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교류는 사람들이 직접 만나는 전통적인 교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빈번하다. (중략) 작년 통계로 보면 전 세계 인구 중에서 27억 명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며, 각종 휴대기기를 가진 사람은 50억 명, 즉 인류의 67% 정도라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20억 명이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고, 매일 이용 시간이 60억 시간이라니 20억 명이 매일 3시간씩 시청하는 셈이다. 유튜브에는 매일 4백만 시간 분량의 새로운 영상이 올라와 매일매일 새로운 볼거리가 넘쳐난다. (중략) 기세가 한풀 꺾였다는 이메일도 여전히 하루에 2,940억 개가 발송되고, 구글을 통한 하루 검색 건수는 35억 회에 달한다. 이렇게 온 인류가 실제 세상이 아닌 온라인 세상 안에서 실제로 살아가고 있다.(본문 중)

성영은(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코로나19 사태가 세상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온라인 세상의 일상화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직접 만나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해 만나는 삶이 일상화된 것이다. 비대면(언택트, untact)으로 삶을 살고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다. 재택 온라인 근무, 온라인 회의, 온라인 강의, 온라인 원격 진료, 온라인 장례, 온라인 예배 등 그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이런 추세는 유지되거나 더 확대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측이다. 온라인 세상은 비대면이란 점에서 사이버 세상, 디지털 정보를 이용하는 점에서 디지털 세상, 시공간과 인간의 감각을 넘어서는 면에서 가상 세계, 국경, 인종, 신분을 넘어서 전 세계 어디나 또 누구와도 연결할 수 있기에 초연결 세상이라 불린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세상의 모양을 바꾼 온라인 세상은 어떤 용어로 부르든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하고 살아온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이다.

온라인 세상은, 전 세계를 해저 광케이블과 인공위성으로 연결하여 디지털 신호로 모든 정보를 교류하는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온라인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들어보지도 못한 수많은 새로운 단어나 개념들을 알아야 하는데 일반인들에게는 벅찬 일이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사회 연결망)와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social media)가 대표적이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처럼 인터넷에서 콘텐츠를 주고받는 웹사이트를 플랫폼이라 부르는 것도 그렇다.1) 대표적 플랫폼 기업인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그룹, 유튜브), 네 기업의 앞글자를 따서 팡(FANG)이라 부르는데 제조업도 아니면서 디지털 프로그램만으로 글로벌 10대 기업 안에 들 정도로 그 시장 가치가 높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다.

 

ⓒpixabay.

 

온라인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교류는 사람들이 직접 만나는 전통적인 교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빈번하다. 지난해 전 세계 하루 항공편 이용 숫자가 1,200만 명 정도였다 한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이 엄청난 규모의 항공편들이 피해를 입어 거의 중단된 동안에도 온라인 세상의 교류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작년 통계로 보면 전 세계 인구 중에서 27억 명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며, 각종 휴대기기를 가진 사람은 50억 명, 즉 인류의 67% 정도라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20억 명이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고, 매일 이용 시간이 60억 시간이라니 20억 명이 매일 3시간씩 시청하는 셈이다. 유튜브에는 매일 4백만 시간 분량의 새로운 영상이 올라와 매일매일 새로운 볼거리가 넘쳐난다. 마찬가지로 대표적 SNS인 페이스북도 20억 명, 인스타그램 10억 명, 우리나라 사람이 애용하는 카카오톡은 5천만 명, 지난번 n번 방 사건으로 잘 알려진 텔레그램은 2~3억 명,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플랫폼 기업인 넷플릭스도 2억 명 가까이가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세가 한풀 꺾였다는 이메일도 여전히 하루에 2,940억 개가 발송되고, 구글을 통한 하루 검색 건수는 35억 회에 달한다. 이렇게 온 인류가 실제 세상이 아닌 온라인 세상 안에서 실제로 살아가고 있다.

2017년 뉴스위크지(11월 6일자)에 넷플릭스가 잠과의 전쟁을 선언했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다. 리드 해스팅스 사장(Reed Hastings, CEO)이 온라인 세상의 가장 큰 경쟁자는 잠이라면서 잠과의 전쟁에서 드디어 이기기 시작했다고 한 말이 기사화된 것이다. 시간을 온라인 세상에서 소비해 주기만 하면 모든 것을 제공하겠다는 말이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잠자는 시간까지 내주며 온라인 세상으로 들어갈까? 2018년 콘텐츠별 모바일 앱 사용 비중을 보면 동영상 30%, 음악 18%, 게임 10%, 사진 4%, 뉴스 3%, 쇼핑 3%, 커뮤니케이션 3%로 나와 있는데 이런 콘텐츠들이 그 이유일 것이다.

‘당신을 위한 TV’[You+tube(TV의 별칭)] 혹은 ‘당신이 곧 TV’라는 모토로 출발한 유튜브 시청률(50%)이 이미 기존 방송의 시청률(27%)을 뛰어넘은 지 오래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 방송은 자신의 취미, 일상생활, 먹방만으로도 방송이 된다. 그동안 나 혼자 누렸던 여행, 취미생활, 가정생활이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되어 방송되는 것이다. 방송이 다소 연출되어 나오듯이 이제 내가 연예인이 되고 나의 일상이 실제가 아니고 연출된 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교육부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유튜버가 연예인(8위)을 제치고 5위에 올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머신러닝과 같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니 즐겁고 편안하다. 내가 원하는 것만 보는 즐거움 안에는 나의 이념이나 성향에 맞는 편향된 정보가 주는 정서적 편안함도 있다. 가짜 뉴스와 같은 것이 극단적 예일 것이다. 옳고 그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이분법을 따르지 않고, 진실은 파악하기 어렵다는 명분 아래 모든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유튜브의 특성이 콘텐츠를 쉽게 증가시키고 온라인 영토를 넓혀 사용자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온라인 세상의 이런 엄청난 양의 교류는 정보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온라인 세상의 정보량 혹은 지식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통계로만 보면 인류의 전체 역사 기간 동안 쌓아온 지식 정보량의 90% 이상이 지난 몇 년 동안에 생겼다. 2000년이 시작할 무렵 인류의 디지털 정보량은 55EB(엑사바이트)였는데 2010년 2ZB(제타바이트), 그리고 2020년 50ZB로 증가하여 2025년에는 175ZB가 될 것이라고 한다.2) 몇 년마다 2배씩 급속히 늘어나 지난 20년 동안 정보량이 약 1천 배 늘어난 것이다. 미국 의회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약 4천만 권 장서와 보관 중인 자료 총량 1.7억 종을 디지털화할 경우 그 양이 약 3~20PB(페타바이트)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3) 2020년 현재 인류가 쌓은 정보량은 이 의회도서관 250만 개에서 1600만 개 정도의 분량이다. 인류 전 역사 기간 축적된 인류의 지식을 이 도서관에 거의 다 모아 두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2020년 현재 그런 도서관 수백만 개에 해당하는 정보가 저장되고 또 교류되고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세상은 사이버 플랫폼에 구축된 세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시공을 초월해 전 세계를 연결하고 있다. 그리하여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나 우주여행과 같은 시공간적으로 불가능한 경험이 가능해진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무한하고 영원한 신적인 세계를 맛보게 한다고나 할까. 하나님이 자연 세계를 창조한 것처럼, 인간은 디지털 세상 안에 가상 세계를 창조하여 그 안에서 하고 싶은 것을 다하고 살고자 한다. 특히, 국적, 신분, 성별, 시공간에 상관없이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고,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누구든 제약 없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온라인 세상의 엄청난 힘이다. 누구나 정보를 동등하게 공유하고, 공평하게 의견을 내고, 각자 자신의 재능을 공개하여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점 또한 온라인 세상의 큰 장점이다. 그리고 그런 활동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부도 창출할 수 있다.

현재 온라인 세상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가장 큰 관심 중 하나는 가상 세계를 얼마나 실제 세상처럼 구현하는가이다. 지금까지는 온라인에서 구현되는 가상 세계가 시각과 청각으로만 구현되었다. 인간이 만든 가상 세계에서는 아직 커피의 향이나 맛과 따뜻함을 느낄 수는 없다. 그래서 따뜻함이나 차가움, 냄새나 맛을 감지하는 기술, 전자 피부 등의 개발을 통해 오감을 디지털화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실제 세계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실감나는 가상 세계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미 많은 성공적 연구 결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지금의 온라인 세상의 모습이 향후 어떻게 변할지 우리로서는 다 알 길이 없다.

이렇게 우리에게 바싹 다가온 온라인 세상은 우리의 기독교 신앙에 도전을 가져오기도 한다. 온라인 예배나 온라인 성찬을 둘러싼 논란이 한 예이다. 이 논란은 몸으로 살아가는 실제 세계의 경험을 가상 세계의 경험으로 대치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기독교 신앙은 처음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교리에 근거하여 몸의 중요성을 인식해 왔다. 그러나 육체는 속되고 영혼은 거룩하다는 이원론은 초기 교회뿐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신자들의 세계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라인 세상을 구현하는 기술은 현실을 가상화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가상 세계 속에서 만족하고 살아가도록 유도하므로, 이원론처럼, 몸으로 살아가는 삶을 무시하게 만드는 위험 요소가 분명히 존재한다. 가상 세계 안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경우, 우리는 예수님의 성육신의 의미를 잊고, 우리의 몸을 통해 이 시간에 이 공간에서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사역을 가상 세계의 환상적 경험으로 대치하고자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자들이 주일에 함께 모여 한 몸을 이루어 예배드리는 일, 교회를 통해 하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온라인 세상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온라인 세상이 아무리 그 영역을 넓힌다고 해도, 그것은 우리가 육체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 시공간의 세상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온라인 세상이 실제 세상의 삶의 보조 역할을 하는 정도에서 멈추게 하는 것이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대신에, 인쇄술의 발명이 종교개혁을 촉진했듯이, 온라인 세상이 우리의 신앙을 더 풍성히 할 수 있는 선물로 사용되는 길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가면 좋겠다. 자연 질서나 도덕성 파괴, 소수에 의한 조작 등 온라인세상의 문제점만 생각하며 악으로 취급하기에는, 이미 온라인 세상이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우리의 자녀들은 이런 온라인 세상에서 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살아가야만 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지난 몇 달간 모든 학교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 것만 돌아보아도, 이제는 더 이상 자녀들의 인터넷 접속을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볼 수 없게 되지 않았는가. 온라인 세상은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넘어서 자율 주행차, 공장 등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으로 그 범위를 계속 넓혀 나갈 것이다. 우리 신앙이 다음 세대에 이어져 여전히 같은 신앙을 가진 주님의 교회들이 이 땅에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이런 온라인 세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이를 적절히 사용할 지혜가 필요하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닥쳐온 새로운 조류 속에서 어떻게 교회가 교회됨을 지키며 복음을 전해야 할지, 각계각층의 신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의논해야 할 때이다.


1) 기반시설이라는 의미를 지닌 용어로서 컴퓨터 프로그램, 모바일 앱, 웹사이트를 통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플랫폼을 운용하는 회사들은 엄청난 양의 디지털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고 관리한다.

2) 1EB(exabyte)는 10억 GB(기가바이트), 1ZB(zetabyte)는 1000EB로서 1조 GB이다. 현재 최신 스마트폰의 용량이 100~500GB 정도이다.

3) 1PB(petabyte)는 1000TB(테라바이트)이며 백만 GB(기가바이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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