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돈(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

 

*본 글에 나타난 통계자료는 기윤실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하여 2017년 1월 20~21일 조사한 결과입니다.

 

종교와 봉사활동, 떼려야 뗄 수 없을 것이다. 개신교 역시 선교의 목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이런 봉사활동은 종교의 신뢰도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여론조사 질문과 결과를 살펴보자.

문8. 

다음 중 어느 종교가 사회봉사 활동을 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나만)

① 기독교     ② 가톨릭     ③ 불교     ④ 기타종교     ⑤ 없음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종교가 어디인지 질문해 보았다. 그 결과 ‘기독교’ 36.2%, ‘가톨릭’ 34.8%, ‘불교’ 7.8%로 나타나 기독교와 가톨릭이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활발히 하는 종교로 응답하였다.

지난 2013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기독교는 5.1%p 하락, 가톨릭은 2.7%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는 2010년 조사 이후 약간씩 하락하는 추이를 보여 이번 조사에서는 가톨릭과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사회봉사 적극 수행 종교로 기독교를 꼽은 응답자들은 여성, 19~29세 연령, 주부/학생층, 대구/경북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가톨릭은 50대, 화이트칼라 계층, 서울지역에서 높았다. 한편, 이념 성향별로 보수층은 기독교(45.2%)를, 진보층은 가톨릭(40.1%)을 각각 1위로 평가했다.

종교별로 기독교 및 가톨릭 신자들은 각각 자신의 종교를 1위로 꼽았으나, 불교 신자는 자신의 종교보다 오히려 기독교와 가톨릭을 비슷하게 1위로 꼽았으며, 무종교자들은 가톨릭을 기독교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그림 1] 사회봉사 활동 적극 수행 종교

 

본 문항의 결과는 이전(2013년 조사)과 같이 개신교가 가장 높게 나왔고, 이후 가톨릭과 불교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다만 개신교에 대한 긍정 대답이 지난 조사와 비교했을 때 약 5% 정도 줄어들어 눈에 띈다. 이에 비해 가톨릭은 2.7% 정도 증가하여 개신교와의 격차를 좁혔다.

개신교가 봉사를 많이 하는 건 사실이다. 이는 실제적인 데이터들이 증명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종교별로 사회복지법인의 수를 파악한 결과, 종교계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은 총 507개인데, 이 중 기독교가 251개로 가장 많았고, 불교가 125개로 절반 수준이고, 천주교는 105개, 원불교는 16개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율은 특히 사회복지사들의 개인 종교를 조사해 보면 개신교의 비율이 더 확연해진다. 이외에도 현재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구호단체들, 즉 월드비전, 국제기아대책본부, 굿네이버스, 컴패션, 해비타트 등을 보면 모두 기독교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보다 더 알려진 구호단체는 찾기 어렵다. 확실히 개신교가 이러한 면에서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지갑을 열고 직접 지원하는 일에 타 종교인들보다 적극적이다. 또 실제로 교회마다 이러한 단체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대개 이런 단체들이 교회를 직접 방문하여 교인들에게 단체와 사업을 홍보하고 후원자를 발굴하기도 한다. 대부분 교인은 이렇게 교회에서 단체를 통해 구호 활동에 참여하는 동기를 얻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 사회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복지관이나 지역도서관, 지역아동센터 등의 기관과 교회에서 직접 하는 진행하는 독거노인 지원 활동, 소년소녀가장 돕기, 장학금 지원 등도 교회에서 직접 진행하는 부분들이다. 교인들은 교회를 통해서 사회에 대한 봉사의 기회를 얻고 있다. 교회가 하는 일에 성도의 동참을 요구하여 직접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필자가 재직 중인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는 석사 1학기 차 때 지역조사를 하는 과제가 있다. 지역에서 직접 설문지를 들고 시민들에게 응답을 받는 것이다. 이 조사는 벌써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그중 한 질문이 ‘교회에서 무엇을 하면 오겠는가?’이다. 의외로 이 결과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하는 항목은 ‘봉사활동’이다. 현대인들이 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이나 통로를 잘 모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교회가 그런 봉사활동을 할 때 초청을 해 주면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은 기독교가 봉사는 잘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교회가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기독교가 신뢰를 줄 수 있는 종교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진 것이다. 이렇게 보면 확실히 신뢰도는 현실적·물질적인 것과는 구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교회의 입장에서는 이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봉사를 했느냐를 가지고 이를 물량화하여 “내가 이렇게 많이 섬겼소!”라고 거드름 피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중요한 사실은 그것이 일반인들에게 와닿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국교회가 고민할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하는 것에 비해 그에 비례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교회의 고민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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