% 계층에 전체 부 66%가 편중되어 있다. 하위 50%는 전체 자산의 2%만 소유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더 심화 되고 있다. 즉 양극화가 극심한 것인데, 이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적 현상으로 미국과 영국이 특히 심하다.
소득과 소비로 좀 더 분류해서 보면, 소득 10분위는 아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소득 90분위의 소득이 변동 없이 낮은 상황이다. 빈곤탈출율을 보면 2014년 기준으로 8년새 최저를 기록했다. 5명 중 1명만 빈곤에서 탈출했고, 4명 중 3명은 고소득 유지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양극화 문제가 왜 중요한가 하면, 다른 것들은 현재의 이야기인데, 교육은 미래의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소득과 지역에 따른 교육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교육비 문제가 심각한 것은 다 알 것이다. 4년제 대학에 고소득층의 72.9%가 진학하는데 비해 저소득층 39.3%에 머물렀다. 상위권 성적의 학생들도 고소득층은 90.8%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만 저소득층 75.6%로 비교적 낮다. 요즘은 학생들의 실력만으로는 대학에 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주거의 양극화는 말할 것도 없고. 고용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20대를 소위 에코세대라고 하는데 교회가 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사역을 할 수 있을까? 예전처럼 경배와 찬양만 해서는 되지 않는다. 지금 젊은이들은 왜 대기업만 가려고 할까? 이유는 대기업의 급여가 중소기업보다 174% 많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은 54.4%가 된다. 청년들이 모여도 커피 한 잔 하기도 쉽지 않다. 청년들에게는 아주 현실적인 어려움인 것이다.
이념의 양극화는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갈등으로 꼽힌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막말을 하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1등을 하는데 그를 지지하는 복음적 그리스도인이 30%가 넘는다. 복음주의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제도이지만 예전에는 양당의 중첩되는 중도적 입장이 많았는데 지금은 점점 그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교회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대형교회과 미자립교회 사이,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사이 등 규모뿐만 아니라 우리 안에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격차가 심하다. 특별히 이념적 이슈, 성소수자 이슈, 이슬람 이슈 등에 가장 극렬히 반대하는 그룹이 개신교다. 물론 차별금지법 초안을 만든 사람들 중에 아주 복음적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이렇게 우리 안에도 엄청난 양극화가 존재한다. 경제, 정치, 사회문화적, 신앙적으로도 양극화가 심하다. 과연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양극화의 결과
예전에는 불평등 이슈가 많았는데 양극화는 불평등보다 더 심각하다. 불평등은 상대적인데 비해 양극화는 진영이 더 확실하다. 계층 안에서는 간극이 좁혀지고, 계층과 계층은 멀어지는 것이다. 소위 계급투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헬조선’, ‘흙수저’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이야기가 처음 나올 때 저는 연구 학기를 보내고 있어서 도서관에 있었다.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헬로우 조선’인 줄 알았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현장을 떠나 있으니 이렇게 모르겠더라. 그런데 그 뜻을 알고 나도 기성세대가 되었는지 지옥이라고 하니, 기분이 나쁘고 감정적으로 굉장히 안 좋았다. 조금 더 공부를 해보니 왜 그러는 줄 이해되긴 했다. 2015년 7월 한달동안의 트윗분석을 한 기사를 봤는데, 가장 많이 나온 단어들이 ‘헬조선’, ‘꼰대’, ‘죽창’, ‘노오력’, ‘지옥불반도’, ‘망한민국’, ‘탈조선’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양극화에서 뿜어져 나오는 현상들이다. 좋아하든 아니든 현실의 일부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갈등지수가 OECD 국가 중에서 5위이고, 갈등관리지수는 27위다. 갈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너무 버거운 이슈지만 기윤실이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다루려고 하는지 솔직히 걱정이었다. 지금도 걱정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이슈다. 갈등이라는 것이 이렇게 커지고 우리 사회 희망을 앗아가고 있다.
양극화 시대의 기윤실 운동
윤리라는 것은, 특히 우리 기윤실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맛본 사람들이 우리가 이제 어떻게 살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릴지, 서로 사랑을 나누며 살지 고민하는 것 아닐까. 하나님께서 새 피조물로 부르셨는데 화평케 하는 자, 피스메이커(Peace Maker)로 살아야 한다. 갈등은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갖고 극복해야 할 상대이다. 양극화 이슈는 피할 수 없다.
문제는 뭐냐? 다들 열심히들 하는데 우리 사회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나빠진다. 기윤실 뿐만 아니라 운동하는 사람들, 특별히 간사들이 작은 승리를 맛보는 경험이 별로 없고 그래서 기쁘고 만족하게 일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교회 목회자들도 그렇고, 우리 대부분이 그렇다. 마음이 아프다. 개별적으로는 열심히 하는데 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까?
데이비드 헌터라는 학자가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한 운동에 대해 분석을 했다. 그런데 결국 한 것이 뭐냐? 다 정치에 뛰어들어 열심히 참여했는데 결국 만든 결과가 조지 W. 부시의 재선이었다. 그래서 다들 굉장히 반성하고 후회를 했다. 한 마디로 열심히 했는데 변죽만 울렸고 너무 운동만 했다는 것이다. 현상적인 것만 가지고 우리끼리 놀았지, 세상 주류 담론이나 문화에 태클을 걸지 못했다. 다음 세대가 재생산 안 되고 명망가들만 남았다. 우리도 똑같은 상황이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헌터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기독교는 하위 부분에만 집중하면서 문화생산의 중심에서 소외되어서 변죽만 울렸다는 것이다. 한국 기독교도 다르지 않다. 표면적인 것만 두들겼지 본질은 취약하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변혁의 사례들을 보면 결코 혼자 한 것이 없다. 로마제국의 변혁도 지도자와 귀족과 교부들이 함께 했고, 유럽의 개종도 귀족과 지주와 수도원이 결합했다. 종교개혁도 상업엘리트들과 대안적 지식인이 함께 했다. 대각성 운동, 노예제 폐지 운동도 마찬가지다. 즉 대안적 지도자 세우는 것이 중요한데 네트워크를 세우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무엇 할 수 있을까? 사실 기윤실이 한 일 많다. 발로 뛰는 일 많이 했다. 또 기윤실로부터 분화되어 나간 단체들이 많다. 오래전 기독법률가회로부터, 교사모임 외에도 최근에 차상위 계층의 중학생 아이들을 섬기고 있는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이나,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아니지만 기윤실 교사모임이 모판이 되어 생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활동은 얼마나 대단한가. 영역별로 작은 대안들의 지속적 실천이 계속됐고 지금도 중요하다. 자기 영역에서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하기 보다는, 전체 뿌리 속에서 양극화를 막을 수 있는 비전, 한국교회가 공유하는 비전을 제시하면 좋겠다. 세상에 대안적 비전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같은 모임이 되어야 한다. 그린피스 같은데 보면 공부를 엄청 하고 정책의 핵심을 때린다. 그런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다 하자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연대로 풀어가자는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모여 있고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되지 않을까. 이 분들을 각자 영역에서 지원하고 외롭지 않게 네트워크 구성하면 좋지 않나. 이런 역할 많이 하면 좋겠다. 개별적 실천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 담론을 형성하고 네트워킹을 이뤄서 우리가 지금 감당할 일을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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