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우리나라는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선포했고, 전국 80개 지자체(광역 17개, 기초 63개)도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를 발족하여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자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현재 우리 교회가 있는 지역은 선언을 했을까? 했다면 어떤 약속을 했으며 어떻게 이행해 가고 있을까? 탄소중립을 생각하는 교회라면 이를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그에 걸맞은 일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교회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본문 중)

유미호(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기후위기로 우리의 미래가 불확실해졌다. 기온상승으로 인한 폭염과 기후재난, 빙하 빙설의 감소, 해수면 상승, 다양한 생물종의 멸종뿐 아니라 에너지, 먹거리, 폐기물 등 우리 삶 전반이 뒤흔들리고 있다. 지난 30년 간 가파른 온난화에 침묵해 온 결과로, 많은 과학자들 및 연구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구 회복력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이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

 

시작은 ‘탄소제로 녹색교회 선언’으로!

 

전 세계가 ‘탄소중립’ 계획을 세워 화석연료 등으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된 온실가스는 산림, 습지 등을 통해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을 ‘0’으로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그럼에도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지키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평균 상승치인 1도보다 많은 1.5도나 된다. 온실가스 배출 총량이 세계 7위요, 1인 기준으로는 세계 6위이다. 그런데도 전력 효율과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 다양한 영역에서 총체적 협력이 요청된다. 특별히 전 세계 절반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며 온실가스 배출의 70%를 배출하는 곳이 도시이니, 지방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의 주체로 시민과 함께 실질적으로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선포했고, 전국 80개 지자체(광역 17개, 기초 63개)도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를 발족하여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자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현재 우리 교회가 있는 지역은 선언을 했을까? 했다면 어떤 약속을 했으며 어떻게 이행해 가고 있을까? 탄소중립을 생각하는 교회라면 이를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그에 걸맞은 일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교회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만약, 누구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다음 순서를 따라가 보자. 첫째, 자신이 다니는 교회 내 위치나 모임 인원에 상관없이 우선 ‘탄소제로 녹색교회’를 결심하고 선언하는 것이다. 탄소제로 녹색교회는 멀리 있지 않으며, 특정한 누군가에 의해 선정되는 것도 아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알아채는 교우들이 늘어가면,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게 창조의 빛을 드러내는 녹색교회로 서 나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교회는 잠재적 녹색교회이며, 이를 드러내게 돕는 것이 자기 선언이다. 누구든 모임을 만들고, 비전에 동의하는 이들을 모아 ‘탄소제로 녹색교회’ 선언을 하면 된다는 얘기다. 교회와 사회의 핵심리더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폭넓은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일이 중요한 과제인데, 창조세계의 탄식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계속 소통한다면 그들 역시 기꺼이 함께 걸을 것이다.

둘째 단계는, 교회의 탄소배출량을 산출하고 그 출처를 분석하는 일이다. 전기와 가스 등 건물 에너지, 교통, 물, 음식, 종이 사용량 및 쓰레기 배출량에 대해 단순히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행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지금의 기후위기에 대한 자기 책임을 확인하게 해 주며, 지금껏 지구에 부담을 준 생활방식에 대한 회개와 책임 있는 행동을 하게 돕는다. 스스로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저울 위에 올라선다는 것은, 교회가 줄일 수 있는 배출량이 어느 정도이고, 그를 위해 치러야 할 대가는 얼마이며,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의미이다. 나아가 의미 있는 성과를 위해 자원과 노력을 어디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지, 목표에 이르는 진행 과정을 측정할 척도는 무엇이고 순조로운 진행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 목표지점까지 부단히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단계는, 탄소배출을 줄이거나 멈추기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체계적인 모니터링 작업은 필수다. 그래야 추후 거둔 성과를 평가하고 아쉬운 점을 되짚어 전 과정을 더 나은 실천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전 교회의 지지를 얻는 것이다. 실천에 따른 효과를 공유해 참여를 독려하고 지속적 실천을 이끌 수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 소외되어 있거나 힘겨워하는 이는 없는지 살피고 배려해야 한다.

 

창조세계 복원의 3가지 길: 영성, 교육, 실천

 

그렇다면 ‘탄소제로 녹색교회’ 실천을 지속적으로 이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과정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것은 기후위기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선교적 사명인 창조세계를 회복해 가는 과정이다.

첫째는 ‘영성’의 길이다. ‘성서와 환경’ ‘생태영성’에 대해 공부하면서1), 창조세계의 모든 것 안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고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을 발견하는 훈련을 한다. 그에 기초해 ‘지구를 위한 중보기도’(Chritian Earth Hour) 시간을 갖는다면, 위기를 넘어서게 하는 담대한 행동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생태영성훈련을 통해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을 믿으며 창조의 선물인 자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깊이 감사할 줄 알게 된다면,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내게 될 것이다. 더구나 사순절 등 신앙 절기에 맞춰 ‘경건한 40일 탄소금식’이나 ‘플라스틱 감축 40일’ 등의 생활영성훈련을 한다면2), 창조세계를 돌보는 방식으로 예배하고 교육할 뿐 아니라 선교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둘째, ‘교육’의 길이다. 녹색교회(학교) 교육은 창조의 부르심과 신음하는 동료 피조물을 기억하며,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옛 습관을 버리고 탐욕에서 자유로운 새들처럼 가볍게 살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가난한 이웃이나 동식물을 대신하여 목소리를 내고, 지속가능하고 에너지효율이 높은 생활을 하며, 창조세계와 더불어 정원을 가꾸는 일을 교육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창조세계가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함으로써, 가볍게 먹고 입고 머물며 쓰레기 없는 삶을 살면서 지역사회는 물론 지구의 이웃이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탄소중립은 몇몇 개인의 실천을 넘어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후에라야 이룰 수 있는 일이다. 이를 위해 계속적으로 함께 공부하며 공동체를 단단히 세워가야 할 것이다. 「탄소제로 녹색교회를 위한 ‘환경선교사’ 과정」3)이나 「온라인 그린스쿨」 같은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해 보는 방법도 있다. 또 원으로 둘러앉아(온라인으로도 가능) 「지구돌봄서클」 모임을 반복하면, 좀 더 서로를 신뢰하며 지지하는 공동체로 성장할 것이다.

교육에서는 특히 다음세대가 중요한데, 지금의 위기에 대해 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또한 환경력에 따라 월1회 지구를 기억하는 ‘지구(묵상) 주일’을 지켜 신음하는 피조물 앞에 당당한 하나님의 자녀요 만물의 화해자 되신 예수님의 제자로 자랄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가능하다면 교회학교나 부서(환경부) 차원에서 마을 안 생태환경자원을 발굴하여 ‘숲 지도’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숲(자연) 학교’를 운영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이는 교회가 지역의 유‧청소년을 위해 진행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하나님과 동료 피조물을 연결함으로써, 매주 드리는 예배와 교육, 봉사 활동은 물론, 전기와 가스, 물 사용이나 물건을 구매할 때 다른 선택을 고려하여 공존하는 삶을 살게 해 줄 것이다.

셋째는 ‘실천’의 길이다. 교육을 통해 행동할 신앙공동체가 세워졌다면, 작더라도 실천 프로젝트를 실행해 볼 일이다. 앞서 설명한 선언으로 시작되는 ‘탄소제로 녹색교회’ 프로젝트가 대표적 예이다. 교회가 온실가스 배출량과 배출원을 조사해 ‘온실가스 인벤토리’4)를 구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역사회가 탄소중립을 실질적으로 이뤄가게 하는 것은 기후위기 시대를 사는 교회가 감당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교회도 탄소중립을 하려면,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개인이나 기업, 국가 등의 다양한 활동이나 상품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편집자)을 통해 에너지소비 습관을 점검하고, 모임시 적절한 규모의 공간을 선택함으로써 전자기기 및 단열 등 에너지효율을 높여야 할 것이다. 탄소중립을 실질적으로 이루려면, 태양광을 통한 전기 생산은 필수이고 ‘지구 사랑 탄소 사냥’ 걷기 캠페인을 통해 걷는 만큼 선교비를 매칭하여 ‘환경살림나눔발전소’를 세울 수도 있다.

 

창조의 부르심에 다 함께 응답하기

 

교회 입구에는 자전거 거치대를 두어 세상과 교회를 연결하되, 가까운 버스나 지하철 안내판을 설치하여 대중교통 이용의 활성화를 꾀해도 좋다. 차 없는 주일을 정하여 지키되, 교통수단이 없는 노인 등 교통약자들을 잊어선 안 된다. 교회 안의 쓰레기를 살펴 낭비를 줄이거나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고, 지역주민과 연대하여 물건 공유나 재사용 문화를 확산하고, 재활용 가능 자원을 찾아 직접 그 순환을 돕는 ‘제로웨이스트 샵’(zero waste shop)을 운영할 수도 있다. 교회 정수기나 화장실 등에는 물 절약 및 텀블러 사용이나 손수건 사용을 권장하는 포스터를 붙여 환경의식을 높여도 좋다.

먹는 것은 창조세계를 돌보는 윤리적 식사로 하되, 지역에서 생산된 안전한 먹거리를 공정한 가격으로 구입해서 필요만큼 직접 차려 먹도록 권장하면 좋겠다. 교회숲밭(정원)을 만들어 공동으로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것은, 공동체 내 어려운 이웃에 대한 돌봄을 위해서도 의미가 크다. 필요하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농촌교회 생산물이나 공정무역 제품을 연결해 상생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좋다.

좀 더 힘을 낼 수 있다면, 지구 생태계 복원을 위한 실천 계획을 세워도 좋겠다. 교회 주변의 손상된 지역이 있다면 복원하는 활동을, 아직 손상되지 않은 곳이 있다면 보전 활동이나 토착생물들이 살 수 있도록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일을 계획해볼 수도 있다.

모두가 골고루 풍성한 삶을 누리는 ‘하나님 나라는 우리 안에 있고’(눅 17:21),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롬 8:28) 하셨다.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영성’ ‘교육’ ‘실천’(행동)의 길을 걷는 교회마다 창조세계 안에서 깊이 연결되어 신음하는 피조물을 사랑하게 되길 소망한다. 창조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탄소제로 녹색교회’가 발하는 창조의 빛으로 인해 심히 아파하고 있는 지구가 온전히 회복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1) https://blog.daum.net/ecochrist/900 (온라인 살림아카데미 : 신현태 교수의 「성서와 환경」, 최광선 목사의 「생태영성」 활용)

2) https://blog.naver.com/ecochrist/222200866246

3) https://blog.daum.net/ecochrist/865 (환경부에서 지정한 ‘우수환경교육프로그램’으로 온라인 과정이다)

4)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을 위해 교회 내 온실가스 배출원을 파악한 후 각 배출원별로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작성한 리스트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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