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VE letter 78호 보러가기
써퍼 님,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꽤 자주 슬픔과 평화가 공존합니다. 다른 이의 괴로움과 슬픔이 나의 기쁨이 되고, 나의 고통과 절망이 누군가에겐 그저 평화로운 일상이 됩니다. 주님의 자녀임을 고백하며 예수님을 따라 살겠다고 다짐하는 우리 또한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나의 평화 옆 당신의 슬픔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리뷰
글_진느(조혜진 기윤실 청년위원)
유대인을 학살한 독일은 나쁘다. 유대인 학살에 동참하거나 침묵한 독일인도 나쁘다. 그 명제를 알고 있는 우리에게 담장 너머의 행복은 소름 끼치게 잔인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인간다움의 성정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을 절제된 평화로 마주하다 보면 ‘그 시절의 나치는 정말 고약했군’이라며 함께 손가락질하기보다 내 일상의 평화, 내가 만들고 지킨 경계 안의 행복에 묵직한 질문이 던져진다.
…
나에게도 그렇게 눈앞에 존재하지만, 맹점이 되어버린 미미하게 스러져가는 인간성은 정말 없을까. 비명 지르고 있지만 이명처럼 퍼져나가 구분할 수 없게 된 타인의 슬픔이 없을까.
…
폴란드 여행을 했었다. 아우슈비츠 지역에 있는 강제 수용소에 가는 버스 티켓을 구매하며 행선지를 말할 때 독일어 발음인 ‘아우슈비츠’가 아닌 ‘오슈비엥침’이라는 폴란드어 단어를 사용했더니 티켓 판매원이 활짝 웃었던 기억이 난다. 가끔은 슬픈 이들의 편으로 기울어진 경계를 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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