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불신 75.4%·· 신뢰는 19%
기윤실, 2026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공론장 참여 방식의 구조적 전환이 매우 절실해”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절반 가까이는 한국교회를 극우 성향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은 지난 27일 ‘2026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윤실 지형은 이사장은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향해서 계속 순례하는 미완성의 공동체”라며 “오늘 기윤실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한국 교회사 성서에 근거한 기독교 신앙의 본질에 뿌리를 깊이 내리며 세워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기윤실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2026년 1월 5일부터 10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자 75.5% 한국교회 신뢰하지 않아·· 47.1%가 극우로 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9.0%에 그쳤고,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5.4%로 나타났다. 2020년 63.9%, 2023년 73%와 비교하면 하락세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목회자와 개신교인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았다. 목사의 말과 행동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1.1%,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3.7%였다. 개신교인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도 신뢰 18.7%, 불신 75.5%로 조사됐다.
한국교회 이미지에 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62.3%가 ‘종교적 신념을 우선한다’고 답했다. ‘사회 공동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응답은 20.9%에 그쳤다. 이념 성향 인식과 관련해서는 47.1%가 극우, 30.1%가 중도, 8.3%가 극좌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하락하는 신뢰도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과제는 무엇일까. 응답자의 24%는 ‘공공의 이익보다 교회의 이익을 앞세우는 태도’를 문제로 지적했다. 이어 ‘타 종교에 대한 태도’(22.1%), ‘불투명한 재정 사용’(18.9%) 등이 뒤를 이었다.
신뢰도 제고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활동으로는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이 58.6%로 가장 높았고, ‘봉사 및 구제 활동’(19.4%), 환경·인권 등 사회 운동(4.8%) 순으로 나타났다.
“공론장 참여 방식의 구조적 전환이 매우 절실해”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석 발제에 나선 장로회신학대학교 성석환 교수는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는 교회 내부 개혁보다 공론장 참여 방식의 전환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성 교수는 “교회 내부의 개혁 의제에 집중하는 에너지와 또 외부에서 한국교회에 요청하는 사항이 불일치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내부적으로 개혁하는 게 한국교회 전체의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활동으로 56.8%가 윤리·도덕 실천 강화라고 응답했다”며 “나도 학교에서 기독교 윤리를 가르치는데, 주로 사회 정의와 환경, 생태를 강조한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더 많이 해야 할 사회 활동으로 윤리·도덕 실천을 강화해야 한다고 나왔다. 즉, 내부의 여러 가지 계몽과 각성 운동이 윤리·도덕 실천 강화 운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의 개혁과 논의들이 윤리·도덕 실천 강화로 번역돼 드러나지 않으면 한국교회 신뢰도 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어떤 특정 정치 세력과 일치성을 드러내는 것이 신뢰도를 높이는 게 아니라 온건한 중간 지대, 완충지대가 확장돼야만 신뢰도가 높아진다”며 “공론장 참여 방식의 구조적 전환이 매우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교회 목사가 극단의 정치 행동을 하면 언론 보도로 확산하고, 이걸 본 국민 대부분은 ‘한국교회가 이렇구나’ 하며 신뢰도 하락이 고착화된다. 그러면 교회는 방어적 대응 ‘왜 우리 보고 뭐라고 하느냐? 우리 좋은 일 많이 한다. 언론이 문제다’라며 불신 심화 행위를 가속한다. 그리고 내부 결속을 강화한다”며 “외부와의 거리를 더 벌리고, 그런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신뢰를 축적하는 경로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며 “공론장에서 구사하는 언어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정치 참여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 독선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의 소통은 한국교회 전체 이미지를 각인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신뢰 하락 국면에서는 교회 내부의 개혁적 프로그램이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갈등하는 공론장에 참여해서 공동의 선으로 이끌 역량 있는 중재자 집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극우적인 정치참여 모습으로 부정적 인식 높아져”
주제 발제에 나선 한신대학교 김상덕 교수는 “종교가 극우화된 정치에 사용되는 부정적인 영향에 휩쓸려 가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공공성을 강조할 때, ‘광장의 기독교’라는 말을 많이 쓴다”며 “그러나 지금 광장의 기독교라고 하면 정의로운 이미지보다는 다른 이미지가 떠오르는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깥에서 볼 때 기독교, 특히 광장의 기독교는 완전 대화가 되지 않는 그런 집단으로 여겨진다”며 “한국교회 신뢰도 하락의 원인이 뭐냐면, 극우 정치화되고 있다는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가 극우 성향이라고 답한 비율이 47%로 가장 높았다. 또 93%가 목사가 정치적 참여를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며 “이 평가는 한국교회와 목사님들이 정치적 참여하는 걸 부정적으로 생각하는데, 그 원인은 그냥 정치적 참여가 아니라 극우적인 정치참여의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기윤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