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다시보기]

*본 글에 나타난 통계자료는 2017년 1월 20~21일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하여 조사한 결과입니다.

<한국교회 신뢰도 ‘췌크’>

“투명한 교회재정에서 시작되는 교회신뢰”

 

조성돈(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

 

 

한국교회의 낮아진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고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응답자의 26.1%가 ‘불투명한 재정사용’을 꼽았다. 타종교에 대한 태도(21.9%), 교회지도자들의 삶(17.2%), 교인들의 삶(14.5%), 교회성장 제일주의(12.3%)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조사들과 비교했을 때, ‘불투명한 재정사용’이 지난 2013년 조사(22.8%)에서부터 급격하게 올랐다. 그 이전인 2008년, 2009년, 2010년만 해도 13%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보기들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오히려 ‘불투명한 재정사용’만 증가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를 종교별로 비교해 보면 천주교인이 28.4%로 가장 많았고,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30.1%였다.

 

‘재정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는 교회 내부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내부의 사람이 아니면 그 사용이 투명한지, 불투명한지 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신교인들은 오히려 16.1%만 이를 지적을 한데 비해서 가톨릭과 무교인들이 더 많이 지적한 것을 보면, 아마 교회의 재정 사용에 대해서 세밀하게 알았다기 보다는 추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교회 내부적으로 ‘재정의 투명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개신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재정운용에 관한 내규나 조항 등 다양한 장치를 두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부분은 성도들의 참여가 가장 적극적이다. 예결산위원회, 재정부, 당회, 제직회 등으로 나뉘어 집행과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것들이 건강하게 제 기능을 발휘한다면 앞으로 이런 지적은 감소할 것으로 본다.

 

다른 보기인 ‘타종교에 대한 태도’도 응답자의 종교별로 비교해보면 불교가 34.2%로 가장 많았고, 기타 종교에 있는 사람들도 29.7%로 높게 나왔다. 불교는 개신교와 부닥치는 일이 많다. 심심찮게 교인들 중에 절에 들어가서 불상을 훼손한다거나 땅 밟기를 하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불교도나 기타 종교에 속한 신도들이 개신교인의 전도대상이 되는 등 이러한 부닥침을 일상이나 언론을 통해서 마주할 때, 개신교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갖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한국사회는 종교적 신념보다 국가나 민족의 가치를 더 높게 여긴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교육받은 ‘종교상’ 중 대표적인 것이 국가적 가치에 충성하는 ‘호국불교’이다. 집단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종교는 개인적 차원의 신념을 넘어 집단이 하나 되어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여야 한다. 이러한 가치체계 안에서 자신의 종교만이 유일하게 진리이고 다른 종교에 있는 이들을 구원하겠다는 종교적 신념은 용납되지 않는다. 진리에서의 구분과 현실에서의 화합, 강조하지만 야합이 아니라 화합은 우리가 한국사회에서 취해야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교회지도자의 삶이나 교인들의 삶에 대한 지적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또 줄어드는 추세라는 것이다. 그래도 윤리적 부분에서 기독교인들이 더 나은 삶을 보여준 결과가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딴지를 걸어보자면, 이 사회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래서 교회지도자나 교인들의 비윤리적인 삶에 대해서 실망하는 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에서 교회의 비리와 목회자의 비윤리성을 고발하는 뉴스가 나오면 이에 관하여 극단적인 부정여론은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이것은 그런 일이 있어도 교회는 그럴 수 있다는 부정적 인상이 일반화된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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