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하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과 법률 시안을 제출한 이후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논란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기독교 내에서도 이웃 사랑의 관점에서 차별금지법을 찬성해야 한다는 입장과 차별금지법이 동성애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현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이에 기윤실은 지난 9월 12일(토), 차별금지법안과 평등법 시안의 내용과 그 동안 교계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을 촘촘하게 검토해보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보완하는 것이 좋을지 논의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본 소식지에는 법안의 쟁점과 질의응답 대화를 요약하여 공유합니다.
※ 자료집은 기윤실 홈페이지(cemk.org) 자료실, 대담영상은 기윤실 유튜브(youtube.com/giyunsil)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대담> 차별금지법 제정의 의의와 보완과제는 무엇인가
❏ 일시 : 2020년 9월 12일(토) 11시~12시 40분
❏ 발제 : 차별금지법 약사와 2020년 법안 분석 – 박종운 변호사(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추진연대 법제정위원장)
❏ 진행 : 조성돈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
<법안 쟁점 비교>
<질의응답 주요 내용>
질의응답은 사전에 기윤실 회원들로부터 취합한 질문으로 진행했습니다.
질문1. 교회설교나 미션스쿨 강의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하면 처벌 받나요?
종교의 고유한 영역에서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설교는 목사의 가장 본질적인 직무이며, 종교 영역 안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성애가 신학적으로 죄라고 해서 혐오하고 선동하고 괴롭히는 것이 정당화 되지는 않습니다. 종교의 자유가 타인의 자유 및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차별금지법 안에 규범조화적인 해석 및 적용을 할 수 있는 기본 원칙을 만들어야 합니다.
*괴롭힘 (평등법 시안 제2조 7항) : 적대적/위협적/모욕적 환경조성, 수치심/모욕감/두려움 야기, 멸시/선동/혐오 표현
질문2. 목사에게 시정명령, 이행강제금, 손해배상이 적용되는 것 아닌가요?
인권위원회 평등법에는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 조항이 없습니다. ‘시정권고’는 강제성은 없지만 문제가 되는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권면하는 것입니다. 당사자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를 기대하며 사회를 바꿔나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손해배상의 경우는 ‘악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해당되며, 손해배상금의 하한을 500만원으로 했는데, 이는 재산상/ 정신적 위자료 성격으로 다른 법에도 있는 규정입니다.
*‘악의적’ (평등법 시안 제34조) : 고의성/반복-지속성/보복성/피해규모와 내용을 고려하여 법원이 판단
질문3. 외국에서는 동성애 커플에게 케이크 판매를 거부하여 처벌받았다고 합니다.
부분적 가짜뉴스 중 하나입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를 차별로 보지 않고 제과점 주인의 손을 들어줘 해당 주 법원으로 돌려보냈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차별 대상 영역에 ‘재화용역’ 부분이 있고, 기성 상품은 성소수자, 외국인, 장애인 등 누구에게나 판매해야 합니다. 그러나 창작자의 예술적 감각, 신앙과 관련된 작품의 경우 표현의 자유를 보호받아야 하기에 충돌과 논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보완 조항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가짜뉴스에 현혹되어 확인하지 않고 믿어버리면 안됩니다. 걱정이 되는 만큼 스스로 꼼꼼히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질문4. 동성애와 이단에 대해 성경과 양심에 따라 말한건데 그것을 왜 차별이라 하나요?
교회 내에서는 교리 상 지적할 수 있지만 사회영역과의 접촉 지점에서는 조심해야 합니다. 가령 사회생활이나 길거리 전도에서 ‘동성애자, 신천지는 지옥에 떨어질 것이고 상종도 하면 안된다’고 비방하는 것은 ‘종교/표현의 자유’를 넘어 배척과 혐오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독교인들이 선민의식과 의의 기준을 가지고 해왔던 사회 공공영역에서의 공격적 전도/선교의 방식, 시민들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본인의 신념에 따라 자유롭게 표현했던 방식들이 이제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국가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정통이냐 이단이냐’, ‘동성애자냐 이성애자냐’가 아니라 사회에 혐오와 증오가 발생하고 갈등이 심화되어 법적으로 문제되는지 여부입니다.
질문5. 신학교나 종교기관에서 타종교를 가진 사람을 채용하지 않으면 차별인가요?
해당 직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기관이 판단하여 채용할 수 있습니다. 기관의 독립된 재정으로 해당 종교의 교육이나 종교 활동을 하는 것은 종교의 영역에 국한되기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신학교가 종합대학이 되고 있고, 교회가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이 정부의 위탁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합리적 이유 없이 해당 종교의 사람만 채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종교영역과 공공영역의 혼합)
*차별예외사유 (평등법 시안 제4조) :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 상 불가피한 경우
질문6.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동성애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결단해야 합니다. 동성애자를 정말로 사랑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그들을 압박하거나 배척하지 말고 진실하게 대해야 합니다. 전도하고 선교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들을 계속해서 혐오하고 배제하고 차별하면, 그들 중 누가 개신교 교회와 함께하고 싶어 할까요? 차별금지법이 사회적 필요와 교회, 신앙이 충돌하지 않는 법으로서 잘 보완될 수 있도록 살펴보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가 진정한 사랑과 포용의 종교로 나아가고, 그리스도인은 가짜뉴스와 선동에 현혹되지 않고 스스로 분별하고 선택함으로서 시민사회와 약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글은 열매소식지 제277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