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시앤 (기윤실 사무국장, 청년센터WAY운영위원)
지난 9월 16일과 17일,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 기윤실 유튜브 알람 다들 받으셨었지요? 그 알람은 바로, 위 썸네일에 나와있는 <코로나와 한국교회 – 시즌3, MZ세대가 말하다> 영상이었어요! 시즌1, 2의 엄근진(엄격근엄진지) 토론회 모드에서 벗어나 색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기획해봤답니다.
형식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이번 시즌의 이야기 손님들 – 청소년과 청년들의 이야기 또한 굉장히 새롭고 마음에 오래 남았어요. 그래서 오늘은 두 인터뷰에서 꼭 다시 소개하고 싶은 요점을 정리해봤습니다. 고등학생 청소년들과 2030 청년들은 교회와 신앙에 대해 어떤 고민과 필요를 느끼고 있는지, 또 이들에게 교회는 무엇인지, 같이 한번 볼까요? 🙂
코로나와 한국교회 시즌3
<MZ세대가 말하다> 요점 다시보기!
>> MZ세대가 말하다 – 청소년편 영상보기 (클릭)
💛 하진 “나에게 교회는 익숙하고 편해서 마음을 열 수 있는 <친척>입니다.
코로나 이후에 한번도 보지 못한 중고등부 친구들을 교회에서 만나고 싶어요. 상호작용을 해야 공동체성을 느끼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워요. 휴대폰으로 예배를 보는 것보다 그래도 교회에 가는 것이 하나님에 대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상황이 나아지면 예배에 꼭 갈 것 같아요. 코로나 이후로 교회나 기독교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실망했고, 안 좋은 시선과 표현들도 더 많아지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바람직한 기독교인이기 전에 올바른 시민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스스로 떳떳하기 때문에 교회 다니는 것이 친구들 사이에서 부끄러운 일은 아니예요.
💛 예나 “나에게 교회는 하나님과 나를 이어주는 <다리> 입니다.”
제일 그리운 건 수련회예요. 하나님과 말씀을 깊이 경험할 수 있고 맛있는 것, 재미있는 것들도 많잖아요. 온라인 수련회에 참여한 것도 좋았지만, 이게 오프라인이었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싶었어요. 방역수칙을 어긴 교회들, 도덕적으로 잘못한 목사님들 때문에 기독교가 욕을 많이 먹지만, 원래 기독교는 그런 종교가 아니잖아요. 만약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교회의 잘못된 모습을 보시면 억울해하거나 싫어하기보다 기도를 하셨을 것 같아요. 안타까운 마음은 있지만, 기독교가 더 안 좋은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게 노력하는 사람으로 성장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단 “나에게 교회는 처음 펼칠 때는 어렵지만 교훈과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청소년들이 교회에 나가는 이유 중에 친구들, 선생님들과 만나서 밥을 먹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원래 다니던 교회를 좋아하기도 했기 때문에, 다시 교회에 나가면 예배 뿐만 아니라 언니오빠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좋을 것 같고, 올해 크리스마스 때는 연극이나 여러 행사들로 재밌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교회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의 사정이고 잘못이죠. 저와 청소년 세대가 좀 더 올바르게 방향을 잡고 우리는 그러지 말자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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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호 “나와 교회는 <투수와 포수> 관계입니다.”
코로나 이후 교회에서 시작한 것들이 있는데, 2주에 한번 교인들을 인터뷰해서 주보에 싣고, 사연을 받아서 라디오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교인들의 삶과 신앙의 양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이더라구요. 사회가 변화되면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상성’은 더욱 갖추기 어려워졌는데, 그 때문에 위축된 교인들을 교회마저도 포용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 같아서, 교회가 ‘정상성’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여전히 교회에 기대와 신뢰를 가진 교인과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함께 할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와 청년이 서로 힘을 겨루기 보다 일정 부분은 서로 양보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고, 교회가 청년들이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다면 교회와 청년이 공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자은 “나에게 교회는 <전 애인>입니다.”
길어지는 코로나로 취업을 준비하던 친구들이 알바로 근근이 버티는 시간도 길어지고, 그 과정에서 심리적인 어려움이나 가족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초기 대구에서 코로나가 확산되었을 때 교회의 선행들을 보면서 훈훈했는데, 한편으로는 그 이상으로 교회가 세계적인 위기 앞에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내는 곳이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비대면 상황에서 화면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 돌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 을 교회가 놓치지 말고 챙기고 참여시키는 노력을 해야할 것 같아요. 또 청년들의 탈교회 탈기독교 현상을 그 자체로만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진지한 사유를 통해 새로운 신앙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는 청년들과 그 시간들을 기다려 주시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 혜진 “교회는 <나의 사랑, 나의 고민>입니다.”
교회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을 때 기독교인들이 반대 시위를 하는 기사에 ‘기독교인들은 자아성찰을 못하고, 본인들이 벌인 잘못에 대해 반성할 줄 모른다’ 는 댓글이 공감되고 속상했어요, 교회가 스스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반복해서 강화시킨 것이죠. 세대 갈등으로 인해 청년들이 교회와 멀어지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교회’는 기성의 스테레오 타입들이 옛방식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집단으로 보이는데, 그런 면에서 청년들이 소속되고 싶거나 신앙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수면위로 들어나서 같이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하고, 하나되게 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구하며 함께 노력하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빡세지만 유쾌한’ 청년에게 교회가 감동과 안정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앤과 몬드의 MC 모먼트 💬
담당자로서 이 인터뷰를 기획하고, 질문을 정리하고, 또 당일에 MC도 보고 대화를 나누면서 무척 재미있고 유익했어요. 특히 10대 청소년들을 만난 건 매-우 오랜만이었는데 촬영 내내 제 입가에 언니(이모…?) 미소가 떠나질 않았어요. 저는 18살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주말에는 교회에 하루 종일 있으면서 중고등부 친구들, 청년부 언니오빠들과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고, 연극이나 워십 연습을 했던 그 때 기억이 아득한 듯 선명한 듯 피어오르기도 했고요. 또 청년들과의 대화에서는 거의 99% 공감을 하며 저희 현재 고민, 기윤실 청년센터와 청년운동본부의 할 일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도 되었습니다.
각자 교회에서 이렇게 질문과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비대면이 길어지고, 대면이어도 짧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가 그립고, 또 나의 일상과 고민을 나눌 곳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그리고 ‘교회’라는 두 상황에 대한 청소년과 청년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 기울이고 살피는 한국 교회와 공동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청소년들이 건강한 시민이자 본래의 기독교 신앙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그 다짐, 그리고 하나님과 공동체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지속되고 보호되기를, 청년들이 여전히 교회 그리고 신앙을 붙잡고 그 속에서 변화를 기대하고 대안을 만들어 가려는 노력들이 선한 열매로 맺혀지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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