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사이버캠퍼스 생활을 하게 될 21학번 친구들은 어떤 마음을 갖고 대학 공부를 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아마 저처럼 어려움도 많이 겪을 것이고, 새내기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 속상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거대한 폭풍우를 만나 인생이 뒤흔들리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아침을 맞이하는 듯한 기분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일상 속에도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본문 중)

이예린(백석대학교 특수교육과 20학번)

 

제 꿈은 특수교사입니다. 집 가까운 곳에 장애인 복지시설이 있어 어릴 적부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고, 친구들과 책 읽고 토론하기를 좋아해서 틀에 박힌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기보단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의 이런 제 모습이 하나님이 주신 은사 중 하나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자라면서는 인권 문제에 관심이 커져서, 누군가의 인권을 지켜 주고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몇 가지 계기로 특수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고, 장애 아이들에게 길잡이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특수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에서 특수교육 관련 전공을 하고 특수교사 2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해야 함을 알게 되었고, 저는 그 길을 바라보고 공부하며 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특수교육과를 가기 위하여 늘 노력하였고, 그 노력 끝에 백석대학교 특수교육과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합격 후에는, 특수교육과에 들어갔다는 것보다도 대학생이 되었다는 것에 더 큰 기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같은 꿈을 안고 함께 길을 걸어갈 학우들을 만날 생각에 하루빨리 대학 생활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쁨도 잠시. 1월이 지나던 어느 날, 정말 예기치 못한 큰 폭풍우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코로나바이러스였습니다. 첫 확진자가 나왔을 때는 ‘그래 한 명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언젠가부터 점점 확진자 수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두세 명에서 시작한 확진자 수는 금방 백 명을 넘겼고, 신문 기사에는 개강 연기, 모든 수업 비대면, 외출 금지 등등의 문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생활 준비를 하던 20학번 새내기로서는 이런 상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개강 날짜는 계속 미뤄졌고, 오리엔테이션은 취소되었습니다. 사이버 캠퍼스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자 저는 조금씩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개강 첫날, 영상을 통하여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갑작스럽게 정해진 비대면 수업이다 보니 수업 또한 원활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웠습니다. 수업 영상이 갑자기 끊기기도 하고, 영상 업로드 방식을 잘 모르시는 교수님도 계셔서 제시간에 수업을 듣지 못할 때도 많았습니다. 실시간 화상 수업을 하더라도, 학생들이 카메라나 마이크를 켜는 것을 어색해하여 결국 교수님 혼자 카메라를 켜고 강의하시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시간 강의가 아닌, 영상을 올려 주고 일정 기한에 들어야 하는 수업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정해진 시간 동안만 영상을 켜두면 출석 체크가 되는 방식이다 보니, 영상만 틀어 놓고 시간 때우기 식으로 수업을 들을 때도 많았습니다. 시험도 비대면으로 치렀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시험을 보다가 인터넷 연결이 끊겨 시험이 전부 날아가기도 했고, 비대면 시험 방식을 악용하여 부정행위를 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이 제가 꿈꾸었던 대학 생활과는 큰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 학기를 보냈고 새내기로서의 첫 학기는 물음표로 시작하여 물음표로 끝이 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가장 억울한 사람이 있다면 20학번 새내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모든 일에 적응하기도 전에 1학기가 끝났고, 대학에서의 첫 방학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방학이 끝나갈 무렵, 2학기도 비대면 학기로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2학기까지 지금처럼 보냈다가는, 정말 내가 원하는 대학 생활은 해 보지도 못하고 별로 배운 것도 없이 끝나버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1학년의 남은 학기를 열심히 보내자는 마음으로 최대한 알차게 비대면 학교생활을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마음가짐이 달라지자 비대면 방식의 장점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수업 내용이 있으면 강의 영상을 이해가 될 때까지 다시 돌려 보며 공부하는 등, 사이버 캠퍼스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보았습니다. 40분짜리 수업을 90분 동안 시청하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 놓치는 부분 없이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시험 기간이 되면 시험 범위 부분 강의를 다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프거나 급한 일이 있을 때는 수업을 잠시 미뤄둘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습니다. 대면 수업이었다면 제시간에 수업을 듣지 못하면 결석 처리가 되겠지만, 비대면 수업은 정해진 기간 안에만 강의를 들으면 되니 개인적 일정에 맞추어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2학기에는 교수님들도 두 번째로 비대면 강의를 하시니 강의의 퀄리티도 점점 높아졌습니다. 영상 중간중간 노래를 넣거나 재밌는 화면을 추가하기도 하시며, 학생들이 더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셨습니다. 학생들도 비대면 방식을 최대한 이용하며 알찬 대학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전공과목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정해진 시간에 각자 줌 화면을 켜서 공부하는 모습을 공유하여 함께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점점 비대면 방식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비대면 학교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지났고, 곧 2학년 생활이 시작됩니다. 저는 2학년 때는 몇 가지 수업은 대면으로 신청하여 가끔 학교에 직접 가서 수업을 들을 예정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큰 계획이 흐트러지면 처음에는 낙담하고 두렵고 억울하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새로 사이버캠퍼스 생활을 하게 될 21학번 친구들은 어떤 마음을 갖고 대학 공부를 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아마 저처럼 어려움도 많이 겪을 것이고, 새내기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 속상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거대한 폭풍우를 만나 인생이 뒤흔들리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아침을 맞이하는 듯한 기분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일상 속에도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날들 또한 하루하루가 축제가 될 수도 있고, 이 기차가 우리를 새로운 목적지에 데려다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어질 우리들의 대학 생활이 꽃을 피울 것인지, 좌절 속에서 슬퍼하기만 하는 동안에 지나갈 것인지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에 달려있을 것 같습니다.

 

모 대학교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 대학생활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20학번에 대한 안타까움이 드러나있다. (출처: 에브리타임)

 

코로나바이러스로 다들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래도 각자 자신의 목표를 잊지 않고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살아간다면, 더 건강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너무 좌절할 필요도, 너무 도망가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살아간다면 그것이 행복이고 젊음인 듯합니다.

하루빨리 모든 상황이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스크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입니다.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자는 마음으로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지나가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비록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오랜 노력 끝에 대학에 오게 된 21학번 친구들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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