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지독히 불편한 인간의 몸으로 30년을 기꺼이 살아 내셨다. 코로나19 정국이 선사하는 지독한 불편함을 자발적인 삶으로 녹여 내보자. 그리스도인의 자발적 불편의 삶이 코로나19 정국에서 복음의 통로가 될 것이다.(본문 중)

자발적불편운동의 시대정신과 竭澤而漁(갈택이어)!

 

박정우 목사

기윤실 자발적불편운동 기획위원

광운대학교선교회 교목

 

큰 변화가 있으면 미래 방향에 대해 불안을 경험 한다. 1990년대에 인류는 글로벌화를 지향한 결과 지구촌의 물류와 인구 이동이 보편화 되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와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글로벌화의 진행에 제동이 걸렸고, 이는 글로벌 생산과 공급 가치사슬의 문제로 이어졌다. 비대면(언컨택트) 생활방식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은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에게 자연이 보낸 Gladiator(고대 로마의 전투사)라는 말도 한다. 20년 전 부터 감염학자들과 생태학자들이 심각한 기후변화가 올 것이라는 경고의 나팔을 듣지 않은 결과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일상을 멈추게 되었고, 방향감각을 거의 상실해 가고 있다.

 

 

그리스도인! 우리는 혼란의 시대에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자발적불편운동을 지향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지금의 형편을 정직하게 성찰해보자.

코로나19 정국으로 실내에 거주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1988년 이후부터 비용과 공사 기간의 절감을 위해 진동에너지를 분산하는 기둥식에서 벽을 타고 바로 전달되는 벽식 구조로 변경을 시작하고부터 층간소음이 증폭되었다. 기업의 이익 극대화 추구를 위해 공사비용 비용절감이 시민들의 층간소음 문제를 불러온 구조적인 문제였다.1) 우리의 아파트 평균수명은 미국의 평균 70년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20년에 불과하여 짧은 재건축을 불러왔다.

 

아파트 재건축은 다시 부동산의 가격 상승의 요인 되었다. 거주안정의 목적이 되어야 할 주택이 수익창출의 도구로 전락한 것이다. 2014년 12월 29일 강남 3구 아파트 재개발 특혜법인 부동산 3법 개정안으로 강남 3구의 소유자들과 건설사들은 막대한 불로소득을 취하였다. 이를 개선할 목적으로 ‘부동산3법 개정안’ 이 2020년 8월 4일 통과 되었으나 저항도 만만치 않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2020년 8월 23일 전공의 1,2년차 의료진들과 전임의가 의협의 조정에 따라 의대 정원 확충 및 한방 첩약의 급여화를 포함한 보건복지부의 4대 정책 반대를 전면에 내걸고 파업을 했다. 코로나19 확산 정국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의 반대 우위 여론에도 불구하고 집단 파업을 강행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주요인 중 하나는 의료인들의 지방기피 현상 때문이었다.2) 현재 서울과 수도권은 국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다. 밀집된 수도권은 의료수익의 중요한 시장이 되어 의료진들이 수도권에 자연스레 몰리게 했다. 의료인들이 수도권에 집중될수록 수익 창출의 파이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의료인들의 공공선이라는 집단지성이 아쉬운 대목이다.

 

오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밀림을 파헤치다 박쥐를 인간생활권으로 불러들였다.3) ‘공감의 시대’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 교수는 1990년대까지 인간이 지구상에서 지배하던 땅이 14%였으나  2000년이 되었을 때는  77%가 되었다고 했다. 숲을 없애니 자연스레 증가한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오존층 파괴를 가져왔고, 북극의 영구동토층마저 녹여 해수면 상승이라는 심각한 기후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이는 이산화탄소의 증가와 해수 열의 온도 증가를 가속화하여 증발시키는 급속한 기후변화를 가져왔다. 최근 호주와 미국의 연속된 산불과 가뭄은 그 결과이다.4) 인간이 기후변화를 통제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목소리 마저 나오고 있다. 2020년 가을, 코로나19 감염병 정국이 끝난다 할지라도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이후 3~4년 주기로 인류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종류의 질병(바이러스)X가 등장할 것으로 감염병 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5)

 

그리스도인! 우리는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 내야 하는가?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 불로소득을 추구하는 부동산 투기, 부의 창출을 위한 도시 지향적 의료시스템, 밀림의 무차별적 개발에서 온 기후재앙과 인수공통 감염병 발생 등 절제하지 않는 욕망이 추구하고 성취해왔던 야욕의 산물들을 버려야 한다. 경쟁이 아니라 공존을 인류 공동의 삶의 방식으로 삼아야 한다.

 

바울과 실라가 복음을 전하다가 갇힌 빌립보 감옥에서 그들은 모든 환경을 허용하신 하나님을 찬양했다. 그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다. 그 날 밤 하나님은 신비한 방법으로 그들을 꺼내 주셨다. 암울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은 주님의 자녀를 보호하시고, 갈 길을 인도하셨다. 감옥의 자리를 기꺼이 수용했던 바울과 실라의 영적 겸손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하나님이 허용하신 불편한 코로나19 정국을 나의 자리 교회의 자리로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

 

프란시스 A.쉐퍼 박사가 ‘정직한 질문에 정직한 답변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정직한 성찰의 시간이어야 한다. 이기적이고 야만적인 경쟁주의를 포기해야 한다. 이것이 팬데믹 상황에서 자발적불편운동의 정신이 되어야 한다.

 

암울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은 주님의 자녀를 보호하시고, 갈 길을 인도하셨다. 감옥의 자리를 기꺼이 수용했던 바울과 실라의 영적 겸손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하나님이 허용하신 불편한 코로나19 정국을 나의 자리 교회의 자리로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

 

竭澤而漁(갈택이어)!

연못의 물을 말려 고기를 잡는다는 뜻으로 눈앞의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먼 장래를 생각하지 않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인류가 지향해온 이기적 욕망의 추구가 갈택이어가 아니었던가!

 

교회 공동체는 자발적불편의 삶을 살아 내야 한다. 자발적불편은 하나님나라 운동이고 십자가 삶의 실천적 행동이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지독히 불편한 인간의 몸으로 30년을 기꺼이 살아 내셨다. 코로나19 정국이 선사하는 지독한 불편함을 자발적인 삶으로 녹여 내보자. 그리스도인의 자발적 불편의 삶이 코로나19 정국에서 복음의 통로가 될 것이다.

 

 


1) 코로나19 정국 이후 층간소음 분쟁 민원콜은 이전보다 2배로 급증했다. 2019년 12월 28일~2020년 1월 19일까지 543건에서 2020년 1월 20일~2020년 2월 11일까지 963건으로 급증했다. 2020.02.27. KBS가 한국환경공단(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서 입수한 자료 통계, 2016년 7월 18일 KBS뉴스

2) 의료진 파업에 대한 여러 언론보도 내용과 기고자가 삼성서울병원 의료진들과 직접 대담 한 내용(2020년 8월 말)을 참고했다.

3) 제러미 리프킨, 공감의 시대, 이경남 역, 민음사, p. 51. 제러미 리프킨(1945-현재): 미국의 경제학자, 미래학자이며,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경영대학원 교수.

4)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2020년 9월 16일 C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대담내용.

5)  WHO에서는 매년 유행할 10대 질병을 예측 발표한다. 2018년부터는 예측 불가능한 감염병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인데 이를 ‘Disease X’군으로 분류하여 ‘알지 못하는 질명’으로 부르고 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Disease X의 첫 번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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