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건의 가짜뉴스를 게시한 13인의 유튜버 중 6명이 목사이다. 이들이 10건을 제출하고 있는 데 온라인상으로 확인해 보면 매우 연로한 분들이며, 그중 2명은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어서 자료들을 취합할 역량과 기회가 없어 보인다. 연로한 목사들은 방송 시작부터 손봉호 장로에 대한 호통과 욕설을 서슴지 않고 있으며, 그 내용도 청취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이었다.(본문 중)
백종국(경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기윤실 이사장)
가말리엘의 지혜를 찾아서
2020년 새해를 맞이하여 「좋은나무」 독자들의 가정에 주님의 은총이 더욱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빈다. 국제적인 기준으로 볼 때 우리는 이제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할 능력과 자격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고 민주화에 대한 국제적 평가도 일본과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 단지 이제 겨우 확립된 자유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몰라 발생하는 참여 폭발의 혼란이 좀 우려스럽긴 하다. 그러나 지난날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우리 민족은 이 모든 역경을 슬기롭게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엊그제 2019년을 보내면서 각 지역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에서 들려온 소식 하나를 접했다. 몇몇 지역 기윤실이 유튜브의 가짜뉴스 때문에 곤욕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손봉호 장로와 그가 자문위원장으로 있는 기윤실이 종북이며 빨갱이라는 가짜뉴스가 돌고 있고 그로 인해 우리 지역 기윤실이 명백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소식이었다.
가짜뉴스는 꽤 오래전부터 한국의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 일부 가짜뉴스들이 기윤실에 대해 험담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기윤실 창립 이후 30여 년 동안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기윤실의 활동을 꾸준히 긍정적으로 다루어 왔다. 혹여나 일부 일인 미디어들의 험담이 있다면 그조차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율법사 가말리엘의 지혜대로 이 일이 하나님께로부터인지 사람으로부터인지를 좀 더 지켜보는 게 좋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소수의 사람을 오래 속일 수 있다. 다수의 사람을 잠시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을 오래 속일 수는 없다.’
지난 연말 지역 기윤실에서 올라온 소식은 우리로 하여금 가짜뉴스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손봉호 장로와 가깝게 교제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일인 미디어들의 주장은 마치 “남대문은 서울의 북쪽에 있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낭설에 불과하다. 그러나 삼인성호(三人成虎)[1]라, 서울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가짜뉴스가 나름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이제 이 문제를 한 번 다루어 볼 필요가 있겠다.
가짜뉴스와 가짜뉴스 판별법
먼저 가짜뉴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가짜뉴스(fake news)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민 공공연한 소식 즉 뉴스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허위보도, 카더라 통신, 황색언론 등의 명칭으로도 사용되었다. 특징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둘 이상의 관계에서 공공연하게 주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집 안에서 홀로 떠드는 것은 아무리 근거가 없어도 가짜뉴스가 아니다. 그것을 카톡으로 퍼 나르는 순간 가짜뉴스가 된다. 둘째는 주장의 내용에서 근거와 논리 중 한 가지 이상이 거짓이어야 한다. 학술적인 훈련과 심사를 통해 검증된 주장들은 아무리 서로 견해의 차이가 난다 해도 어느 한쪽을 가짜뉴스라고 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의견이라고 한다. 자신의 주장을 패러디나 풍자라고 주장하면 근거와 논리가 허약해도 가짜뉴스라 하지 않는다. 가짜인데 진짜라고 주장할 때만 가짜뉴스가 된다.
가짜뉴스 판별법도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 뉴스의 게시자가 신뢰할 수 없으면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높다. 둘째, 주장의 내용이 조악하거나 욕설로 시작하면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크다. 셋째, 주장의 주요 근거들이 사실이 아닌 걸로 파악되면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크다. 넷째, 근거들을 풍부하게 제공해도 내적인 논리에 오류가 많으면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크다. 다섯째, 음란이나 혐오 혹은 차별을 정당화하는 주장이면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크다. 여섯째, 독자를 모으려는 선정성이 과도하면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가짜뉴스 판별 기준들을 가지고 손봉호 장로와 기윤실에 대한 가짜뉴스들을 다루어보기로 하자.
한국사회에서의 손봉호 크레딧
2004년 「동아일보」가 발표한 ‘한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지도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손봉호 장로가 교육계에서 1위였다. 경제계에서는 이건희 회장, 정관계에서는 고건 전 총리, 종교계에서는 법정 스님이었다. 손봉호 장로는 서울대학교에서 은퇴하기 전 사회봉사단체의 이사장직만 무려 15개 이상을 맡고 있었다. 존경과 감사 외에는 아무런 보상이 없는 직책이었지만 해당 단체들의 간곡한 요청을 마다할 수 없었다고 한다. 손봉호 장로가 철저하게 비당파적으로 처신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앞선 정부들이 곤경에 처해 있을 때마다 그에게 비중 있는 공직을 제의했지만 그는 지속적으로 공익적 시민단체에서만 봉사하였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 나라의 실현 즉 공의와 인애를 실천하는 일에만 참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교적 개혁적 입장이면서도 2016년 이래 지금까지 「조선일보」의 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습에서 그의 비당파적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다. 한국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조선일보」 윤리위원장을 “공산주의자”라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북한 정부를 대하는 손봉호 장로의 모습에서는 그의 엄격한 복음주의적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손봉호 장로는 인도주의적 지원차 두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첫 번째는 남북나눔운동의 홍정길 목사와 함께 식량 지원 때문이고, 두 번째는 밀알복지재단의 이재서 총장과 함께 장애인용 의료 기구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두 번 다 김일성 동상과 금수산 궁전 참배를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북한 정부가 달가워할 리가 없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1998년부터 지금까지 대략 288만 명이 금강산과 평양 등 북한 지역을 방문했고 거기에 많은 목사와 장로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손봉호 장로처럼 처신한 사례가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다.
유튜브 일인미디어의 손봉호 관련 가짜뉴스 분석
① 가짜뉴스 유튜버의 정체성
아래 <표1>에 나타난 가짜뉴스의 유튜버들이 공통적으로 범한 기초적 실수는 손봉호를 다루면서 한국사회에서 나타나는 손봉호 크레딧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책임 있는 언론이라면 손봉호를 좌파나 공산주의자나 종북으로 낙인찍기 전에 먼저 이미 잘 공개되어 있는 손봉호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20건의 가짜뉴스를 들여다 보면 이러한 노력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참고로 여기에서 유투버란 유튜브 내에서 동영상을 게시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20건의 가짜뉴스를 게시한 13인의 유튜버 중 6명이 목사이다. 이들이 10건을 제출하고 있는 데 온라인상으로 확인해 보면 매우 연로한 분들이며, 그중 2명은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어서 자료들을 취합할 역량과 기회가 없어 보인다. 연로한 목사들은 방송 시작부터 손봉호 장로에 대한 호통과 욕설을 서슴지 않고 있으며, 그 내용도 청취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이었다.
나머지는 전도사/선교사가 2명, 기자 출신이 2명, 태권도장 사범이 1명, 직업적 유튜버가 1명, 게시자 불명이 1건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청년들이다. 기자 출신자 중 한 명은 명성교회 교인이었으며, 어떤 기독교인터넷방송의 기자였으나 그의 편향성 때문에 이직을 한 상황이다. 다른 기자 출신자 유튜버는 지방지 기자 출신으로 박근혜 탄핵심판 반대의 폭력 시위를 이끌다가 사상자가 발생하자 그 책임으로 징역형을 받은 바 있다. 자신이 청년임을 자랑하는 다른 한 유튜버에 대해 「나무위키」는 “신형 관종, 혐한, 일뽕 유튜버”라고 소개하고 있다. 스스로 전도사라고 자칭하는 27살의 한 유튜버는 손봉호 장로 관련 방송으로 약 43만의 조회 수를 달성했는데 이로써 한 달 최고 수입이 292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유튜버들의 신앙적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목사 중 한 사람은 킹제임스성경만이 유일한 성경이라고 주장하다가 합동측 이단조사위에서 이단성이 있다는 지적을 당했다. 다른 젊은 유튜버 한 사람은 신사도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 핵전쟁의 대환란을 예언했으며 현재에도 이단 시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타 유튜버들의 경우 명백한 이단 시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가짜뉴스의 유통망 중 상당수가 이단성 시비가 있는 단체들이라고 한다. 손봉호 장로 관련 가짜뉴스도 여기에서 예외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② 가짜뉴스 유튜버의 논리적 혼란
<표1>의 유튜브 뉴스들을 가짜뉴스라고 총칭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뉴스들의 근거와 논리가 매우 허약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분석을 위해 불가피하게 이 유튜브들을 장시간 청취했지만 참으로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었다. 필자가 볼 때 그중에서 정동수 목사의 2019년 6월 19일 자 유튜브와 김효정 기자의 2019년 8월 17일 자 유튜브가 가장 잘 정리된 유튜브이다. 그러나 이 유튜브들도 그 주장의 주요 근거는 2013년에 최초로 게시되었던 박성업 선교사의 유튜브였다. 여타의 내용은 근거가 희박한 극우 정치적 강변을 흥분에 가득 찬 목소리로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했다. 따라서 이제 박성업 선교사의 유튜브를 주의 깊게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박성업 선교사의 핵심적 주장은 2013년 당시 사랑의교회 가짜 박사학위 사건에 비판 성명을 낸 사람들이야말로 한국교회 내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북한 간첩이라는 것이다. 박 선교사는 핵심적 증거로서 최철호 목사의 ‘아름다운마을’이 금강산 관광 때에 찍은 사진들과 ‘기독교청년아카데미’(약칭 기청아)의 교재 일부를 제시했다. 확실히 이 자료들은 당사자의 설명 없이 볼 때 오해의 소지가 있다. 물론 그동안 해명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마을 측은 이 문제가 2018년 12월 「크리스찬투데이」와 「뉴스앤조이」 사이의 이단성 논쟁 와중에서 전자가 후자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불거져 나왔을 때, 이 문제에 대한 해명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김일성 찬양 관련 사진과 해설은 가벼운 관광 기념사진의 일부였으며 기청아의 주체사상 해설 교재는 북한 이해를 돕기 위한 학습 자료에 불과하다는 설명이었다. 해명 자료의 충분성은 뒤로 하고라도 앞으로 이 문제를 다룰 때는 당사자들의 해명도 반영하는 게 바람직하다. 여하튼 박성업에 따르면 최철호의 아름다운마을은 ‘성서한국’의 구성원이고, 손봉호 장로는 성서한국의 대표이므로, 손봉호 장로는 종북 세력의 괴수인 것이다.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의 전형이다.
박성업은 손봉호 장로가 포함된 각종 복음주의 단체들을 연결하여 일종의 간첩 행위 계보도를 만들었다. ‘하나누리재단’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재단은 정림건축 명예회장 고 김정철 회장의 아들 김형국 목사가 부친의 뜻을 받들어 2007년에 만든 인도주의적 지원 단체이며 당시에 손봉호 장로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세법상의 독립적 지위를 얻지 못한 소규모 복음주의권의 단체들은 각 단체의 후원금에 대한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이 재단과 연계했다. 이 재단이 그 단체들을 만든 게 아니다. 대부분의 단체들은 이 재단보다 먼저 출범하였다. 물론 관계가 밀접해지니 점차 직접적인 후원도 받고 있다. 그러나 박성업은 복음주의 단체들의 활동 중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업들만 부각시킨 후 이 단체들이 이 재단과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마치 이 재단이 흑막의 배후인 것처럼 몰아갔다. 이러한 본말전도의 논리 구성과 왜곡된 계보도 작성은 과거 군사독재 하의 정보기관들이 간첩 혐의를 조작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던 수법이다.
성서한국의 역사를 보면 박성업의 주장이 상식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2013년의 성서한국은 학생신앙운동(SFC)를 비롯한 30개 단체와 사랑의교회를 비롯한 21개 교회가 참여했던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연합조직’이었다. 진보 측 참여 단체 중 하나에 불과한 아름다운마을의 사례로 성서한국 전체 혹은 성서한국의 대표자들을 북한 간첩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심각한 오류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어떤 유튜버는 최철호 목사를 손봉호 장로, 김동호 목사, 홍정길 목사 등의 교계 원로와 같은 급으로 나열하고 있다. 유튜브의 청취자들이 그가 누구인지를 모른다는 사실을 악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트릭이다. 사랑의교회는 2013년 당시 성서한국에 적극 참여했고 거액의 재정을 후원하고 있었다. 그해에 발생한 사랑의교회 가짜 박사학위 문제를 성서한국이 비판했다고 해서 갑자기 북한의 간첩이 될 수는 없다. 박성업 선교사가 법원에서 명예훼손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가짜뉴스의 역사적 계보
대부분의 손봉호 장로 관련 가짜뉴스는 최근에 갑자기 분출되었다. <표1>을 보면 20개 주요 가짜뉴스 중 19개가 2019년 6월 19일 이후에 게시되었다. 2019년 6월 18일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2019년 6월 18일 31명의 기독교계 원로들이 한국기독교회관에 모여 전광훈 목사의 최근 발언들에 대해 한국 사회에 사과하고 자숙할 것을 권고하였다. 원로들은 전광훈이 보여주는 “이념과 신앙을 뒤섞는 행태는 반성경적 반복음적”이며 그의 “정치적 야욕적 망발은 한국교회를 오로지 수치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광훈 목사의 언행은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 낡은 극단적 적대 이데올로기를 내세우고, 교회와 연합기구를 구태의연한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손봉호 장로도 이 성명서에 서명한 31명의 원로 중 하나였다.
그날 이후 손봉호 장로에게 대한 유튜브 공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표1>의 가짜뉴스 유튜브들을 보면 2015년의 박성업 유튜브만 제외하고 예외 없이 전광훈을 옹호하고 손봉호를 비난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사랑의교회를 공격하는 것을 보니 빨갱이가 분명하다”는 차원의 논리였지만 박성업의 유튜브에는 나름대로 신선한 논증이 전개되었었다. 그러나 2019년 6월 이후의 가짜뉴스들은 오로지 “전광훈을 비판하는 것을 보니 빨갱이가 분명하다”는 억지 주장으로 가득 차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끔 박성업의 오래된 논증을 재탕하고 있을 뿐이다.
잘못을 지적당했을 때 반성하기는커녕 상대방을 빨갱이로 모는 행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흔히 목격되어온 일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2010년 이후 과정만 보더라도 이 역사적 계보를 잘 이해할 수 있다. <표2>를 보면 임의로 선택된 각각의 연도에 신앙적으로 반성과 회개를 촉구할 만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기윤실을 비롯한 교회개혁 관련 단체들은 ‘그들의 존재 이유에 비추어 마땅히 보여야 할’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의 당사자들은 결코 수긍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도리어 이 단체들을 대대적으로 탄압할 태세를 갖추었다. 가짜뉴스들은 이러한 탄압책의 일환이다. 때로는 일간신문의 전면광고였고, 때로는 총회의 의결, 혹은 유튜브의 동영상으로 등장하였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가짜뉴스 형식도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보수 유튜버들이 왜 유독 손봉호 장로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가 하는 점이다. 31명의 교계 원로들이 발표한 성명인데 손봉호 장로만 특정하여 공격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후에 있는 어떤 특정한 조직 혹은 지도자의 명령을 하부조직들이 일사불란하게 실행하고 있다는 음모론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러한 조직이나 지도자가 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유튜버들이 여러 원로들 중에서 유독 손봉호 장로를 공격하는 이유는 ‘한국 사회에서의 손봉호 크레딧’과 연관되어 있지 않나 싶다. 2019년 6월을 전후하여 일반 언론들은 전광훈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손봉호 장로에게 잦은 출연을 요구하였다. 아마 가장 언론에 많이 노출된 원로라고도 볼 수 있다. 언론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자유롭고 가장 신뢰받을 수 있는 해설자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비록 가짜뉴스이지만 상대적으로 대중적 신뢰가 강한 손봉호 장로를 공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전광훈의 입지가 더욱 강화된다고 유튜버들이 생각했을 수 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얼마 전에 광화문에 들렀다. 전광훈의 말을 믿고 이 나라가 공산화되지 않도록 구해달라고 울부짖으며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안타까웠다. 지난 7월에 진행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의 86.6%가 전광훈 목사의 최근 언행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좌경화되고 있고 이를 저지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는 전광훈의 말을 믿는 사람은 3.3%에 불과했다. 광화문에서 상주하다시피 하며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일인 미디어들은 한국의 개신교가 전광훈을 지지하는 것처럼 흥분하지만 개신교인 중 태극기 부대에 5회 이상 참여한 사람은 0.3%에 불과했다. 태극기 부대 참여 경험 전체를 다 합쳐도 2.9%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개신교인 중 극히 소수의 사람들이 개신교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을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는 셈이었다.
전광훈의 극단적 행태로 전광훈 지지자들의 내부 분열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손봉호 장로와 기윤실에 대한 가짜뉴스도 차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흥미로운 것은 앞서 언급한 가짜뉴스들의 기초 자료를 제공했던 박성업 선교사가 전광훈 목사를 신앙의 배도자라고 극렬히 비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적 캠페인의 성공을 위해 불교도조차 예배시위에서 활용하는 전광훈의 행태를 그는 “미혹의 완성”이라 부르고 있다. 전광훈은 그의 예배시위에 참여하지 않는 대형교회의 목사들을 “겁쟁이 요나”라 지칭하며 비난하고 있다. 그의 예배시위를 지원해온 대형교회와의 관계가 원만해지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전광훈에 대한 사법처리 또한 전광훈이 이끌어온 반정부캠페인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가짜는 진실이 나타날 때 경쟁할 수가 없다. 그 진실은 우리가 잠깐 멈춰 서서 생각하는 여유를 가질 때 분명히 드러난다.
한국 사회에 룸펜실버(부랑노인층)가 등장하고 있고 가짜뉴스가 그들만의 극우적 게토를 강화하고 있는 현상도 우리의 애처로움을 자아내고 있다. 농업 중심의 대가족 사회에서 노인은 매우 존중받는 계층이었다. 농업기술의 경험이 풍부하지만 낮은 생존 연령으로 인해 노인들은 희귀한 존재로 대접을 받았었다. 산업사회가 되고 생존연령이 높아지자 급속히 증가하는 노인층은 이제 사회적 부담이 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생계가 불안정한 룸펜실버가 되어 가짜뉴스에 쉽게 휘둘리는 극우적 게토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가짜뉴스의 유튜버 중 절반이 연로한 목사들이며 전광훈의 예배시위 참여자 절대다수가 노인들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노인들이 기초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고 가치 있는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개혁하는 것이 가짜뉴스를 줄이는 최대의 방안이다.
가짜뉴스는 손봉호 장로와 기윤실이 추구하는 하나님 나라가 그들이 추구하는 정치적 목적에 큰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공격하고 있다. 사실 빛이 있으면 그것이 아무리 작더라도 어둠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둠이 빛 때문에 피해를 당한다고 불평한다고 해서 빛이 그 빛 됨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안타깝게도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가짜뉴스가 꿈꾸는 바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1] ‘세 사람이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거짓말하면 모두가 사실로 믿게 된다.’ (편집자 주)
<좋은나무>글이 유익하셨나요?
발간되는 글을 카카오톡으로 받아보시려면
아래의 버튼을 클릭하여 ‘친구추가’를 해주시고
지인에게 ‘공유’하여 기윤실 <좋은나무>를 소개해주세요.
관련 글 보기
<좋은나무> 카카오페이 후원 창구가 오픈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