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돈(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
*본 글에 나타난 통계자료는 기윤실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하여 2017년 1월 20~21일 조사한 결과입니다.
개신교는 앞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아래 도표를 살펴보자.
연도별 가장 신뢰하는 종교(2017년/2013년)
향후 10년 뒤 증가할 종교인식
1. 10년 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교로 ‘기독교’ 40.3%, ‘가톨릭’ 20.4%, ‘불교’ 12.1% 순으로 나타나, 우리 국민들은 국내 종교 중 기독교의 전망을 가장 밝게 내다보고 있었다. 반면, 최근 우리나라의 아시아권 외국인 거주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슬람교’에 대해서도 보기 항목으로 제시해 보았는데 응답자의 4.6%만이 이슬람교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2. 향후 10년 후 기독교가 가장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응답자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연령별로는 19-29세 연령층에서, 블루칼라 및 학생 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이슬람교의 경우 20대(9.5%), 화이트칼라(7.7%), 학생(9.7%)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지적됐다. 종교별로는 기독교 신자에서 자신의 종교가 가장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67.9%)이 가톨릭(48.4%)이나 불교(22.1%) 신자들 보다 높게 나타났다.
종교별로 가장 신뢰하는 종교를 묻는데 여전히 가톨릭이 가장 높게 나오고, 이후 불교와 개신교가 뒤를 잇는다. 지난 신뢰도 조사 결과와 다른 점이 있다면 불교와 개신교의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정도이다. 가톨릭이 꾸준히 신뢰를 받는 것은 이미 브랜드가 구축되었다는 부분이 크다.
종교사회학 이론 중에 ‘종교별 계층성 연구’라는 것이 있다. 어떤 종교 내지 종파에 모이는 사람들을 분석해 보면 사회적 계층별로 구분 지어 모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과거 ‘종교별 계층성 연구’를 보면 개신교가 중상층이고, 가톨릭이 중하층이었다. 불교는 하층으로 분류되곤 했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개신교와 가톨릭이 뒤바뀌었다. 오히려 가톨릭이 중상층으로, 그리고 개신교가 중하층으로 분류된다. 물론 이것은 정확한 데이터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각 종교의 이미지가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신뢰’라는 부분이 어쩌면 이런 이미지나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 결과 수도권에서 가톨릭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와 연관해서 살펴볼 부분이 있다.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들어간 ’10년 후 어느 종교가 가장 증가할 것으로 보는가?’ 하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개신교(40.3%)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가톨릭보다도 2배 정도 높은 수치이다. 이 질문을 보면서 선거 전 설문조사와 비교하게 되었다. 보통 정치인은 선거전에 지지도 조사를 한다. 그런데 또 다른 질문도 있는데 ‘오늘 투표를 한다면 누구에게 투표를 하겠는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질문을 할 경우 결과는 또 다르게 나온다. 여기에 당선 가능한 후보를 물으면 역시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선거는 마지막 질문에서 당선 가능성이 나오기도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내지는 자신이 직접 표를 주고 싶은 후보가 있지만, 그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없다면 사표 방지를 위해서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소신보다는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이번 질문은 어쩌면 개신교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서 유추된 결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말처럼 자신은 신뢰할 수도 호감을 느낄 수도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개신교가 성장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여기에는 개신교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두 가지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는 개신교는 성장 위주의 종교라는 것이다. 항상 전도를 열심히 하고 교회를 늘려나가는데 열심이니 분명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둘째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듯이 결국 자기 몫을 잘 챙기는 개신교가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여기서 응답자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우리가 부자에 대해서 그렇게 좋은 감정은 없는 것처럼 성장할 것이라는 종교에 대해서도 그렇게 좋은 감정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개신교가 성장만을 중시한다는 이미지를 사람들이 아직 가지고 있다면, 앞으로 개신교의 이미지를 개선해 나가는 데는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 산업화 사회에서는 성장 위주의 이미지는 긍정적 사고를 격려하던 시대적 정신에 부합하여 많은 사람에게 인기가 있었다. 이것이 한국교회가 70~80년대 급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 중의 하나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화 시대를 지나고 포스트모던과 영성위주의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아직 성장 위주의 이미지를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한계이다. 이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한국교회가 어떤 이미지를 가져와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