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를 알지 못하는 자들아, 소리를 멈추라

 

“여호와는 의로우사 불의를 행하지 아니하시고 아침마다 빠짐없이 자기의 공의를 비추시거늘

불의한 자는 수치를 알지 못하는도다”(스바냐 3:5)

 

대한예수교장로회(이하 예장통합) 교단은 2013년 9월 12일 열린 제98회 총회에서 ‘870 대 81’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세습금지법을 가결했다. 이 결의는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잃어버린 신뢰와 존경을 되찾기 위한 비장한 다짐이었다. 빛과 소금의 사명을 잃어버리고 사유화된 교회를 회복하려는 역사적 결단이었다. 그해 11월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는 세습금지가 하나님이 우리 시대에 주신 역사적 요구이며 명성교회뿐 아니라 모든 교회가 따라야 한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던 2017년 10월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목사는 세습금지법을 제정한 모든 결기를 보란 듯이 비웃으며 부자 세습을 강행하였다. 이것은 예장통합 총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까지 능멸한 처사였다. 그런데도 총회 임원회는 이들을 저지하라는 제103회 총회 결의를 지연시키고, 대형교회의 힘에 눌려 불의에 눈감고 침묵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취급하여 명성교회 불법세습 사태에 대하여 거룩한 싸움을 하고 있는 서울동남노회의 의로운 이들을 핍박하고 있다. 이것은 자신의 배만 채우려는 교회들의 죄악을 더욱 부추기는 행위이며, 이로 인해 주님의 거룩한 교회가 다시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동북노회(김병식 노회장)·진주남노회(이성철 노회장)·대구동노회(김병옥 노회장)는 세습금지법이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않으며 비성경적이라는 터무니없는 논리를 근거로 삭제·폐지·보완을 헌의했다.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양심보다 물질과 권력을 우위에 두는 부끄러운 행위임과 동시에 성경과 신앙 양심에 근거한 제98회 총회의 결정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제103회 총회가 뜻을 모아 명성교회 불법세습을 저지하기 위해 내린 모든 결정과 노력을 무산시키는 방해 행위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을 탐욕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거룩한 교회의 질서를 위해 세워진 총회와 교단헌법마저 기만하고 있다. 실로 충격적인 한국교회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

이미 확인된 세습의 불법성을 또 다시 정당한 것으로 만들려는 그들의 시도는 한국교회의 개혁과 정의를 위한 오랜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망상에 사로잡힌 것이다. 무엇이 이런 사태를 촉발하였는가? 이것은 한국교회가 공의와 정의가 아닌 맘몬의 힘에 굴복한 결과임이 분명하다. 한편 그 저변에는 또 다른 제2, 제3의 명성교회가 되기를 욕망하는 이들의 추한 속내를 드러낸 것임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결국 그들은 나사렛 예수의 낮고 겸손한 십자가 정신을 승계하지 않고, 돈과 권력으로 높게 쌓아 올린 교회를 손쉽게 차지하려는 것임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비통한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소리높여 외친다.

 

1. 예장통합 총회는 불법을 저지른 명성교회를 법에 따라 강력히 징계하여 교회개혁의 길에서 이탈하지 말라.

제98회, 제103회 총회의 세습금지법 결의를 신속하고 확실하게 시행함으로써 세습옹호세력의 방해를 저지하고, 세습금지법이 온전히 존속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 그것만이 지난 총회의 거룩함을 유지하는 유일한 길이다. 또한 총회가 가진 모든 권리와 방법으로 김삼환·김하나 목사를 치리하고 올곧은 마음으로 교회개혁의 역사를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2. 서울동북노회(김병식 노회장)·진주남노회(이성철 노회장)·대구동노회(김병옥 노회장)는 세습금지법 폐지 결의를 철회하고, 헌의안을 폐기하라.

세습금지법을 폐지하려는 행위는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교회의 역사를 퇴보시키는 것이며, 교회의 타락을 더욱 부추기는 행위이다. 지금이라도 공의로우신 하나님 앞에서 참회하여 나쁜 길에서 벗어나기를 촉구한다.

 

3. 예장통합 67개 노회는 명성교회 불법세습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되도록 정의의 함성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명성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우주적 교회의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이다. 지난 총회의 결의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통합교단은 자신들만이 아니라 한국교회 나아가 우주적인 주님의 교회에 큰 악을 범하게 된다. 주님의 거룩한 이름이 더 이상 사회로부터 조롱받지 않도록 함께 소리를 높이기를 바란다. 그것만이 이미 잃어버린 신뢰와 사랑을 회복할 길이다.

 

2019년 5월 3일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공동대표 김동호·백종국·오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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