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나무>발간 1주년 기념 강연 “Post-Truth: 거짓과 진실을 찾아서” 후기
진실 이후에 대한 질문을 던지다
글_윤신일 간사
진실이란 어디에 있을까요? 진리란 어디에 있을까요? 진실과 진리가 모호해진 현 시대의 현상을 가리켜 “Post-Truth(탈진실)”시대라고 합니다. 미국 칼빈신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시는 강영안 교수님께서 <좋은나무> 편집위원 모임에서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시던 중에 “Post-Truth”에 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한 위원께서 이를 주제로 강연을 열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그 순간, 강연을 위한 기획회의가 진행되었고 날짜, 장소를 7월 11일(목) 오후 7시 30분,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로 확정하였습니다.
급하게 기획된 세미나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가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대관한 홀에 자리가 없지는 않을지 걱정을 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참가신청을 하지 않고도 여러 교회와 대학교에서 단체로 강연장을 찾아주었습니다. 20대 청년부터 60대 이상은 되어 보이는 어르신까지 전 연령층이 한 자리에 모여 강영안 교수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강영안 교수님은 “Post-Truth”시대를 설명할 때 ‘가짜뉴스’를 빼놓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가짜뉴스’ 현상은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교회와 사회 전반에 널리 퍼진 ‘가짜뉴스’가 진실을 무력화시키고 있으며, 어떤 정보에 대한 판단을 할 때 객관적인 사실이나 명백한 증거 보다는 주장이나 의견을 대중들이 더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듣기 좋거나 듣고 싶은 이야기, 자극적인 이야기를 진실로 믿는 이들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근본 없는 소문들이 사실인 양 유포가 되는 이유는 이를 믿고 타인에게 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 것입니다.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보다 그것을 그저 ‘참’으로 확신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가짜뉴스’가 확산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가짜뉴스’로 의심되는 문건을 확인했을 때, 그것이 참일 경우 누가 이득을 보는지, 어떤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인지를 다각도에서 따진 다음 그것을 믿어도 늦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에베소서 4장 13절의 예를 들면서 ‘진실’과 ‘거짓’에 관한 문제에서 개신교인은 누구보다도 기민한 태도를 가지고 편견을 제거하여, 모든 것을 공정하고 정직한 시선으로 바라볼 것을 재차 강조하셨습니다.
현 시대를 여러 가지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분열의 시대’가 아닐까 합니다. 요즘 같이 국론이 분열되고, 정당이나 집단 간의 이념차와 의견 대립이 심한 시대에 그리스도인의 역할은 무엇일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 편에 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실, 참, 사실의 편에 서고 그것을 가려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미국으로 떠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날에도 흔쾌히 강연을 수락해주신 강영안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홍보 기간이 짧았음에도 강영안 교수님의 강연에 참석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