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이 본격 청년위원회 대심방(?) – 청년위원 그룹미팅 후기

부제: 이것은 심방을 하는 것인가, 심방을 받는 것인가.

냉이(홍천행 기윤실 간사)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설레고 흥미롭습니다. 여행을 가고, 책을 읽는 것처럼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확장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기윤실 청년위원회를 맡게 되었을 때도 청년위원님 한 분 한 분의 서사를 들어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되는 맘이었는데, 그래서 현아 님의 청년 위원님들을 한 분씩 만나는 건 어떠냐는 제안에 즐거운 마음으로 응했습니다. 청년위원회 안에서 어떤 활동들을 함께할 수 있을지, 어떤 마음으로 기윤실 청년위원회에 함께하게 되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9월 청년위원회 모임

10월 13일, 상규, 도연 님과의 만남

 

처음 모임은 도연, 상규님과 함께했습니다. 이 모임에서는 도연, 상규님의 얘기를 듣기보다는 제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교회에 대한 고민을 주로 나눴는데, 구체적으로는 주중에 기독 활동가로 삶을 살아가는 제가 주일에 교회 청년부 안에서는 어떤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도연님이 속해있는 교회의 의사결정 구조나 청년부 재정 자치, 상규님이 속해있는 교회에서 어떻게 사회선교적인 움직임이 있는지를 얘기해주셨는데 이 얘기들을 들으면서 교회 안에서 어떻게 내가 하는 활동을 설명하고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고민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모임은 소희, 종원, 하영님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저는 청년위원님들에게 여는 공통 질문을 “어떻게 기윤실에 들어오게 되셨나요?”라고 했는데, 각자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종원님은 만남 전에 제가 기윤실에 들어오기 전에 어떠한 고민과 활동을 해오셨는지 알 수 있는 자료들을 먼저 주셨고, 그것들을 읽으면서 종원님 신앙의 여정이나 방향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관심 영역인 이주 인권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이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종원님이 일하는 에픽로그협동조합에서 개발한 “시크릿도어”라는 이주 인권 관련 웹기반 방탈출게임을 소개받기도 했습니다. 소희 님은 어떻게 종원님에게 꼬심(?)을 당해서 기윤실 청년위원회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얘기해주셨는데, 청년위원회에 어떻게 다양한 청년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저는 흥미롭게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영 님은 이전에 여러 번 기윤실의 다양한 회의와 활동에서 만났던 터라 유독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하영 님이 관심이 있는, 그래서 좋은 나무에서도 나눠주셨던 교회학교에 대한 얘기, 교회 내 의사결정의 얘기를 어떻게 평등하고 민주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교회가 할 일이 많고, 가야 할 길이 멀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10월 16일, 소희, 종원, 하영 님과의 만남

10월 20일, 자은, 혜진 님과의 만남

 

세 번째 모임은 자은, 혜진님과의 만남입니다. 이 만남에서는 MBTI나 에니어그램, 사람과 관계에 대한 얘기와 같은 소소한 스몰톡도 하고, 교회와 신앙에 관해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자은님의 경우 청년위원회 전에 8월 복음과상황 지면을 통해 먼저 알게 되었는데, 대화를 통해 신앙의 여정을 들으며 좀 더 응원하고 지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혜진님은 요즘 비폭력대화(NVC)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느끼는 점은 단순히 대화의 방식이나 기술로서의 교육이 아닌, 명상 또는 영성훈련과 같이 연습을 통한 체화가 필요한 것이고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실제로 보니 마음이 울림이 있었다고 얘기해주셨습니다. 대화를 통해 좀 더 일찍 다양한 신앙적 배경을 가진 사람과 교류하며 이해할 수 있었더라면 내가 좀 더 넉넉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고, 내용적인 옳고 그름 뿐 아니라 그 내용을 전하는 방법에서도 울림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 또한 했습니다.

다음에는 진영님과 자창님을 각각 만났습니다. 진영 님은 청년교회 교역자신데 어떻게 목회자로의 삶을 살게 되었는지, 교회 내에서 청년교회가 의사결정에 어떻게 참여하는지, 청년교회가 재정자치, 사역자치를 어떻게 이루어 가고 있는지 등을 섬세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발생하는 교회 내 위력에 의한 재정문제, 성문제 발생은 개인의 일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권한이 소수에게 집중된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해 보면 교회 내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한 권한을 청년이 가져가는 것, 재정자치, 사역자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과 동시에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중요한 재교육과정으로 기능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0월 24일, 진영님과의 만남

10월 27일, 자창 님과의 만남

 

자창님과는 주로 좀 더 거시적인 얘기를 했습니다.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저출생 이주민 비율 증가에 의한 갈등과 같은 어려움을 한국교회가 중재하고 평화를 만들어 가는 일을 해야 하지만, 현실의 많은 한국교회는 갈등을 조장하고 확대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와 같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현실이 답답하고, 심지어 ‘이러다 한국교회가 망하는 건 아닐까’하는 절망감도 들지만, 폐허가 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어떻게 일하실지 기도하고 우리를 부르신 그 자리에서 삶을 살아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능하면 10월의 모든 청년위원분을 만나고 싶었지만, 미연님은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평신도학교에서 함께 구약을 공부하고 있는 터라, 다음에 꼭 강의 전 저녁을 따로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청년위원 님들이지만, 공통으로 느낀 점은 우리가 가진 신앙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청년위원회를 맡은 활동가로 다양한 청년위원님들의 영역과 활동을 어떻게 씨줄과 날줄로 엮어서 운동성 있는 청년활동을 만들어 낼지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우리가 걷는 이 길에 함께해 주시길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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