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의주간(9/1-7) 공동기도문

 

기후정의주간에 교회와 공동체의 모임과 예배에서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모든 피조물을 창조하시고 더불어 살아가게 하신 창조주 하나님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과잉소비는 당신의 창조세계를 파괴했고, 다른 이들의 생명을 빼앗아 나의 편함과 풍요로움을 누렸습니다.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했던 당신의 창조세계는 이제 심각한 위기의 상황 속에 있으며, 인간의 탐욕은 스스로 멈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매년 역대 최고의 추위, 더위, 가뭄, 폭우, 폭설이라는 말들이 우리들의 귀를 채웁니다. 누구에게는 그저 이상기후일지 모르지만, 약자들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재앙으로 다가갑니다. 비장애 중심 사회에서의 장애인은 이동과 접근의 제한으로 쉽게 고립되고, 여성들의 몫으로 맡겨진 노동의 현장은 위기 상황 속 쉽게 큰 피해에 노출됩니다. 농어민들의 삶은 위협받고 있고, 생물들도 안전하지 못합니다. 도시 빈민들은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 죽음의 공간으로 변해갑니다. 옥외노동자들은 그들의 일터가 죽음의 위협 가운데 놓여있고, 청소년과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지쳐갑니다.

이 사실을 외면한 채 한국 정부는 핵발전을 늘리고 있니다. 이뿐만 아니라 설계 연한을 넘긴 핵발전소 수명연장과 핵폐기물 문제에 무대책으로 일관하며 지역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으며, 화력발전소 폐쇄계획으로 인해 실직에 놓이는 수천 명의 노동자를 외면합니다. 생태계 파괴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온갖 대규모 개발사업은 오직 돈벌이, 이윤만을 추구합니다.

창조주 하나님! 무참히 짓밟히는 세계와 존귀한 생명의 울부짖음을 외면하고 있는 우리를 용서하소서. 우리에게 이제 더 이상 남은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 희망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 이 현실 속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무엇을 ‘지금 당장’ 해야 하는지를 깨닫고 행동하게 하옵소서. 탐욕을 기반한 정책과 삶을 내려놓고 절제의 삶을 살아가며 성장을 추구하는 이들과 맞서게 하소서.

불평등과 부정의에 따라 차별적으로 작동하는 기후재난의 현실과 정부의 핵발전소 수명연장, 신규핵발전소 건설계획,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가 목전에 다가온 지금, 말로만 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변화를 위해 목표를 세우고 행동하는 우리가 되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생명과 정의와 평화의 주님. 이번 9월 7일 기후정의행진을 통해 신공항, 국립공원 케이블카, 4대강 등 생태계 파괴 개발사업에 맞선 여러 현장을 기억하고 함께 연대하고자 합니다. 약자들의 편에 서셨던 주님! 권력의 횡포에 저항하며 십자가에 매달리셨던 주님! 당신의 자녀인 우리도 당신이 걸어갔던 그 십자가의 길을 기꺼이 걸어가고자 하오니 지치지 않게 하시고, 우리에게 굳건한 믿음과 용기를 더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 십자가의 길이 인류 구원과 창조세계 회복의 길임을 믿습니다. 이 땅의 모든 피조물의 고통에 공감하며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우리와 세상을 정의롭게 변화시켜 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 기도가 드려지는 곳마다 생명과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께서 함께하여 주실 줄 믿사오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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